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레이스, 포수에 달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23 06: 16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투수의 공을 받는 포수들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기본적인 볼 배합은 물론 전체 수비의 중심축 임무까지 부여받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포수진의 활약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9개 팀 중 6개 팀이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2013년 프로야구다. 그만큼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도 치열해졌다. 각 팀마다 후반기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포수진 정비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나 든든한 안방마님이 홈을 지키고 있느냐에 따라 투수력도 덩달아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 최근 경향을 보면 포수들의 활약은 포스트시즌 진출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희비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곤 했다. 좋은 포수가 있는 팀은 웃었고 그 반대의 경우는 어김없이 울었다. 2007년 이후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박경완이라는 절대적인 존재가 있었고 최근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은 누구보다 삼성 투수들을 잘 아는 진갑용의 카리스마가 있었다. 롯데도 강민호라는 부동의 안방마님이 큰 몫을 했다.

지난해 4강에 진출한 네 팀(삼성·SK·롯데·두산)도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거나 포수진의 자원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네 팀(KIA·넥센·LG·한화)는 확실한 주전 선수조차 보유하지 못한 채 애를 먹어야 했다. 실제 네 팀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수진 정비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 전반기 성적표를 보면 이런 흐름이 유사하게 드러난다. 삼성은 진갑용 이지영이라는 두 명의 포수가 마스크를 나눠 쓰며 투수들을 리드하고 있다. 각자 장·단점이 있는 선수들이라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다. LG의 상승세에는 현재윤의 가세로 인한 포수진의 양질 개선이 하나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넥센도 허도환 외에 박동원이 가세했고 두산도 양의지 최재훈이 각자의 위치에서 비교적 좋은 활약을 펼쳤다.
반대로 포수들이 부진한 팀들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포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올 시즌 벌써 6명의 포수(정범모 이준수 박노민 한승택 최승환 엄태용)를 썼다. 아직도 확고부동한 주전 포수가 없다. NC도 전반적인 포수들의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고 SK는 주전포수 조인성의 부진과 박경완의 부상 이탈로 포수 왕국의 명성이 상당 부분 흠집 난 상태다.
롯데 또한 주전 포수 강민호가 공·수 양면에서의 부담 탓에 올 시즌 자신의 이름값과는 걸맞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KIA의 경우도 포수들이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차일목의 도루 저지율은 1할6푼9리, 김상훈의 도루 저지율은 1할6푼2리로 주자들을 묶어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팀들의 포수진 정비가 앞으로의 레이스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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