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신중함, '호황일 때 불황 대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05 06: 45

두산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몇몇 악재에도 불구하고 좋은 흐름을 만들어나가며 4강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중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지금은 호황이지만 불황일 때를 대비해 미리미리 전략을 세워놓는다는 각오다.
시즌 전 우승후보 중 하나로도 손꼽혔던 두산은 부침이 심했던 전반기를 보냈다. 초반에는 순항했다. 4월 28일까지 두산은 13승6패1무(승률 0.684)의 고공 비행으로 리그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초반 벌어놨던 승률을 점차 까먹으면서 위기론이 불거졌다. 5월 말 5할 승률까지 추락한 두산은 6월 8일부터 7월 11일까지 한 달 넘게 6위에 처져 있기도 했다.
그러나 예비 전력들이 힘을 냈고 주축 선수들도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다시 승률을 끌어올렸다. 5일 현재 두산은 47승38패2무(.553)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월 16일 4위 자리를 탈환한 이후 3위권과의 승차는 좁혀가고 있는 반면 5위권과는 격차를 벌리고 있다. 3위 넥센과의 승차는 이제 반 경기. 현재 흐름을 감안하면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세 번 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안정감이 생기고 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 공백을 극복한 것이라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화끈한 방망이가 마운드의 잠재적 불안요소를 가리는 모습이다. 후반기 12경기 중 두산이 5점을 뽑지 못한 경기는 딱 한 경기에 불과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도 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니퍼트가 빠지면서 걱정을 했는데 잘한 것은 사실”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니퍼트가 돌아오면 좀 더 수월한 선발 로테이션 구축이 가능하다. 게다가 워낙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더위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내친 김에 일찌감치 4강을 확정지을 수 있도록 목표를 올려보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신중한 자세다. 항상 좋을 수는 없는 만큼 나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지론이다.
김 감독은 최근 팀의 상승세에 대해 “우리가 4강에 든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고비가 올 것이라 확신했다. 최근 팀을 지탱하고 있는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1~2차례 슬럼프가 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 마운드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의 페이스 저하도 배제할 수 없다. 김 감독은 “기회와 고비는 항상 같이 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중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추후 레이스를 바라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미 니퍼트를 무리해서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4강 싸움에 1승이 급한 상황이지만 막판 스퍼트를 위해 아껴두는 것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타자들도 돌아가며 휴식을 줄 계획이다. 실제 4일 SK전에서도 이종욱 오재원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예비전력 확충에도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주축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이를 대신해 줄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대신할 선수들이 조금은 부진하다”고 고민을 드러냈지만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이 이야기가 있은 직후, 4일 경기에서는 손시헌 임재철이라는 베테랑 선수들이 선발로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대비가 잘 될 수록 두산의 불황은 짧아질 수 있다. 그만큼 가을야구의 희망도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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