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만은 안돼" 이태양, 정민철 코치에게 얻은 교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31 07: 29

"볼넷 때문에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 4년차 우완 투수 이태양(22)은 지난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프로 데뷔 후 최고 피칭을 펼쳤다. 6이닝 2피안타 4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첫 퀄리티 스타트. 그러나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0-1 영봉패와 함께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3패째. 
하지만 이태양은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97개의 공으로 6이닝을 버텼다. 1회 만루 위기를 딛고 6회까지 잘 막았다. 그러나 7회 무사 1루에서 정민철 투수코치에 공을 빼앗기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평소 교체할 때 투수들의 어깨와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격려하는 정 코치이지만 이날은 이태양의 얼굴도 안 보고 매몰차게 볼을 뺐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7회 첫 타자 장성호에게 볼넷을 준 탓이었다. 이태양은 "정민철 코치님께서는 '안타 맞는 건 좋다'며 뭐라고 말씀하지 않으신다. 그런데 쓸데없이 볼넷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혼내신다. 누누이 말씀해 오셨지만 볼넷을 정말로 싫어 하신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정민철 코치는 이태양에게 "네가 패전투수가 된 것은 볼넷 때문이다"고 다시 한 번 경각심을 일깨웠다. 정 코치의 말대로 이태양이 볼넷으로 남긴 주자는 후속 정훈의 3루타와 함께 결승점으로 이어졌고, 이태양은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의 멍에를 써야 했다. 볼넷이 눈물의 씨앗이 되고 만 셈이었다. 
이태양은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롯데 선발 홍성민과 의외의 투수전 벌였는데 홍성민이 7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이태양은 "내가 먼저 내려 갔으니 진 것이다. 결국 볼넷 때문에 진 것"이라며 "늘 1회가 생각대로 잘 안 되더라. 선발은 1회가 항상 중요한데 컨디션에 맞게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이태양의 피칭에 대해 "1회 볼넷을 주며 흔들렸다. 점수를 내줬으면 바꿨을 것"이라면서도 "볼 스피드는 140km 이하였지만 좌우 코너워크 제구가 좋았다. 좌우 코너에 변화구만 잘 구사해도 길게 던질 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태양도 "2회부터는 구속 대신 힘을 빼고 제구에 신경 쓴 게 좋았다"고 동조했다. 
이태양은 "1회에 흔들릴 때 '여기서 점수를 내주면 끝이다. 이제 더 이상 기회는 없다. 도망갈 데가 없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여러가지 교훈을 많이 얻었다. 볼넷을 줄이고, 1회부터 안정감을 보여야 오래 던질 수 있다. 앞으로는 꾸준하게 잘 던져서 내년 시즌 이후 선발투수 자리를 굳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고의 피칭에서 당한 패전. 그 속에서 이태양은 많은 교훈을 얻었다. 패배는 병가지상사. 정민철 코치의 엄한 가르침에 이태양의 앞날에도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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