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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김우빈, "19금 대사, 처음엔 난감했다" [인터뷰]



[OSEN=김윤지 기자]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 제작 영화나무)은 청춘영화다. 다만 기존 청춘영화들이 지닌 특유의 감동이나 교훈을 내려놨다. 재기발랄함과 유쾌함으로 무장해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밀어붙인다. 마음껏 웃다보면 영화가 끝나있다. 그것대로 청춘의 반짝거림을 말해주기에, 그 시절을 보낸 이들은 '나도 저런 때가 있더랬지'란 되새김질을 하게 된다.

'스물'의 중심엔 김우빈이 있다. 주인공은 똑같은 여학생 소민(정소민)을 좋아한 인연으로 절친이 된 남자 셋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꿈을 위해 재수생이 된 동우(이준호), 대학교 새내기가 된 경재(강하늘)와 달리 치호는 자발적인 백수를 택한다.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던 치호는 연예인 지망생 은혜(정주연)을 만나게 되면서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김우빈은 치호를 "미친 말"에 비유했다. 민망한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가 하면, 여자친구와 애인의 공존을 주장하는 뻔뻔함을 지닌 인물이다. 이성과의 관계를 가볍게 여기는 듯 보여도 뜻밖의 순정을 지녔으며, 누구보다 이기적이지만 의외의 따뜻함을 지녔다. 이처럼 엉뚱한 치호가 다른 두 친구를 이어주는 구심점이자 '스물'의 차별점이다.

신선한 캐릭터로 돌아온 김우빈으로부터 '스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치호의 대사 중엔 낯부끄러운 대사들이 꽤 있다. 클럽에서 만난 여자와의 만남을 통해 친구들에게 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인상적인 '19금 대사'도 나오는데.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 '19금 대사'에 대해 답이 안 나왔다. (웃음)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촬영장에 10개가 넘는 경우의 수를 준비해 가져갔다. 제가 여러 가지 버전을 해볼 테니 감독님이 알아서 쓰시라고 했다. 더 적나라한 대사도 있었지만, 제외한 부분도 있다. 더 갔으면 거부감이 들었을 텐데, 15세 이상 관람가에 맞춰서 그나마 순화했다. 감독님이 선을 잘 지켜주셨다."


=이병헌 감독 말로는 그 '19금 대사'를 할 때 처음엔 다소 머뭇거렸다고 하더라. 

"촬영에 합류한 첫 날 첫 신이 그 장면이었다.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준호, (강)하늘이랑 처음 호흡을 맞추고, 상대 여성분과 키스신도 하고, 민망한 대사도 해야 했다. 3일 전까지 (영화 '기술자들' 촬영으로) 폭탄을 터트리고 금고를 털었다. 낯설더라. 시간이 지나니까 편안해졌다. 점점 치호처럼 까불고 수다쟁이가 됐다. 실내 장면들을 초반에 몰아서 찍었는데, 좀 더 '치호'스럽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그런 것 치곤 굉장히 능청스러운 장면이 많다. 아버지(김의성)에게 용돈을 달라고 떼쓰는 장면이 유쾌한데, 애드리브라고.

"김의성 선배님과 함께 만들었다. 선배님이 잘 받아주셔서 좀 더 발광할 수 있었다. 예고편에 나오는 웨이브로 박수를 치는 장면도 애드리브였다. 그날 준호가 웨이브를 추는 법을 알려줘서 한 번 해봤다. 매신마다 조금씩 있었다."

=영화 '아비정전'을 보고 주인공 장국영처럼 맘보춤을 따라 추는 장면도 인상적이더라

"감독님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이미 외운 상태'라고 말씀하셨다. 계속 연습했다. 초반에 찍어서 낯설긴 했다. 스태프들과 친하지 않은 상태에서 춤을 추려니까 민망해서 베드신을 찍는 것처럼 최소 인원만 남아 달라고 했다. (웃음) 그래서 최대한 저를 봐주지 않으셨다."

=애드리브가 꽤 많았던 것 같다. 이병헌 감독은 배우들에게 많이 열어주는 편인가.

"일단 배우들을 풀어놓는 스타일이다. 너무 벗어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하고 가신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 주시니까 에너지가 생겨나기도 했다."

=사실 치호는 말로만 떠든다.
"그렇다. 치호를 설명하는 홍보 문구는 바람둥이처럼 묘사한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고, 경재와 동우 보다는 그나마 여자를 안다. 하지만 말하는 것처럼 경험이 많지는 않다. 조금 어수룩한 부분들이 없지 않아 보이려고 노력했다."

=실 생활에서 치호처럼 친구들에게 연애 조언을 해주는 편인가.

"평소 친구들에게 여자 이야기 자체를 하지 않는다.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굳이 왜 하나 싶다. 반대로 친구들에게 고민이 있으면 들어주긴 하지만, 답을 내리는 것도 아니다."

= '기술자들'에선 원톱이었지만, '스물'에선 세 사람이 함께 해서 부담감은 덜했을 것 같다.

"아무래도 혼자 끌어가는 거 보다는 부담감이 덜 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분량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일단 맡은 역할엔 최선을 다한다. 때문에 '기술자들' 촬영할 때보다 고민을 덜 한 건 아니다. 다만 '기술자들'을 촬영할 땐 선배님들이 계셔서 선배님들을 힘 빠지게 해서는 안 되는 마음이 들었다. '스물'은 친구들과 함께 해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했다"

=함께 한 강하늘, 이준호과 굉장히 절친해 보인다. '스물'을 하면서 두 사람과는 어땠나.

"(강)하늘이는 (SBS 드라마 '상속자들' '아름다운 그대에게'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을 같이 했다. 처음 모습 그대로다. 이번 '스물'을 하면서 하늘이가 더 좋은 아이이고, 굉장히 힘을 나게 하는 친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준호는 그동안 화면으로 봤던 모습이 다였는데, 생각한 것보다 좋은 사람이었다. 셋이서 매일 연락한다. 휴대전화 메시지로 그렇게 수다를 떤다. 그날 있었던 일 이야기하기도 하고, 장난도 많이 친다. 오래도록 보고 싶다."

=KBS 2TV '학교2013'로 호흡을 맞춘 이종석과도 절친으로 유명하다.

"워낙 바쁘다. 하늘이나 준호는 자주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종석이와는 자주 만나진 못해도 연락은 자주 한다. 밥 먹자고 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나올 텐데, 피곤한 걸아니까 오히려 말을 꺼내기 힘들다. 정말 친구니까 바쁘지 않을 때 만나면 된다. 하지만 이번 VIP 시사 때는 오지 않으면 삐친다고 했다. 그랬더니 왔더라. (웃음) "

=영화에서는 절친한 친구가 나의 옛 여자와 사귀고, 나의 여동생이 사귄다. 가능한 일인가.

"영화니까 그런 상황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론 말도 안 된다. 아직까진 그런 경험이 없고, 나도 그래본 적 없다. 친구와 내 여동생이 사귀는 상황도 반갑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안 될 것 같다."


= 관객들이 영화 '스물'을 보고 느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이미 스무 살을 겪었다면 공감하고 추억하셨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은 영화가 스무 살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차기작 계획은?

"운명처럼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작품이라는 게 같은 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업을 하는 거다. 운명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편안하고 밝은 느낌을 드릴 수 있으면 한다." 

 jay@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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