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에 박용택까지...’ LG, 악재 속에 저력 발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4.01 13: 00

LG 트윈스가 시즌 개막부터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온 우규민이 수술 부위 통증 재발로 이탈한 것에 이어 팀의 중심 박용택까지 A형 인플루엔자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LG는 팀의 해결사와 에이스 없이 2015시즌 첫 2, 3주 가량을 보낼 수 있다. 차포 다 떼고 전쟁에 나서는 격이다.
문제는 이미 LG의 전력이 100%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오른족 무릎 수술을 받은 류제국의 복귀 시기는 5월이다. 큰 기대를 걸고 100만 달러를 들여 계약한 잭 한나한은 스프링캠프에서 종아리 통증을 호소했고,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합류시기 또한 확실하지 않다.
어쨌든 시즌은 시작됐고, 경기는 예상 이상으로 꼬였다. 개막전부터 잘 맞은 타구가 죄다 야수 정면으로 향하더니, 두 번째 경기에선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지난 3월 31일 롯데와의 홈 개막전에서 첫 승을 바라봤으나, 선발투수 루카스의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와 불펜진 투입 실패로 1-7 강우콜드게임 대패를 당했다.

0승 3패, 141경기나 남았으나, 부상자와 불완전한 선발진을 생각하면, 당장 밝은 전망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외국인 원투펀치 뒤로 선발진에 자리한 임지섭 임정우 장진용은 아직 1군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셋 다 스프링캠프부터 선발진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경쟁에 들어갔지만, 시범경기에서 고전하며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임지섭은 이미 지난 3월 29일 광주 KIA전에 나서 2⅓이닝 3실점으로 조기강판 당했다.
양질의 불펜진도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이동현과 정찬헌을 제외하면 다들 가장 좋을 때의 구위와는 거리가 있다. 신재웅이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으나, 유원상은 시범경기부터 고전 중이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 역시 약점을 머릿속에 넣고 팀을 운용하고 있다. 선발진의 경우, 소사와 루카스를 최대한 많이 투입시키려 한다. 둘 다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한 만큼, 소사와 루카스가 일주일 6경기 중 3경기는 책임지도록 계획을 짜고 있다. 
비록 시즌 첫 경기 선발승에는 실패했지만, 소사와 루카스 모두 두 자릿수 승이 가능한 기량을 지녔다. 소사는 스플리터를 습득하며 더 뛰어난 투수가 됐고, 루카스는 지난 롯데전에서 막강한 구위를 증명했다. 경험만 쌓인다면, LG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LG로선 소사와 루카스가 등판하는 경기는 어떻게든 가져가야 한다.
마운드가 많이 빈약해졌지만, 젊은 야수들은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완전히 달라진 타격을 선보인 오지환은 시즌 첫 3경기 동안 10타수 4안타(타율 0.400) 출루율 5할3푼8리를 기록, 특급 리드오프로 활약 중이다. 유격수 수비 또한 누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김용의도 첫 3경기서 9타수 5안타(타율 0.556)를 기록했고, 수비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전을 치를수록 타구 판단 능력이 향상되는 게 보인다. 오지환과 김용의의 주력을 생각하면, 주루플레이를 통한 득점력 향상도 가능하다. 
기존 베테랑 역시 이대로 물러설 리 없다. 1년 만에 3루수로 복귀한 정성훈은 안정적으로 핫코너를 틀어막으면서 타율 5할(10타수 5안타)를 찍고 있다. 이병규(9번)도 지난 롯데전에서 시범경기 때의 스윙으로 돌아왔고, ‘빅뱅’ 이병규(7번)는 지난 경기서 4번 타자로 컴백했다. 이진영이 가세하고 신구조화가 이뤄진다면, 이전 3경기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물론 물음표와 가정법이 너무 많다. 하지만 LG는 이미 지난 두 시즌 동안 저력을 증명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다가도, 중반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2년 연속 가을잔치 티켓을 따냈다. 지금 당장 치고 올라갈 필요는 없다. 중심선수가 돌아오기 전까지 크게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다. LG는 작년 6월 7일 17승 33패 1무로 리그 최하위, 5할 승률 ‘-16’였던 것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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