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마운드에 변화를 줬다. 엔트리를 조정해 선발투수진과 불펜진을 재편했다.
LG는 9일 유원상과 장진용을 엔트리서 제외하고, 류제국과 최동환을 1군에 올린다. 이미 류제국은 9일 수원 kt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상태다. 마침내 선발진이 100% 전력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불펜진과 타선에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지난 8일까지 시즌 전적 14승 19패로 9위. 아직 111경기나 남았으나, 이제는 수준급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부상자가 모두 돌아온 만큼,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 류제국·우규민 합류, 100% 선발진...5선발은 임정우

류제국이 9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 올 시즌 첫 1군 경기에 나선다. 양상문 감독은 “제국이의 투구수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다. 100개까지 보고 있다”며 첫 경기부터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에 임한다고 전했다. 우규민도 9일 롯데와의 퓨처스리그 경기로 재활 등판을 마무리한다. 다음 주중 NC전 혹은 주말 SK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장진용이 빠진 만큼, 5선발은 임정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LG는 소사·루카스·류제국·우규민·임정우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린다.
류제국과 우규민의 합류는 천군만마다. 류제국와 우규민은 2년 연속 300이닝 이상·20승 이상을 합작했다. 둘이 토종원투 펀치로 활약하면서 LG가 마운드의 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은 불펜진의 부담도 덜어줄 전망이다. 올 시즌 LG는 소사 외에는 6이닝 선발투수가 없었다. 9번의 퀄리티스타트 중 소사가 6번, 임지섭이 2번, 루카스가 1번으로 소사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류제국과 우규민은 2014시즌 퀄리티스타트 23번, 2013시즌에는 퀄리티스타트 17번을 합작했다. 류제국은 복귀에 앞서 “개인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해서 불펜진에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정우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임정우는 올 시즌 7경기 선발 등판해 0승 3패 평균자책점 5.03을 기록 중이다. 선발승이 없고 평균자책점이 높지만, 기록보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서도 불펜진이 자신의 주자를 묶지 못하며 실점이 불어났다. 양상문 감독은 “5선발투수라고 해서 쉽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 5, 6경기는 지켜본 후 변화를 주겠다. 6선발 체제나 집단 5선발투수 체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전원 필승조 체제 실패...최동환 잠재력 뽐낼까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 2년보다 못한 불펜진이다. 불펜진 평균자책점 4.09로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불펜투수들을 믿고 선발투수를 조기 강판시켜도 아무 효과가 없다. 오히려 추가 실점을 허용한다. 선발투수와 교체되온 유원상과 김선규는 각각 평균자책점 5.00, 4.07, 피OPS 0.912, 0.801에 달한다. 너무 많은 경기에 나서며 누적된 이닝과 투구수도 많다.
그러면서 유원상은 올 시즌 두 번째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유원상이 빠진 자리에는 최동환이 들어갔다. 최동환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11경기에 등판, 10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69로 맹활약했다. 140km 후반대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사실 최동환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도 빼어난 투구를 했다. 1군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달 11일 단 한 번도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엔트리서 제외됐다. 당시 양상문 감독은 “1군에서 한 경기도 못 던지고 내려가서 아쉽다. 최근 여유 있는 경기가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면서도 “또 기회가 올 것이다”고 다시 최동환이 1군에 합류할 것을 암시했다.
류제국 우규민의 합류로 선발투수 조기강판 횟수는 줄어들 전망. 불펜진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가운데, 최동환이 1군 무대서도 압도적인 투구를 펼친다면, 마운드 전체가 강해질 수 있다.
▲ 형편없는 타선, 토종 원투펀치 복귀로 반등?
LG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격이다. 타자들이 타고투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지난해 팀 타율 2할7푼9리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도 각종 타격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팀 타율 2할5푼으로 8위, 팀 OPS도 0.700으로 8위다. 정성훈 외에는 규정타석을 소화한 3할 타자가 전무하다. 정성훈 홀로 타율 3할5푼3리 OPS 0.911 득점권 타율 3할1푼8리로 활약 중이다. 그야말로 홀로 북 치고 장구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양상문 감독과 노찬엽 타격코치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용택 이진영 이병규(7번)의 부진이 시즌 내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실제로 박용택은 최근 6경기서 22타수 8안타 타율 3할6푼4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양 감독은 “용택이에게 바라는 게 20, 30홈런이 아니다. 이전처럼 해결사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그래도 용택이가 최근에는 욕심을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규(7번)는 8일 kt전에 앞서 타격연습을 마친 후 “오늘 느낌이 좋다”더니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순도 문제다. 타자가 연속안타를 치고 나가도,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 2할1푼으로 타선의 연결고리가 없다. 지난 8일 경기서도 초반부터 찬스를 잡았는데 득점이 나지 않았다. 1번 타순과 클린업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리드오프 오지환은 4월말부터 타율과 출루율이 급락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3푼5리, 출루율은 2할2푼 밖에 안 된다. 이진영도 5번 타순에서 자기 역할을 못한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 2할1푼7리로 시즌 타율 2할5푼5리보다 낮다. 한나한을 5번 타순에 놓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일단 양 감독은 마운드가 안정되고 접전이 이뤄지면, 타선도 나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 양 감독은 “아무래도 점수차가 벌어지면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급선무는 ‘지키는 야구’라고 했다. 양 감독의 시나리오라면, 류제국 우규민이 마운드 전체를 안정시킬 때 타선도 살아날 것이다.
LG는 2013시즌에도 류제국의 합류와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경험이 있다. 2013년 5월 18일 시즌 전적 14승 20패로 5할 승률 -6까지 떨어졌지만, 다음날 류제국이 한국무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올리며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LG 선수들 또한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만큼, 류제국의 합류를 반겼다. 2015시즌, 류제국이 LG 반등의 시작점을 찍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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