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슈팀] "오늘의 승리를 가장 기뻐할 사람은 바로 내 여동생이다."
제 79회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새 별이 떴지만 그 별을 더욱 빛나게 배경은 따로 있었다. 쟁쟁한 강호들을 젖히고 그린재킷을 입은 21살 신예 조던 스피스(미국)에게는 가슴 뭉클하게 하는 가족사가 있었다. 조던의 7살 아래 여동생, 엘리의 이야기다.
조던이 승리 후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가족도 바로 14살짜리 여동생 엘리였다. 조던에게 특별한 힘이 돼 준 엘리는 자폐를 앓고 있었다.

스피스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엘리가 지난 주 내 경기를 보러 와서는 '우승 한 것이냐'고 계속 물어 봤다. 나는 그때마다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오늘 마침내 '내가 해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스피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 7435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4개를 묶으며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것도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나흘 동안 한 번도 단독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생애 첫 마스터스 정상의 자리에 너무나 극적으로 올라 앉았다. 우승상금은 180만 달러.
특히 스피스의 이날 기록은 지난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우승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저타인 18언더파 270타와 타이를 이룬 것이다. 작년 이 대회에서 공동 2위였던 스피스는 1년만에 우즈를 잇는 차세대 스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2년 프로에 데뷔, 전날까지 2승을 거두고 있던 스피스의 이날 우승은 역대 5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크레이그 우드(1941년)가 첫 와이어 투 와이어에 성공한 이후 아놀드 파머(1960년), 잭 니클라우스(1972년), 레이몬드 플로이드(1976년) 등이 성공한 바 있다.
스피스는 필 미켈슨(미국)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 강호들의 추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페이스를 유지했다. 미켈슨과 로즈는 나란히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2개월 만에 투어에 복귀, 기대를 모았던 우즈는 이날 1타를 잃으면서 공동 17위(5언더파 283타)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으나 4위(12언더파 276타)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의 배상문(29)과 노승열(24, 나이키골프)은 각각 공동 33위, 공동 38위로 마감했다. 배상문은 이날 이글 1개, 버디 2개를 기록했으나 보기를 3개 범하며 이븐파 288타를 기록했다. 노승열은 1오버파 289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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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확정한 조던 스피스가 가족들과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오른 쪽에서 이 장면을 감격스럽게 지켜 보고 있는 이는 어머니 크리스.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