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까칠하고 무서웠다. 마음을 여니 서서히 귀여워지기 시작했고, 달콤한 속삭임도 잊지 않았다. 질투를 할 때면 어린아이처럼 유치하게 변했지만 그 모습 또한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죽어서 영혼으로 연인 앞에 나타나며 결국 깊은 슬픔에 빠지게 만들었다. 까칠하고 인색한 사장님과 귀신 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여직원의 사랑은 과연 이대로 슬픔과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나버리는 것일까.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진혁) 12회에서는 주중원(소지섭 분)이 태공실(공효진 분)을 구하려다가 대신 흉기에 찔러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태공실은 사라진 아이를 애타가 찾는 한 여인 앞에서 죽은 아들 현우의 모습을 보게 됐다. 현우는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고, 차마 엄마에게 아들이 죽었다고 말할 수 없었던 태공실은 현우의 영혼과 함께 그가 잠들어 있는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범인은 이미 태공실이 현우의 교통사고에 대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했고, 그를 헤치려고 했다. 때마침 주중원이 태공실의 도움 요청에 현장에 나타났고, 흉기를 휘두르는 범인의 앞을 가로막으며 태공실 대신 흉기에 찔렸다.
방송 말미에서 주중원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죽은 주중원이 태공실 앞에 나타나 사랑한다는 고백을 한 후 사라지며 태공실은 걷잡을 수 없는 절망에 빠졌다.
태공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답게 달콤한 연애를 이어가고 있던 주중원과 태공실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두 사람의 해피엔딩을 응원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주중원이 태공실에게 입을 맞추며 다시 한 번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주중원은 자신과 고모 주성란(김미경 분)의 대화를 듣고 충격을 받은 태공실에게 다시 한 번 마음을 전했다. 고시텔에서 첫 데이트를 즐기며 행복해했고, 태공실을 좋아하는 강우(서인국 분)에 대한 질투심을 드러내며 귀여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또 태공실에게 잘 보이려고 현우의 영혼에게 '곰 세 마리' 노래를 불러주며 자상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극 초반 귀신을 보는 태공실이 자신 옆에 자꾸 들러붙어 귀찮아하고, 까칠하게만 대하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태공실이 행여 다치지는 않을까, 사람들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태공실을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이미 주중원을 좋아하고 있던 태공실의 마음은 점점 더 커졌다. 태공실은 자신의 옆에서 잠든 주중원에게 앞서 언급했던 동화 '폭풍우 치는 밤에' 속 늑대처럼 그를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다.
주중원과 태공실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고 있던 차 예상치 못했던 죽음과 이별이 암시돼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까칠남'에서 태공실을 만나 점점 사랑스럽고 자상한 인물로 변해가던 주중원은 대신 죽음을 맞으며 일단 비련의 주인공이 됐다. 물론 홍자매가 주중원의 죽음 말고 또 어떤 반전을 심어놨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남은 전개가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과연 홍자매가 태공실과 주중원의 사랑을 무사히 연결해줄지, 아니면 이대로 새드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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