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 2사 만루. NC 다이노스 오른손 투수 이재학(23)은 최대 위기에 몰렸다.
지난 27일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1-1로 팽팽히 맞선 8회. 이재학은 이지영과 김상수를 범타로 막고 8회를 가볍게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이재학은 2사후 우익수의 아쉬운 수비로 배영섭에게 3루타를 맞고 흔들렸다. 정형식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최형우에게도 스트라이크 한 개만 잡고 볼넷을 허용했다.
2사 만루에서 이재학은 삼성 4번 타자 이승엽을 만났다. 이재학은 2구째까지 볼을 던져 볼카운트 2B로 몰렸다. 3구째 127km 체인지업을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은 이재학은 다시 4구째 볼을 던졌다. 볼카운트 3B1S에서 139km 직구로 과감하게 풀카운트 까지 몰고 갔다. 이재학은 6구째 솟아오르는 140km 직구를 던져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재학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인 경기였다. 경기 직후 팀은 졌지만 김경문 NC 감독도 “이재학이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이재학은 8이닝 3피안타(1홈런) 4탈삼진 4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까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재학은 이날 117개의 공을 던졌다. 체인지업을 58개 던졌고 직구 50개, 슬라이더 9개를 던졌다. 사실상 체인지업과 직구 두 구종으로만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투구수 가운데 50% 가량을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뿌렸다. 삼성 타선은 이재학의 체인지업을 알고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재학이는 똑같은 투구 폼에서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진다”고 이재학의 호투 비결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이재학은 같은 팔 스윙과 몸동작에서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져 상대 타자에게 혼란을 준다. 이재학의 직구 구위가 살고 제구가 되는 날에는 체인지업의 위력은 배가된다. 이재학은 28일 현재 7승 5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 중이다. 구위를 앞세워 인상적인 투구를 펼쳐 신인왕 후보의 자격을 갖췄다.
이재학의 집중력도 높이 평가된다. 이재학은 지난달 31일 문학 SK전에서 구단 첫 완봉승을 수확한 후 지난 7일 마산 LG전에서는 4⅔이닝 10피안타(3홈런) 9실점(8자책)으로 무너졌다. 당시 이재학은 “나중에 줄 점수를 LG전에서 다 줬다고 생각 한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또 “앞으로 맞는 데 대한 스트레스는 덜 받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음 등판 때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LG전 이후 이재학은 3경기에서 21⅓이닝 동안 6실점(5자책)해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선두 삼성을 상대로 2경기에서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졌고 타율 1위 두산을 상대로는 1승을 따냈다. 부진을 한 경기에서 끝내고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부분은 신인 이재학의 강점이기도 하다.
28일 현재 이재학은 피안타율 2할2푼9리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는 1.22로 4위, 평균자책점은 3.30으로 6위를 기록 중이다. 이재학은 완봉승도 한 차례 완투도 2차례 해 신인왕 대결에서 강한 인상도 남기고 있다. 이재학의 호투는 NC 마운드의 미래도 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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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