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국가대표 골키퍼들의 명승부가 무더운 여름밤 명승부를 연출했다.
울산 현대는 지난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22라운드 전북 현대와 경기서 멀티골을 터뜨린 김신욱의 활약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2위 울산은 12승 6무 4패(승점 42)로 한 경기 덜치른 포항(승점 42)과 함께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체감온도 40도 이상의 무더위 속에서도 양 팀 합쳐 4골이 터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4골을 만들어낸 양 팀 공격수들이 아니라 멋진 선방쇼로 관중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은 양 팀 골키퍼였다.

먼저 선방쇼를 시작한 쪽은 최은성이었다. 최은성은 전반 20분 문전에서 까이끼의 패스를 받은 한상운과 1대1로 맞서 슈팅을 막아내며 '철벽'을 가동했다. 완벽한 1대1 상황에서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방향을 읽고 공을 잡아낸 최은성의 판단력이 돋보인 장면이기도 했다.
최은성은 2-0으로 앞서가던 전반 45분에도 또 한 번 한상운의 슈팅을 철벽처럼 막아서며 울산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추격골이 절실한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득점기회를 잡은 한상운이 최은성의 바로 앞에서 장기인 왼발 슈팅을 날려봤지만 이마저도 선방으로 막아낸 것. 최은성은 불과 1분 전에도 하피냐의 왼발 슈팅을 펀칭으로 쳐내며 울산을 좌절시켰다.
최은성의 '철벽'은 후반전에도 여전했다. 후반 1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용이 골문 앞으로 바싹 붙여준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최은성은 이마저도 막아냈다. 하지만 전반 2골을 허용한 김승규도 후반에 본격적인 선방쇼를 선보이며 리그 최소실점률 1위의 자존심을 되살렸다.
특히 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레오나르도의 직접 슈팅을 막아낸 장면은 관중들의 환호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동물같은 본능과 탄력적인 도약으로 공의 궤적을 정확히 쫓은 김승규는 자신이 왜 국가대표에 선발됐는지 확실하게 증명하며 환성을 끌어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봉수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를 흐뭇하게 한 플레이였다.
두 골키퍼의 선방쇼로 장식된 이날 경기는 단언컨대 이번 라운드 최고의 명승부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4골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준 무더운 밤의 열기를 식혀주는 짜릿한 선방쇼가 K리그 클래식의 레벨을 또 한 단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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