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두 번째 시험 무대에서도 골가뭄에 시달렸다. 4가지 이유가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24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 2차전서 중국과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홍명보호는 앞서 호주와 첫 경기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중국과도 0-0으로 비겼지만 호주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호주전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 퍼레이드에 막혀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면 중국전은 찬스를 만드는 과정과 마무리 자체가 아쉬웠다. 크게 4가지 이유가 있다.

▲ 9명 바뀌니 조직력↓
호주전과 비교해 무려 9명의 선발 라인업이 바뀌었다. 붙박이 수문장 정성룡과 윤일록을 제외하고는 호주전서 선발로 나섰던 11명 중 9명이 중국전서 새 얼굴들로 채워졌다.
호주와 0-0으로 비기고도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짜임새 있는 내용 덕이었다. 근래 보기 드물었던 찬스메이킹이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웠다. 하지만 중국전서는 달랐다. 호흡이 맞지 않다 보니 공격 전개 시 흐름이 쉽게 끊어졌다. 호주전과 비교해 답답해 보였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홍 감독도 "새로운 선수들이 나와 조직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 중국>>호주
호주(40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중국(100위)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동아시안컵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이번 대회는 FIFA 주관 대회가 아니라 해외파를 불러들일 수 없다. 호주는 주축 해외파들이 모두 빠진 채 자국에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반면 중국은 슈퍼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A대표팀 기둥들이 모두 합류했다. 정즈, 두웨이, 황보원, 가오린 등 이름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더욱이 호주 A리그는 시즌이 끝난지 3개월이나 지났다. 한국과 맞붙었던 호주 선수들이 후반 들어 급격히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중국 슈퍼리그는 한창 시즌 중이라 한국 선수들과 다를 바 없는 컨디션을 뽐냈다.
또 중국은 스코틀랜드 셀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찰튼 등에서 뛰었던 베테랑 미드필더 정즈를 중앙 수비수로 내리며 191cm의 장신 수비수 두웨이와 탄탄한 뒷마당을 형성했다. 때문에 홍명보호의 무딘 창끝으론 중국의 성벽을 뚫어내기 여간 어려웠을 터. 홍 감독은 "중국은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다.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었다"면서 상대 경기력에 엄지를 들어올렸을 정도.
▲ 킬패스 부재
결정적이고, 공격적인 패스가 없었다. 홍명보호는 호주전서 윤일록 이승기 고요한 하대성 이명주를 내세운 데 반해 중국전서는 염기훈 윤일록 조영철 박종우 한국영을 선발 출격시켰다. 결과적으로 호주전 라인업에 비해 중국전에 나선 미드필드진은 창의적이지 못했고, 과감하지도 못했다. 결국 이것이 결정적 찬스 부재의 원인이 됐다. 홍 감독도 "특히 미드필드에서 공격적인 패스가 늦어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라며 골가뭄의 원인을 지적했다.

▲ 박주영만한 공격수 없나
호주전서 김동섭을 선봉에 내세웠던 홍명보호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김신욱 대신 서동현을 중국전 깜짝 선발 카드로 뽑았다. 그리고 이 카드는 실패작으로 끝났다. 결과론적이지만 서동현은 이날 홍 감독이 원하는 최전방 공격수 역을 해내지 못했다.
홍 감독이 이상적으로 그린 원톱 공격수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착실히 가담하고, 동료와 연계 플레이에 능하며, 결정력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서동현은 앞서 나열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 연계 플레이는 서툴렀고, 수비 가담도 미흡했다. 가장 결정적인 건 몇 차례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계 플레이와 결정력을 두루 갖춘 박주영(28)이 절실히 떠오른 이유다. 과거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런던 올림픽에서 눈물과 기쁨의 동메달을 함께 목에 걸었던 홍명보 감독이라 '애제자' 박주영의 한방이 더욱 그리웠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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