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4월을 만들고 있다. 지난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첫 3연승에 성공, 시즌 전적 13승 11패를 기록했다. 4월 두 경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양상문 감독이 목표로 정한 ‘4월 5할 승률’을 달성했다. 1위 두산과는 2.5경기 차이. 5월 복귀 전력을 생각하면, 앞으로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벌일 확률이 높다.
사실 LG의 4월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시범경기까지 순조롭게 복귀가 진행됐던 우규민이 다시 이탈했고, 박용택도 독감으로 10일 동안 엔트리에서 빠졌다. 마무리투수 봉중근이 흔들리면서 3연패로 2015시즌을 시작, 지난해의 악몽이 다가오는 듯했다. LG는 2014년 4월 6승 15패 1무로 리그 최하위에 자리했었다.
하지만 LG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은 “올해는 지난해처럼 쳐진 상태로 시작하지 않겠다”며 불안요소들을 메웠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토종선발진이 대반전을 이뤘다. 1군 풀타임 경험이 없는 선발투수 임지섭 임정우 장진용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셋이 지금까지 합작한 선발승은 2승뿐이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승부를 경기 중반 이후로 끌고 갔다. 외국인 원투펀치 헨리 소사와 루카스 하렐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으나, 루카스가 KBO리그에 적응하면서 균형이 맞아가고 있다.

최근 가장 돋보이는 것은 타격이다.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며, 좀처럼 터지지 않았던 찬스에서 한 방이 나온다. 28일 삼성전도 그랬다. 8회초 찬스에서 이병규(7번)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8회말 최형우에게 솔로포를 맞았을 때만해도, 이대로 승기를 삼성에 내주는 듯했다. 그러나 LG는 9회초 임창용을 무너뜨려 2점차 열세를 극복했고, 3점을 더해 경기를 가져갔다.
LG는 2015시즌 팀 타율 2할6푼5리로 7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최근 7경기를 기준으로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21일 잠실 한화전부터 28일 대구 삼성전까지 팀 타율 2할7푼4리로 이 기간 4위에 올랐다. 경기당 평균 5.71점을 뽑아 같은 기간 팀 평균자책점 3.92를 훌쩍 넘었다. 공수 밸런스가 맞으며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다.
주춤했던 박용택과 이병규(7번)가 각각 최근 7경기 타율 2할8푼6리 2홈런 6타점, 3할3푼3리 2홈런 6타점으로 3·4번 타순에서 해결사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하위타순에선 정의윤과 최경철이 각각 시즌 타율 3할5푼1리, 3할5푼2리로 힘을 보탠다. 테이블세터 오지환과 정성훈에만 쏠렸던 타격감이 넓게 퍼지고 있다.
신예 양석환과 박지규도 좌충우돌하면서도 잘 버틴다. 둘 다 수비에서 아찔한 모습을 연출했으나, 호수비를 통해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도 했다. 양석환은 3루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핫코너를 메우고 있고, 박지규는 2루에서 손주인의 부진을 만회 중이다. 백업포수 유강남도 최경철에게 휴식을 제공하며 두 포수가 신구조화를 이룬다.
앞으로 LG는 100% 전력에 가까워진다. 류제국이 오는 5월 3일 퓨처스리그 마지막 선발 등판에 나서며, 다음 주에는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우규민은 오는 5월 1일 첫 퓨처스리그 등판을 치른다. 일정대로라면, 2주 안으로 1군에 복귀할 확률이 높다. 신재웅은 퓨처스리그 등판을 통해 구위를 회복했다. 여전히 물음표인 한나한도 5월내로는 1군 무대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나한의 5월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LG 구단은 한나한의 대체자를 찾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주 올 시즌 판도를 두고 “올스타 브레이크까지는 이렇게 여러 팀들이 5할 내외에서 붙어있을 것 같다. 8월은 돼야 순위가 분명하게 나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덧붙여 “그만큼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LG가 5월 진격으로 리그 전체를 흔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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