이민기 “김민희와 케미? 100% 보장합니다”[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3.21 11: 55

이민기는 어쩌면 영화 ‘연애의 온도’(감독 노덕)로 여자들에게 욕을 먹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배우 이민기가 아니라 극 중 이동희로서 말이다. 여자들이 보기에 이동희는 찌질하기도 하고 짜증 나는 남자라 그렇다.
3년간 사귀었던 여자친구 장영(김민희 분)과 헤어진 뒤 소개팅에서 어린데다 예쁘기까지 한 여자를 만나고 술을 먹고 진상을 부린다. 그리고 최악의 것은 헤어진 영에게 비아냥거리며 빌려줬던 노트북을 달라고 하는 거다. 동희는 우리 주변 친구들이 분노하며 얘기했던 남자친구가 한 행동을 고대로 하는 남자였다.
촬영장에서 이민기가 동희를 연기한 후 여자 스태프들에게 ‘동희 같은 남자 없다. 어떠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이 ‘최고’가 아닌 ‘최악’이었고 지나가는 이민기에게 스태프들이 ‘사람이 왜 그러냐고’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그러나 동희가 영에게 그랬던 이유. 아직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들은 남자친구 험담을 하다가도 다시 돌아가서 잘 만나나 보다. 이민기도 동희가 영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잘해주고 하는 건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동희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순수하고 계산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계산적이면 젠틀하게 하겠죠. 그런데 동희는 순수하고 순진하고 순정파라 단순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뒤늦게 후회하고. 그런 면들이 치사하고 유치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죠.”
‘연애의 온도’는 3년 차 비밀연애커플 동희와 영이 헤어진 후에 직장동료로 다시 만나 사랑했을 때보다 더 뜨거워진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로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현실 연애의 모든 것을 다룬다. 연애해본 사람이면 고개가 끄덕여질 거고 솔로라면 연애가 두려워질 수도 있을 만큼 리얼하고 자연스럽다. 이 점이 이민기가 ‘연애의 온도’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어요. 가끔 영화를 볼 때 감정이 강요될 때가 있는데 이 영화는 과장하지 않아서 감정선들을 자연스럽게 잘 따라갈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상황 자체가 리얼해서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한 친구는 저를 보더니 ‘이 썩을 놈아’ 그랬고 또 한 친구는 울었어요. 연애하는 친구들이 울컥하더라고요.”
영화에서 공감하지 않은 부분이 단 한 장면도 없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이민기는 촬영하는 동안 동희로 살았고 마치 연애를 한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도움보다는 경험이 됐어요. 저는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동희와는 달랐어요. 동희보다 신중했고 열정적이지 못했고 감정에 충실하지 못했어요. 동희는 적극적이지만 저는 소극적으로 저를 제어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었죠. 그런 연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연애라는 것이 감정적인 게 바탕이 돼야 한다는 걸 ‘연애의 온도’를 촬영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동희 같은 연애해 보고 싶어요.(웃음)”
멜로연기를 하고 난 후 이런 감정과 생각을 들게 하는 것, 영화의 스토리와 작품에 대한 본인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상대배우와의 호흡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 극 중 이민기와 김민희의 연기궁합은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완벽했다. 이민기도 이 점을 크게 공감하고 있다.
“연기할 때 서로 얘기할 게 없을 만큼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불편한 점이 없었어요. NG도 거의 안 나고 NG가 난 건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었죠. 김민희 씨와 촬영하면서 어느 순간 무언가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있었어요. 아마 김민희 씨도 그런 지점을 느꼈을 거예요.”
사실 이민기는 김민희와는 특별한 인연이다. 바로 팬과 스타 사이. 이민기가 가장 처음 좋아했던 연예인이 김민희였다. 그래서 김민희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만 오래된 연인 연기를 해야 했기에 촬영하는 동안은 3살 연상인 김민희를 누나라고 부르지 않았다.
“누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찍었어요. 촬영 전에 작품을 같이 하는데 오래 만난 연인 사이니까 말 놔도 되겠느냐고 물어보고 괜찮다고 해서 친구처럼 지냈어요. 그리고 3년 차 연인인 만큼 서로 익숙해져야 할 것들이 있어서 자주 만나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술도 마셨죠.”
그의 노력은 그대로 영화에 반영됐고 이민기는 조금의 망설임이나 의심 없이 김민희와의 케미를 자신했다.
“관객들이 이민기와 김민희의 케미를 기대하고 오셔서 영화를 보면 정말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 케미 보장합니다. 그것도 100%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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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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