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생활고' 일까?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마크호텔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어 보호관찰선수 심사 등의 안건을 심의, 승부조작 영구제명 징계선수 중 일부 선수의 징계 경감이 결정됐다.
연맹은 최성국을 비롯해 영구제명 및 보호관찰과 봉사활동(300~500시간) 이행의 징계를 받은 선수 가운데 보호관찰 기간 동안 봉사활동을 50% 이상 성실히 이행하고 개전의 정이 뚜렷한 선수들의 보호관찰 기간을 절반 이상 경감하기로 했다.

이번 이사회의 보호관찰기간 경감 대상은 최성국, 박정혜, 어경준, 박병규, 성경일, 윤여산, 김인호, 안성민, 이상덕, 김바우, 이상홍, 김형호, 박지용, 황지윤, 백승민, 권집, 장남석, 염동균이며 영구자격박탈 대상이었던 이훈, 김수연, 김범수, 이중원, 이명철이 보호관찰 대상으로 변경됐다. 또한 승부조작 무혐의 판결에 따른 징계 조정으로 김지혁, 박상철, 임인성, 주광윤이 영구자격박탈에서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받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보호관찰 대상자였던 선수들에게 일정 기간의 봉사활동을 할 경우 사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바 있다. 최성국을 비롯한 18명의 보호관찰기간 경감 대상자가 선수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연맹이 사면 결정을 한다고 해서 선수들의 복귀가 즉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상위기관인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내려진 최성국 등에 대한 자격 박탈 조치를 풀어야 한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이 7월 안에 나지 않을 경우에는 7월 31일까지인 K리그 선수 등록 마감을 지킬 수 없다.
기본적으로 상급단체에서 허가하지 않은 문제를 하급 단체에서 공론화 시킬 수 없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결국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미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징계경감에 대한 변명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승부조작을 통해 스스로 선수생활에 마감을 한 상황에서 '생활고'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의 근간을 흔들었던 선수들의 '생활고'를 걱정한다면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부상을 당하거나 체력 혹은 실력이 떨어져 축구를 그만둔 선수들의 '생활고'를 먼저 걱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최소한 승부조작은 하지 않았고 혹시 했더라도 적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최성국의 생활이 언론에 노출됐다. 그러나 최성국은 죄인이었다. 2년간 고생하며 반성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 축구계의 뿌리를 뽑아버릴 만한 일을 한 선수다. 잘 알려진 최성국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승부조작은 뿌리 뽑아야 할 문제다. 승부조작으로 인해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다시 돌아온다면 프로스포츠의 근간인 팬들의 믿음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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