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 전반기 기록 잔치도 '풍성'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7.18 07: 21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개막 당시 올 시즌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다. 국내최고 좌완투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우승을 목표로 했던 2013 WBC 대표팀은 허탈하게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프로야구의 인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선수들은 개막전부터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를 펼치며 올 시즌 치열한 순위싸움을 예고했다.
3월 30일 문학, 사직, 광주, 대구 4개 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8개팀(NC 제외) 선수들은 총 54득점을 기록하는 화끈한 타격전을 펼치며 개막전 최다득점 (종전 2001년 52득점) 신기록을 수립했다. 대구에서 두산 오재원과 김현수가, 문학에서는 LG 정성훈이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이날 총 3개의 만루홈런이 나왔다. 하루 3개의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통산 4번째로 2001년 6월 23일 이후 12년만이었다.

이날 데뷔 첫 타석에 대타로 나와 홈런을 터뜨린 SK 조성우는 역대 4번째 데뷔 첫 타석 대타 홈런이자 역대 5번째 개막전 대타 홈런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LG 유원상은 이 날 공 1개를 던지고 승리투수가 되어 2009년 롯데 이정민 이후 2번째로 개막전 최소투구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을 얻었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역대 2번째로 한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2개나 허용하는 등 진기한 기록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2013 시즌 올스타전 팬 인기투표에서 신설된 구원투수 부문의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최다득표 올스타로 선정된 사실이 반영하듯 불펜투수들도 선발투수들 못지 않게 가치를 인정받고 주목 받는 시대가 됐다. 2013 시즌 전반기 마운드도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삼성 오승환은 역대 최초로 250세이브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오승환은 최소경기 100세이브(180경기), 최연소.최소경기 150세이브(26세 9개월 20일, 254경기)의 기록을 세운데 이어 2011년에는 334경기만에 200세이브를 기록해 한.미.일 통틀어 최소경기 200세이브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 김용수(전 LG)가 가지고 있던 최다세이브 기록인 227세이브를 훌쩍 넘어섰던 오승환은 4월 7일 대구 NC전서 1 1/3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삼성의 4-2 승리를 지켜내 250세이브째를 올렸다.
오승환과 동갑내기인 넥센 마무리 손승락도 이에 뒤질세라 세이브 기록 작성에 동참했다. 손승락은 4월 30일 대구 삼성전서 시즌 11번째 등판한 경기만에 10세이브를 선점, 삼성 오승환(2006년, 2011년)과 전 두산 프록터(2012년)가 12경기만에 달성했던 역대 최소경기 10세이브 달성 기록을 한 경기 단축했다.
이 날 추가한 시즌 10번째 세이브로 손승락은 역대 11번째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한 투수가 됐다. 또한 손승락은 7월 9일 목동에서 열린 롯데 전에서 8회 1사 1,2루에서 등판, 1 2/3이닝을 막아내며 역대 14번째 100세이브 달성의 주인공이 됐다. 넥센이 100세이브 달성 투수를 배출한 것은 손승락이 처음이다.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마무리 투수가 공을 무사히 전해 받기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셋업맨들의 분투 역시 2013 전반기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LG 최고참 투수인 류택현은 7월 16일 사직 롯데와의 경기에서 시즌 12번째 홀드를 추가, 군복무중인 SK 정우람을 제치고 118홀드로 최다홀드 신기록을 작성했다. 류택현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고 2007년 최다홀드 타이틀을 거머쥔데 이어 2009년에는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100홀드를 달성했던 검증된 중간계투 투수다. 2010년 부상으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났었지만 재활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복귀해 소속팀 LG의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LG 이상열은 6월 5일 잠실 두산 전에서 역대 5번째로 700경기에 출장했다. 1996년 한화에서 데뷔한 이래 현 소속구단인 LG까지 5개 팀을 거치며 중간계투 투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지난 15 시즌 중까지 7시즌을 50 경기 이상 출장한 이상열은 2010년부터 지난 해까지 3년 연속 70경기 이상을 출장했다. 이는 팀 선배 류택현과 두산 이혜천, 두 선수만이 2002년에서 2004년까지 달성했던 대기록이다.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하는 노장들에게 뒤질세라 타석에서는 베테랑 야수들이 녹슬지 않은 스윙으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지난해 성공적인 한국무대 복귀 전을 치르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던 이승엽은 마침내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통산 345홈런으로 시작한 이승엽은 6월 14일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만루홈런으로 시즌 5번째 홈런을 기록, 양준혁(전 삼성)에 이어 2번째로 350홈런의 고지에 올랐다. 1,320 경기, 36세 11개월 27일의 나이로 기록한 홈런으로 역대 최소경기, 최연소 350홈런이다.
