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1500승, 최고 투수들과 함께 한 여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05 06: 43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난 덕분이다".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프로야구 최초로 감독 1500승 대기록을 세웠다. 23시즌 동안 2761경기에서 쌓은 대기록이다. 하지만 김응룡 감독은 "누구나 감독을 오래 하면 세울 수 있는 기록"이라며 "운이 좋았을 뿐이다.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난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렇다면 김응룡 감독이 1500승을 거두는 데 있어 누가 가장 많이 승리투수가 됏을까. 김 감독에게 물어보니 "뭐 누구나 아는 것 아닌가. 선동렬 아니면 이강철이겠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선동렬 KIA 감독과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는 과거 해태 시절 김 감독과 함께 10년 넘게 했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선동렬은 통산 11시즌 146승을 모두 김응룡 감독 밑에서 올렸다. 146승은 통산 4위 기록. 1986년 24승, 1989년 21승, 1990년 22승으로 20승 시즌을 3번이나 보냈다. 통산 평균자책점 1.20으로 만화에서나 볼 법하다. 김응룡 감독에게 선동렬이라는 국보급 투수는 전가의 보도이자 축복과도 같았다. 
선동렬 다음으로 '특급 잠수함' 이강철이 최다승 2위에 올랐다. 이강철은 해태 시절 11년간 김응룡 감독 밑에서 132승을 올렸고, 김 감독이 삼성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1년에도 1승을 더하며 총 133승을 올렸다. 통산 152승 중 133승이 김 감독 밑에서 거둔 것이다. 특히 1989년 프로 데뷔와 동시에 1998년까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3위는 조계현 LG 수석코치다. 조계현은 통산 126승으로 이 부문 6위에 올라있는데 해태에서 김응룡 감독 아래 1989년부터 1997년까지 9년간 108승을 쓸어담았다. 특히 1993~1994년에는 17승·18승으로 2년 연속 다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뒤이어 4위로는 김정수 KIA 투수코치다. 통산 92승 중 88승을 김응룡 감독과 함께 했다. 1986년부터 1999년까지 14년을 김 감독 밑에서 뛰었다. '가을 까치'라는 별명대로 한국시리즈에 유독 강한 면모보였는데 페넌트레이스에서도 꾸준히 승수를 쌓았다. 
5위는 현재 김 감독의 한화에서 지도자로 첫 발을 떼고 있는 이대진 투수코치. 통산 100승을 올린 이대진은 1993년 데뷔해 2000년까지 김응룡 감독 밑에서 84승을 기록했다. 데뷔 첫 해부터 10승을 올리는 등 5시즌이나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맹활약했다. 
6위는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한국에서 통산 104승을 기록했는데 김 감독 밑에서만 75승을 올렸다. 1995~1998년 해태에서 김 감독과 함께 하며 마무리로 29승을 올린 임창용은 1999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김 감독도 2001년부터 삼성 지휘봉을 잡으며 그 인연이 계속됐고, 2004년까지 46승을 추가했다. 2001~2003년 선발로 44승을 수확했다. 
이외에도 문희수(59승)-이상윤(58승)-신동수(52승)-송유석(51승) 해태 시절 투수들이 김응룡 감독 최다승 랭킹 10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뛰고 있는 현역 투수 중에서는 배영수가 2001~2004년 삼성에서 김 감독 아래 49승을 올린 게 최다 기록이다. 외국인 투수로는 2002~2003년 삼성에서 활약한 나르시소 엘비라가 총 14승을 올린 게 최다. 현역 시절 강타자로 명성을 떨친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도 투수를 겸하며 김응룡 감독에게 5승을 보탰다. 
김응룡 감독은 "1500승으로 상금을 준다면 다승 순서대로 상금을 나눠줬을 것"이라고 웃었다. 프로야구 최초의 1500승 금자탑에는 이처럼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들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 한 김응룡 감독의 긴 여정은 어느덧 한국야구의 역사가 됐다. 
waw@osen.co.kr
선동렬-이강철-조계현-임창용-이대진-김정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