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오르막을 타고 있는 KIA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28)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딱 한 번의 실수, 보크에 울었다. 이 보크 하나에 소사는 물론 KIA도 같이 울었다.
소사는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3-1로 앞선 7회 2점을 허용하며 승리요건을 날렸다. 6회까지는 전날(2일) 선발 김진우 못지않은 호투를 펼쳤지만 결국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보크가 그 중심에 있었다.
5월까지 기복 심한 피칭을 선보였던 소사는 6월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28로 안정세를 찾았다. 그리고 7월 첫 등판이었던 이 경기에서도 호투를 이어가며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최고 152㎞에 이르는 빠른 공과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의 조합이 일품이었다.

2회 한 차례 위기가 있었다. 선두 이재원의 좌전안타, 한동민의 3루수 앞 내야안타로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희생번트 자세를 취한 다음 타자 김강민에게 초구를 변화구로 던져 번트 파울을 이끌어낸 소사는 이후 김강민의 헛스윙 때 포수 김상훈이 정확한 견제로 2루 주자 이재원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흥이 난 소사는 김강민 정상호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결정구는 역시 슬라이더였다.
3·4회를 무난하게 넘긴 소사는 5회 선두 타자 김강민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1사 후 대타 박진만에게 중전안타성 타구를 맞았으나 유격수 김선빈이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로 박진만을 잡아내 위기의 확산을 면했다. 이후 소사는 정근우를 2루수 땅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6회 선두 조동화에게 이날 경기 첫 볼넷을 허용한 소사는 이어 도루로 2루를 내주며 무사 2루 상황에 처했다. 소사는 최정을 삼진으로, 박정권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조동화의 3루 도루에 이어 이재원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이날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한동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더 이상의 실점은 막았다.
그러나 7회가 문제였다. 3-1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소사는 1사 후 정상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박진만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2루에서 정상호를 잡아냈으나 정근우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실점했다. 이후 조동화에게 볼넷을 내준 소사는 최정 타석 때 폭투로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에 와인드업 자세에서 투구 동작을 이어가지 못하며 보크를 지적받아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왼발이 빠진 상황이라 투구 동작으로 이어가야 했으나 모자를 건드린 탓인지 오른발까지 같이 흔들리며 보크를 범했다. 허무하게 동점을 내주는 순간이었다.
소사는 아쉬운 와중에서도 8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처리하고 자신의 임무는 다했다. 그러나 맥이 빠진 KIA는 8,9회 공격에서 점수를 얻지 못했고 결국 9회 조동화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경기에서 졌다. 소사, 그리고 KIA의 승리 가능성을 날린 통한의 보크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