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위기론'에 빠진 홍명보호의 대안은 정말 박주영(28, 아스날)뿐인가.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친선경기서 1-2로 패배했다. 지난 6일 아이티전에서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승리를 따냈던 한국은 A매치 2연승을 노렸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패배로 경기를 마감했다. 한국은 다음달 브라질과 말리와 국내에서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날 한국은 조동건을 원톱으로 한 4-2-3-1 포메이션 카드를 꺼냈다.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마리오 만주키치 등 주축 선수들이 한국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아 경험이 적은 선수들로 구성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원톱의 날카로움을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날 한국에 원톱은 없었다. 조동건은 슈팅 0개에 그치며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다. 다시 한 번 홍명보호의 고질적 문제인 원톱의 부재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동아시안컵 당시 김동섭과 서동현, 그리고 이번 친선경기를 거치며 조동건과 지동원이 원톱의 위치에서 시험을 받았지만 합격한 선수가 없는 것이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5경기 동안 5골이 터졌지만, 그 중 단 한 골도 원톱 공격수가 넣은 골은 없다. 홍명보 감독은 물론 지켜보는 이들도 '한 방'이 있는 해결사의 능력을 갖춘 원톱 공격수에 대한 갈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원톱 위기론이 점점 더 크게 부각되면서 자연히 박주영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박주영이 보여준 골잡이로서의 능력이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박주영만한 이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는 꾸준히 그의 발목을 잡는 경기력이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 팀 찾기에 실패한 박주영은 또다시 아스날에서 벤치 워머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홍 감독 역시 원톱에 대한 대안으로 박주영을 발탁할 생각은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박주영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선수는 경기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에 못 뛰면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경기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팀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홍 감독이 늘 강조해온 말이다. 박주영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원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박주영을 둔 홍 감독의 딜레마가 덩달아 깊어가는 이유다.
그렇다면 홍명보호의 원톱 대안은 정말 박주영 뿐일까. 홍 감독이 아직 제대로 시험해보지 않은 카드가 있지는 않을까.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김신욱(울산)이다. 김신욱은 최강희 감독 체제 하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홍명보호에서는 동아시안컵 당시 소집돼 교체로만 그라운드에 나섰을 뿐, 제대로 기회를 받은 적이 없다.
홍 감독은 장신의 김신욱을 기용할 경우 선수들의 플레이가 단조로워진다고 지적한 바 있지만, 김신욱의 활용방법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홍명보호 승선 이후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은 검증 과정의 아쉬움으로 남을 만하다. 그가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머리로 발로 15골을 터뜨리며 승승장구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속된 말로 '헤딩셔틀'이 아닌 다른 활용방법을 찾아 원톱으로 실험해볼 충분한 이유가 된다.
박주영은 원톱 대안을 찾는 홍명보호에 가장 매력적인 카드다. 하지만 그 카드가 현재로서는 쉽게 뽑아들기 참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원칙을 중시하는 홍 감독에게 있어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는 박주영의 원톱 기용은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홍 감독 본인도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영국으로 건너가 그와 이야기를 나눠볼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과연 박주영이 홍명보호 원톱 대안의 마지막 퍼즐이 될지, 아니면 그 전에 누군가 또다른 카드가 눈도장을 찍을지는 섣불리 단정지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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