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의 '원톱' 최전방 공격수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7월 동아시안컵과 세 차례의 친선경기를 통해 지동원(선덜랜드)과 김동섭(성남), 조동건(수원) 등을 최전방 공격수로 테스트 했다. 하지만 합격점을 받은 선수는 없었다. 그저 모두 아쉬움을 남긴 채 홍명보 감독의 골머리를 앓게 만들기만 했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이 모두 아쉬움이 그치자 박주영(아스날) 카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한국의 대표 공격수 계보를 잇고 있는 박주영의 존재는 홍명보 감독에게 매력적이다. 특히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 올림픽을 함께 하며 박주영 특유의 장점도 잘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결정적인 카드로 생각하고 있지 않고 있다. 박주영은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며 지난 시즌을 임대 신분으로 보냈고, 임대를 간 셀타 비고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아스날에 잔류했지만, 전력 외 평가를 받은 탓에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을 마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박주영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히며, 일단은 박주영이 경기에 뛰면서 감각을 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홍명보 감독은 13일 영국으로 출국해 박주영을 만나볼 생각이다. 하지만 그를 무조건 다음달 친선경기 때 뽑을 생각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내가 가서 만나볼 수는 있겠지만 과연 얼마만큼 앞으로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가는 이야기를 해야봐야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지금의 상황과 비슷한 경우도 있다. 지난 2011년 박주영은 AS 모나코서 아스날로 이적하는 바람에 프리시즌 동안 팀 훈련을 하지 못했다. 개인 훈련을 진행했지만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 친선경기도 치르지 못해 경기 감각도 없었다. 이에 당시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8월 한일전에 앞서 박태하 수석코치와 서정원 코치가 박주영과 합숙하며 몸을 만들도록 했다. 박주영은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합류했지만, 경기서는 실망적인 모습을 보였고 후반 13분 만에 윤빛가람과 교체됐다. 그날 경기 결과는 '삿포로 참사'라 불리게 된 0-3 대패였다.
또한 박주영을 불러올 명분이 부족하다. 물론 홍명보 감독의 마음에 드는 마땅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박주영을 부를 경우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세운 원칙이 깨지게 된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선발의 기준을 명확하게 '최근 활약'이라고 못을 박았다. 경기에 투입될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 박주영으로서는 활약을 할 기회조차 없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에게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보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이적 시장은 닫혔고 박주영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아스날에 남았다.
무엇보다 박주영의 소집은 홍명보 감독이 말한 '원 팀(One Team)'과 맞지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을 향해 하나의 팀이 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박주영의 소집은 '최근 활약'이라는 선발 기준을 무너뜨리게 된다. 소집된 선수들로서는 박주영이 특혜를 받았다고 판단해 신뢰감이 깨질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강조한 선발 기준과 '원 팀'이라는 개념이 동시에 무너지는 것이다.
박주영은 단 한 명의 선수에 불과하다. 감독이라면 팀에 부족한 점이 있을 경우 한 두 명의 선수를 불러 점검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원칙을 부임 당시 명확하게 밝혔다. 우리에게는 단 한 명의 선수이지만, 홍명보 감독에게는 한 명으로서 팀을 위해 세운 원칙을 깰 것인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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