다음 날 다시 마산에서 NC 투수 이재학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양준혁의 최다홈런(351홈런)과 타이를 이룬 이승엽은 6월 20일 문학 SK전에서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3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SK 투수 윤희상과 만난 이승엽은 5구째를 통타, 좌중간 담장 너머로 공을 보내며 마침내 통산 최다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승엽은 7월 17일 현재 통산 354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승엽은 홈런 기록 외에도 1,334경기 만에 1,000득점을 기록, 이종범(전 KIA)이 가지고 있던 1,439경기만의 1,000득점 기록을 105경기나 단축하며 역대 최소경기 1,000득점 달성의 타이틀을 가져왔다. 또한 이승엽은 1,000득점 달성 당시 1,082 타점을 기록하고 있어 1,000득점 달성과 동시에 역대 6번째로 1,000타점-1,000득점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LG가 11년만의 가을잔치를 꿈꿀 수 있는 밑바탕에는 ‘캡틴’ 이병규에 대한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LG 주장 이병규는 7월 5일 넥센 전에서 1회초 단타, 3회초 홈런, 5회초 2루타를 기록한데 이어 7회초 3루타까지 터뜨리며 역대 15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이병규의 나이는 38세 8개월 10일로 양준혁이 2003년에 기록할 당시의 나이인 33세 10개월 19일을 넘어섰다.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로 인정받은 이병규의 기록은 시즌 첫 번째이자 2009년 4월 11일 잠실 LG전에서 두산 이종욱이 기록한 이후 4년만에 나온 기록이다.
이병규의 진가는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에서 10연타석 안타 신기록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7월 3일 잠실 한화 전에서 기록한 2루타를 시작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던 5일은 단타, 홈런, 2루타, 3루타를 차례로 기록한 데 이어 9일 잠실 NC전에서는 4타석 모두 단타를 기록했다.
마침내 7월 10일 잠실 NC전에서 2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병규는 NC 투수 손민한의 초구를 받아 쳐 우전안타를 기록하며 무려 10타석 연속안타라는 대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종전 최다연타석 안타 신기록은 2004년 당시 SK 소속이던 김민재가 기록했던 9연타석이 최다였다.
NC 4번타자 이호준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세월을 거스르고 있다. 신생팀 NC에서 최고참 타자로서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이호준은 5월 22일 문학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3회초 SK 투수 채병용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역대 11번째 250홈런과 14번째 9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현역 선수 중 통산 2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이호준을 포함 이승엽(삼성), 박경완(SK), 송지만(넥센), 김동주(두산) 등 5명에 불과하다. 이호준은 올 시즌 7월 17일 현재 홈런 공동 8위(10개)와 타점 공동2위(57점)에 자리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누상에서 빠른 발로 투수를 괴롭히는 대도들의 꾸준함도 여전했다. KIA 김주찬은 7월 6일 광주 롯데전에서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전준호와 정수근(전 롯데)에 이어 역대 3번째로 8년 연속 20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어 7월 10일, 두산 이종욱은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도루 한 개를 추가하며 나흘 차로 역대 4 번째 8년 연속 20도루 달성자가 됐다.
두산 정수빈은 5월 19일 대전 한화 전에서 내야안타 4개를 기록해 한 경기 최다 내야안타 기록을 작성했다. 한 경기 내야안타 3개 기록은 프로원년인 1982년 삼미 장정기가 기록한 이래 총 26번이 더 있었다.
팀 및 개인 기록에서는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타고투저인 현 상황을 보여주는 기록들이 많이 나왔다. 5월 8일 문학에서 벌어진 두산 대 SK 전에서 SK는 5회초까지 11대 1로 10점차 뒤지던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으며 13대 12로 승리하였다. 10점차 역전승은 역대 최다 점수차 역전승으로 종전기록은 2003년 현대와 2009년 한화가 각각 KIA와 히어로즈를 상대로 일궈냈던 9점차 역전승이었다.
그런가 하면 KIA는 6월 16일 광주 SK 전에서 7회초 무려 6번의 투수교체를 단행하며 6명의 투수를 투입, 승리를 향한 강한 집념을 보이며 결국 9 대 7로 2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한 이닝에 투수를 6번 교체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넥센 강윤구는 6월 6일 목동 경기에서 5회초 삼성 타선을 상대로 무려 6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97년 이강철(전 해태)과 2001년 김영수(전 롯데)가 세웠던 한 이닝 최다 사사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바티스타는 4월 4일 대전 KIA전에서 1회에만 몸에 맞는 공 3개를 기록하며 역대 16번째 한 이닝 최다 사구 허용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넥센 김병현은 5월 11일과 6월 25일 목동에서 열린 SK전에서 급격한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각 경기에서 한 이닝 3개씩의 몸에 맞는 공을 허용, 두 차례나 한 이닝 최다 사구 허용 타이 기록을 작성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화 김태균은 4월 28일 문학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2회 연장전을 치르며 7타석에 등장, 고의사구 하나를 포함하여 6개의 볼넷을 얻어 작년 SK 이호준이 세웠던 한 경기 최다 볼넷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넥센 이성열은 5월 15일 목동 한화 전에서 8회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타자 일순해 다시 돌아온 타석에서 또 다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1988년 태평양 김동기 이래 역대 2번째로 한 이닝에 2개의 사구를 맞은 선수가 되었다.
삼성은 6월 7일과 8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채태인과 박한이의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승리하면서, 2003년 6월 20일과 21일 수원에서 한화를 상대로 이틀 연속 끝내기홈런을 때려냈던 현대에 이어 2번째로 동일팀 상대 2경기 연속 끝내기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이틀 연속 끝내기홈런을 허용했던 두산의 투수는 홍상삼으로 한 투수가 동일팀을 상대로 2경기 연속 끝내기홈런을 허용한 것은 역대 최초였다.
경기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다양한 작전을 선보이며 팀 최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넥센은 7월 5일 목동 LG전에서 8회말 2사 만루, 9 대 9의 동점 상황에서 기습적인 삼중도루를 감행, 94년 쌍방울 이후 한 팀도 이루지 못했던 삼중도루를 역대 5번째로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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