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불의 여신’, 버릴 사람 없는 5각 러브라인 ‘어쩌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7.17 09: 58

이거 꼬여도 너무 꼬였다.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무려 5각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누구 하나 버리고 갈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들의 정리 자체가 불가능한 러브라인은 아직 초반인데도 설레고 슬프다.
‘불의 여신 정이’는 16세기말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과학과 예술의 결합체인 조선시대 도자기 제작소 분원을 배경으로 사기장 유정(문근영 분)의 치열했던 예술혼과 사랑을 담는 드라마. 때문에 유정의 사랑 이야기도 이 드라마의 큰 축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불의 여신 정이’ 6회는 정이의 주변 인물들 5명의 얽히고설킨 불 같은 사랑이 시작될 밑밥을 깔아놓기 시작했다. 일단 정이를 사랑하는 인물은 2명. 광해(이상윤 분)는 정이가 어린 시절 죽었다고 오해, 정이와 추억이 깃든 숲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이를 뒤에서 묵묵히 바라보는 김태도(김범 분)의 사랑 역시 세월이 흘렀어도 진득하다.

여기에 태도를 짝사랑하는 정이의 벗 심화령(서현진 분)과 화령에게 한눈에 반한 이육도(박건형 분)까지 그야말로 꼬이고 꼬였다. 더욱이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인물들이 모두 매력적이거나 동정심을 유발하는 인물이라는 점이 시청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첫 등장부터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문근영. 그는 ‘사극퀸’이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애절한 눈빛 연기와 귀여운 매력을 오고가며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다.
정이를 사랑하는 광해와 태도는 또 어떤가. 광해 역의 이상윤은 아버지 선조(정보석 분)의 카리스마에 당당히 맞섰다가도 권력 투쟁 속에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슬픈 눈빛으로 동정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상윤은 광해의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을 오가는 연기로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짝사랑의 아픔을 겪고 있는 태도 역의 김범은 6회에서 정이를 그리워하면서도 화령이 험한 상단일로 힘들어하자 묵묵히 곁을 지키는 가슴 따뜻한 연기를 펼쳤다. 한마디 한마디 진중한 태도를 연기하는 김범은 이 드라마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태도와 마찬가지로 일방적인 사랑을 하는 화령은 정이와 연적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민폐를 끼치는 인물이 아니다. 정이의 천재적인 기질을 알게 된 후 자기 빚는 일 대신에 스스로 상단 일을 배우고 하늘하늘한 외모와 달리 놀라운 강단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까지 슬픈 짝사랑을 하고 있지만 못된 계략을 펼치는 일도 없을 뿐더러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과는 살짝 거리가 먼 현대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이를 연기하는 서현진은 단아한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6회에서 육도가 화령에게 한눈에 반하면서 러브라인은 더욱 복잡해졌다. 분원을 이끌어가고 향후 정이와 대립각을 세울 육도가 화령과 얽히게 되면서 드라마의 갈등은 심화될 조짐이다. 육도 역의 박건형은 크지 않은 분량에도 꼬이고 꼬인 러브라인과 갈등의 한축을 담당하며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이처럼 버릴 사람 없는 5각 러브라인은 ‘불의 여신 정이’를 점점 흥미롭게 하고 있다. 아직 초반인데도 이토록 설레고 가슴이 미어터지니 애정관계가 심화되는 중반부터는 어떻게 봐야할지 걱정이라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누구 하나 응원하기에는 가슴이 아픈 사랑이 앞으로 이 드라마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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