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하고 한 쪽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양자의 대립이 1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타협점을 찾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창원 야구장 신축부지를 놓고 벌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창원시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난 가운데 최후의 방법인 연고이전카드가 나올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KBO는 2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창원시의 신축구장 입지 선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신축구장 입지 변경을 주장했다. KBO가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은 신축구장 부지로 결정된 진해 옛 육군대학 부지의 타당성 문제다. 이 부지는 당초 창원시의 자체 검토에서도 후순위로 밀렸지만 공청회·간담회·여론조사 등의 과정을 생략한 채 전격적으로 낙점됐다. 창원시의 납득 안 되는 밀실행정이라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KBO는 지금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했으나 창원시 측은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 KBO는 결정의 합리성과 배경은 물론 흥행과 팬들의 편의성에도 적잖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통합창원시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창원이나 마산이 아닌 진해에 야구장이 들어서면 팬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야구계 전체의 우려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이날 “100만 창원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곳을 원한다”며 이런 야구계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창원시에서는 교통시설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야구계에서는 이마저도 탐탁찮게 보고 있다. 이미 ‘말 바꾸기’의 전례가 있는 탓이다. 창원시는 당초 수용인원 3만석 정도의 야구장을 2015년 2월까지 짓기로 약속하며 NC라는 신생구단을 유치했다. 그러나 지금은 2만2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2016년 3월까지 짓겠다고 은근슬쩍 말을 바꾼 상황이다. 외부와 소통이 되지 않는 창원시의 일방적인 태도는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창원시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충분히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절차를 밟아왔고 현재까지 지적된 문제점을 보완하면 된다는 것이 창원시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지자체의 기본적인 권한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주는 모습도 여러 방면에서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양자 간의 견해차가 좁혀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 대화로 ‘대타협’을 이뤄낼 시기는 지나갔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KBO와 연고구단인 NC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행동 중 가장 파급력이 큰 이슈는 연고이전카드다. KBO 측은 “NC가 진해구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극단적으로는 NC와 함께 다른 연고지를 찾을 수도 있다”라며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장 상황이 곤란한 쪽은 NC다. 사실 NC도 진해구장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차라리 KBO에 납부한 예치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사용하고 있는 마산구장을 쓰는 것이 낫다는 내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연고지인 창원시와의 관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지금까지는 비교적 중립적인 행보를 걸어왔다.
그러나 이 문제가 계속 평행선을 긋는다면 NC도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신축구장에 진해에 지어진다면 당장 가장 큰 타격을 볼 주체는 NC이기 때문이다. 관중동원은 물론 마산지역에 애써 구축해 놓은 야구 인프라 등 그간의 투자가 모두 날아갈 수 있다. 시즌 중에 이 문제를 최대 이슈로 올려놓기는 부담이 되지만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NC의 정리된 발언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연고이전카드가 그 속에 포함될지가 관심사다. KBO는 “NC가 원할 경우”라는 단서 하에 연고이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지원사격 태세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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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영 KBO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