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방송연예팀]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지적한 네트워크병원의 실태가 관심을 받고 있다.
‘PD수첩’은 지난 6일 같은 상호를 공유하며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네트워크 병의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문난 병원의 수상한 비밀’을 방송했다.
성형부터 척추까지 같은 상호를 쓰는 병원들의 광고가 서울 도심을 장악한 지 오래다. 같은 상호를 공유하는 이른바 네트워크 병의원들은 매년 그 수가 급속히 늘어나며 의료 역시 브랜드화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일부 네트워크 병원들에서 행해지는 상업적 의료 행태를 향한 불평의 목소리가 높다. 경영지원회사(MSO)의 지배 아래 매출을 최우선으로 운영되는 병원의 행태를 증언하는 관련업자들부터 합법적인 서류 뒤에 숨은 실소유주를 고발하는 전·현직 근무 의사들까지. ‘PD수첩’은 일부 네트워크 병원들에서 행해지는 탈법적인 운영 행태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자들의 피해 현장을 집중 취재했다.
방송에 따르면 다리가 조금씩 저리고 아픈 것 같아 병원을 찾은 박지은 씨(37, 가명). 엑스레이를 찍어보던 담당의는 MRI를 찍도록 하고 추가적으로 CT까지 촬영했다. 촬영 결과 허리 디스크가 심하다며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의는 ‘신경성형술’이라는 시술을 하고 계속 증세를 보자고 권했다. 간단한 시술로 가능하다는 말에 MRI부터 신경성형술까지 모든 과정이 단 하루 만에 이뤄졌다. 그러나 정작 통증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환자는 대학병원을 찾았고 충분히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치유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제작진은 문제가 된 척추관절 병원을 직접 찾아가 진찰을 받았다. 방문했던 모든 지점의 병원들은 통증이 있다는 말에 곧바로 MRI 촬영부터 하도록 권유했고, 실비보험이 있는지 물었다. 입원해서 MRI를 찍으면 진료비의 90%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며 편법까지 상세히 설명했다.
현재 문제의 병원 중 3지점은 진료기록 조작과 사기 혐의로 의료진 33명, 환자 800여명이 불구속 수사중인 상태. 그럼에도 여전히 보험을 이용한 의사들의 영업은 성행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의사들은 환자를 상대로 보험 편법까지 알려주는 것일까. 방송에 따르면 실제 해당 병원에서 일했던 의사는 성과급 때문에 MRI를 찍어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게다가 병원의 코디네이터가 의사의 동의 없이 300만 원 짜리 수술을 800만 원 짜리 수술로 바꿔 놓는 것이 다반사라 증언했다. 이어 그는 “사실 모든 병원의 실소유주는 따로 있어요. 지점의 병원장들은 저처럼 실소유주 000씨의 면접을 보고 고용된 월급쟁이일 뿐이에요”라며 충격적인 사실도 털어놨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해 8월 의료법이 개정된 후,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할 수 없도록(33조 8항) 명문화했다. 따라서 의료인이 두 개의 병원을 개설하거나 병원 운영에 개입할 경우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그러나 문제의 병원의 경우 이러한 위법의 소지가 다분한 여러 정황들이 포착됐다.
문제의 병원은 2008년 첫 개원 이후, 5년 새 16개 지점을 갖춘 네트워크 병원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각 지점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두 명의 원장 이름으로 각각 3개, 4개 지점에 대해 전세권 설정을 해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건물을 전세 얻어 다시 지점 병원장에게 월세를 받는 전대차 계약을 맺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계의 1인 소유 체제의 변화를 기대했으나 서류상의 소유주만 바꾼 채 경영지원회사의 지배 아래 운영되고 있는 일부 네트워크 병의원들은 버젓이 진료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실태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며 뚜렷한 해결의지도 부족하다는 게 방송의 지적이다. 이날 ‘PD수첩’은 이같은 일부 네트워크병원의 편법으로 인해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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