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재의 하이브리드앵글] '봉길매직'과 '인천'이 빚어낸 환상 마술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8.29 06: 59

'봉길매직' 김봉길 감독과 '서커스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환상 마술쇼를 빚어냈다.
인천이 지난해의 아픔을 깨끗이 털어내며 상위 스플릿 티켓을 거머쥐었다. 인천은 지난 2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홈경기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28분 디오고의 헤딩 결승골과 추가시간 한교원의 쐐기골에 힘입어 수원을 3-1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승점 41점을 기록한 인천은 8위 성남(승점 37)과 격차를 4점으로 벌리며 전북전 결과에 상관없이 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아픔을 털어냄과 동시에 도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그룹A에 안착하는 순간이었다.

'봉길매직' 김봉길 감독과 '서커스단' 인천이 빚어낸 화려한 마술쇼였다. '수장' 김봉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언제나처럼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며 신뢰를 보냈다. 제자들도 수장의 변함 없는 믿음에 보답했다. 이석현은 기나긴 침묵을 깨며 9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 중반 해결사로 낙점을 받은 디오고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5분 만에 결승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붙박이 우측면 공격수로 활약한 한교원은 종료 직전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인천은 상위 스플릿 진출까지 1승이 필요했다. 남은 기회는 2경기. 퇴로는 없었다. 다음 경기는 험난한 전북 원정길이었다. 필사의 각오로 임했다. 상대는 '천적' 수원이었다. 최근 4경기서 모두 패했고, 역대 전적에서도 3승 5무 16패로 절대 열세를 안고 있었다. 최근 흐름도 수원이 더 좋았다. 3경기 무패(2승 1무)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인천은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절실했다. 그리고 그 간절함이 결국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값진 결실로 돌아왔다. 패장 서정원 감독도 경기 후 "인천 선수들의 간절함이 승패를 갈랐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절실한 이유는 또 있었다. 인천은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시즌 초반 전임 허정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후임 김봉길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 새팀으로 변모했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상위 스플릿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상위 스플릿 티켓을 놓쳤다. 스플릿 가동 직전 제주와 마지막 경기서 뼈아픈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인천은 결국 경남에 골득실에 뒤지며 하위 리그로 떨어졌다. 지난 시즌 후반기 19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지만 최종 순위표는 9위였다. 인천이 획득한 승점 68점은 상위 스플릿 5위 울산에 승점 1점 뒤진 6위 제주에 승점 4점 앞선 대단한 기록이었다. 상위 리그 진출 실패가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 이유였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를 악물었다. 지난해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김봉길 감독을 필두로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김남일, 설기현, 이천수 등 월드컵 3인방이 앞에서 끌었고, 이석현, 한교원, 남준재 등이 뒤를 받치면서 승승장구했다.
잘 나가던 중 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심판 판정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판정에 항의하던 김봉길 감독과 주축 선수들이 퇴장과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면서 6위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 '천적' 수원을 만났다. 혼신을 다했다. 간절함이 묻어났다. 점유율에서 뒤졌지만 수원보다 한발 더 뛰었다. 90분 내내 지칠 줄 몰랐다. 전반 1분 만에 이석현의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21분 산토스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디오고가 곧바로 추가골을 넣었다.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추가시간 한교원이 쐐기골을 터트렸다. 인천의 환상 마술쇼가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결실로 끝을 맺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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