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그래서 타율 3할이 안 되는거다. 좀 참아야지."
롯데와 SK의 경기를 앞둔 지난 27일 사직구장. 경기 전 롯데 김시진 감독이 라커룸으로 돌아가려던 황재균을 불러 세웠다. 김 감독은 "타율 기껏 힘들게 올려놨지만 떨어지는 건 금방"이라며 가볍게 질책했다. 그러면서 "3할 치려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치고 싶다고 자꾸 휘두르면 3할 타율 못 한다"고 덧붙였다.
황재균은 올해 롯데에서 타순 변화가 가장 심했던 선수다. 1번타자로 가장 많이 출전한 가운데 2,5,6,7,8 등 6개의 타순을 돌아가면서 출전했다. 후반기 들어서는 5번 타자로 나서면서 한화와의 첫 2경기는 활약했지만 이후 SK 3연전은 1안타에 그치고 있다.

생애 첫 규정타석 3할 타율도 잡힐 듯 하면 자꾸 도망간다. 현재 황재균의 성적은 타율 2할7푼7리 5홈런 34타점 41득점. 한창 타격 컨디션이 좋을 때는 3할 타율에 거의 근접했지만 최근 4경기에서 1안타에 그치면서 다시 타율이 2할7푼대로 떨어졌다.
급기야 해설을 위해 사직구장을 찾은 SBS 양준혁 해설위원이 황재균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해 줬다. 황재균이 "선배님 답답합니다"라며 양 위원을 찾자 그는 "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재균은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는 선수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이 들어오면 마음껏 스윙을 한다. 때문에 볼넷은 적은 편이다. 황재균은 80경기에서 31개의 볼넷을 얻었는데, 팀에서 70경기 이상 출전한 5명의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볼넷이 적다.
선구안은 나쁘지 않지만, 타석에서의 적극성 때문에 볼넷을 적게 얻고 있는 황재균이다. 문제는 이러한 타자들이 타율 유지에는 애를 먹는다점 점이다. 볼넷이 적기 때문에 타석 대비 타수가 많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타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타격 컨디션이 좋을 때는 많은 안타로 타율이 금방 올라가지만, 타자는 1년 내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없다.
양 위원은 황재균에게 "타석에 섰을 때는 뒷다리(우타자 기준 오른쪽 다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공을 봐야 한다"면서 "타격감이 안 좋으면 볼넷을 골라서라도 나가야 한다. 컨디션이 좋으면 계속 안타 치지만 안 그럴 때를 생각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황재균은 "3타수 1안타 1볼넷 하고 오겠다"고 양 위원에게 약속했다.
황재균은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27일 결승 2루타를 쳤지만 다시 28일에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황재균의 역대 최고타율은 2011년 올린 2할8푼9리(398타수 115안타), 신인인 2007년에는 타율 3할(160타수 48안타)을 채웠지만 규정타석 미달이었다. 이제 정규시즌이 48경기 남은 시점에서 황재균이 3할 타율을 맞출 수 있을지도 올 시즌 롯데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