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포수난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거의 모든 팀들의 공통된 고민은 바로 포수다. 여러 감독들이 포수 문제로 고민을 늘어놓는다. 리그 전체적으로 수준급 포수들이 나오지 않으며 포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수들의 실수와 어설픈 플레이도 올해 자주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단적으로 지난 주말 마지막 경기였던 28일만 봐도 알 수 있다. LG 포수 윤요섭과 삼성 포수 이지영이 번트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1루 악송구를 범하며 실점의 빌미가 된 실책을 저질렀다. LG와 삼성 모두 이 실책으로 패했다.

올해 프로야구 357경기에서 나온 포수 실책은 66개로 경기당 평균 0.18개다. 지난해에는 532경기에서 실책이 83개로 경기당 평균 0.11개였는데 올해는 이보다 눈에 띄게 늘어 난 수치다. 포수들의 불안한 송구 실책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기록이다.
도루저지율도 마찬가지다. 올해 프로야구 전체 포수들의 도루저지율은 2할6푼2리로 지난해 2할7푼7리보다 1푼5리나 하락했다. 경기당 평균 도루는 1.87개에서 2.08개로 증가했다. 주자들의 도루 시도 수도 2.59회에서 2.82회로 늘었는데 그만큼 포수들의 어깨나 송구 능력이 주자들에게 위협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포수의 가장 큰 기본이 되는 포구도 기록상으로 나빠졌다. 올해 357경기에서 포수 패스트볼이 50개나 나왔는데 지난해에는 532경기에서 60개였다. 경기당 평균 패스트볼이 0.11개에서 0.14개로 증가했다. 투수들의 경기당 폭투가 지난해 0.86개에서 올해 0.97개로 많아진 것도 결코 포수들의 포구 능력과 무관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좋은 포수들을 배출한 두산만이 양의지·최재훈이라는 수준급 포수들을 2명이나 보유하고 있을 뿐 거의 모든 팀이 포수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위 삼성 역시 베테랑 진갑용이 있지만 그의 뒤를 이을 이지영의 더딘 성장세로 고민이 커졌다. 2위 LG도 현재윤의 부상 이후 윤요섭 등이 나서고 있으나 점점 공백이 커져가고 있다. 3위 넥센도 허도환이 주전으로 있으나 상대팀에 비해 확실하게 비교 우위를 점할 수준은 아니다.
롯데도 강민호가 있지만 예년보다 성적이 좋지 못하다. 올 시즌 마치면 FA가 되는 강민호이기 때문에 롯데도 포수 문제를 안심할 수 없다. KIA도 김상훈·차일목이 번갈아 마스크를 쓰지만 언제나 안방이 안정돼 있지 못하다. SK도 조인성·정상호가 예년 만큼 견고하지 않다. NC도 김태군·이태원 체제로 버티고 있으나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다. 최하위 한화는 올 시즌에만 무려 6명의 포수를 썼지만 아직도 확실한 주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진갑용·조인성·김상훈·현재윤 등 30대 베테랑 포수들이 여전히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에서 나타나듯 포수 포지션만이 유독 세대교체가 안 이뤄지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강민호와 양의지만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그만큼 수준급 포수 한 명 키우고 만들기가 어렵다. 블로킹, 미트질, 송구, 투수리드 등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탓이다.
모 구단 배터리코치는 "포수는 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는 포지션이다.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닌데 유독 포수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까다롭다.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갖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성적이 필요한 팀들은 마냥 어린 포수들의 성장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 시간이 더 지날수록 프로야구의 포수난은 심각한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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