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승 50패' LG, 반등 시나리오 방정식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5.11 13: 00

“지금부터 60승 50패하면 된다.”
다시 연패에 빠졌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다. 100% 전력이 가동된 적도 없고, 시즌도 많이 남았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반등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양 감독은 지난 1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지금의 부진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류)제국이와 (우)규민이 없이 시즌을 치르는 만큼, 최악의 경우, ‘5할 -5. -6’ 정도는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다. 그런데 이렇게 길게 연패를 당하고 kt에 고전하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 감독은 “아직 110경기가 남았다. 지금부터 60승 50패하면 된다”고 희망을 바라봤다.

LG는 현재 시즌전적 15승 20패,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4월까지만 해도 목표로 삼았던 5할 승률 지키기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7연패에 빠지며 추락했다. 7연패를 끊고 난 후 kt와 원정 3연전에선 1승 2패로 루징시리즈에 머물렀다. 시즌 내내 타격이 발목을 잡고 있고, 투타 밸런스도 맞지 않는다.
하지만 류제국이 돌아왔고, 우규민도 이번 주부터 합류한다. 시즌 개막 후 40일을 기다렸던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도 수비는 안 되지만 타석에서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용택도 3할 타율로 올라서며 정성훈과 함께 중심타선을 이끈다. 무엇보다 LG는 지난 2년 동안 하위권으로 떨어졌다가, 상승세를 타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Again 2013·2014’를 이루기 위한 LG의 반등 요소들을 꼽아봤다.
▲ 안정 찾아가는 투수진...마운드부터 올라서야 한다
LG가 연패에 빠진 원인은 선발진 난조와 투구교체 실패였다. 헨리 소사 외에는 퀄리티스타트를 찍어줄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임정우 임지섭 장진용이 어느 정도 버텼지만, 4월 중순부터 무너졌다. 4회, 혹은 5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양 감독은 서둘러 불펜진을 가동했는데 이 또한 해답이 아니었다. 불을 끄기 위해 등판한 유원상과 김선규가 오히려 불을 키웠고, LG는 경기 중반 상대에게 흐름을 빼앗겼다.
양 감독 또한 “경기 중반 선발투수를 교체하자마자 실점을 허용하곤 했다. 불펜투수가 대기하면서 데이터도 보고, 상대 타자들의 컨디션도 파악해야 하는데 이런 게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다”며 마운드 운용에 아쉬움을 전했다. 2014시즌의 경우, 불펜진이 전원 필승조 체제를 이루며 경기 중후반 실점을 최소화했었다. 올 시즌 불펜진은 지난해만큼 막강하지는 못하다. 2015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3.94로 리그 3위, 상위권에 있지만, LG 불펜진은 2013시즌과 2014시즌 연속으로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찍었다.
그래도 선발진이 청신호을 키고 있다. 지난 9일 류제국이 2015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건재함을 과시했고, 우규민도 순조롭게 퓨처스리그 재활 등판을 마쳤다. 루카스는 지난 10일 수원 kt전에서 볼넷 하나만 내주며 올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앞으로 소사 임정우 류제국 우규민 루카스로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갈 예정. 소사 한 명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던 모습에선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이 퀄리티스타트만 꾸준히 찍어주면, 불펜진도 부담을 던다. 6, 7회까지 접전을 이루면, 필승조 투입이 가능하다.
불펜진도 회복세다.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봉중근이 5경기 연속 무실점 중이다. 구속도 140km 중반대까지 찍었고, 로케이션도 정교해졌다. 신재웅도 2군에서 돌아온 후 145km 이상이 나오고 있다. 이동현과 정찬헌에게 의존했던 불펜진에 필승조 투수 두 명이 돌아온 상황이다. 지금의 불펜진이라면, LG는 경기 후반 승부를 걸 수 있다.
▲ 타격 침체, 테이블세터 재편이 해답되나
양상문 감독은 지난 10일 고민 끝에 1번 타순에 변화를 줬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오)지환이를 1번에서 빼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1번 타순에 고정시킬 생각이다. 지환이가 4월 중순까지 보여줬던 활약을 다시 할 것이라 본다”며 “지환이를 1번에서 빼면 팀 타순 전체가 다 바뀌게 된다. 팀 내부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이런 모습을 보여서 득이 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오지환의 고전이 계속되자 결단을 내렸다. 손주인을 1번 타자로 올렸고, 오지환을 9번 타순에 배치했다.
사실 양 감독이 우려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오지환 대신 정성훈이나 박용택을 1번으로 둘 경우, 클린업이 약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양 감독은 “클린업까지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다. (정)성훈이나 (박)용택이가 예전처럼 1번으로 돌아가면 1번은 강해질 수 있으나, 클린업에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러다보면 타순 전체에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오지환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2할, 출루율은 2할8푼2리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손주인이 5월 타율 4할2푼9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그러자 양 감독은 10일 수원 kt전에서 손주인을 1번 타자로 기용했다. 클린업을 유지하면서도 1번 타순에 변화를 준 것이다. 손주인은 2013시즌 LG 이적 후 단 한 번도 1번 타자로 나선 적이 없으나 이날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댔고, 이는 이병규(7번)의 쐐기 투런포로 연결됐다. 오지환 또한 9번 타순에서 2루타와 3루타 하나씩을 터뜨리며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양 감독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1번 타순뿐이 아니다. 양 감독은 지난해 부임 후 4번 타순에 박아놨던 이병규(7번)를 2번 타순에 배치시킨 것을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상적인 타순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 병규가 2번 타순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4번을 칠 때와는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지켜보려고 한다. 올해뿐이 아니라, 내년, 내후년 우리 팀의 이상적인 타순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클린업은 어느 정도 해답이 나왔다. LG는 박용택이 페이스를 찾았고, 한나한도 거포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베테랑다운 완성도 높은 타격을 한다. 정성훈 홀로 고군분투했던 모습에선 탈피했다.
관건은 테이블세터다. 앞으로 1번 타자가 손주인이 될지, 오지환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이병규(7번)도 2번 타순에서 지난해의 괴력을 발휘할지 두고 봐야 한다. 테이블세터만 안정된다면, 타격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한나한, 수비 소화해야 팀 전체가 산다
 
우규민의 복귀로 주축 선수들이 다 모였지만, 아직 베스트 스쿼드는 아니다. 한나한이 3루수로 활약할 때 LG는 100% 전력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래도 손주인이 3루수를 맡으면서 급한 불은 껐다. 손주인은 지난 5일부터 3루수로 선발 출장, 핫코너를 철통방어하고 있다. 정성훈 양석환 김영관 백창수로 돌려막았던 3루에 손주인이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2014시즌에도 손주인은 조쉬벨의 퇴출로 무주공산이 된 3루를 지킨 바 있다.
그러나 손주인의 3루수 기용이 이상적이진 않다. 손주인 본인도 3루보다는 2루를 선호한다. 무엇보다 LG는 3루를 강화하기 위해 100만 달러를 들여 한나한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서 골드글러브급 3루 수비를 펼쳤던 한나한이 3루를 맡고, 손주인이 2루에 자리할 때, LG는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발휘할 것이다.
문제는 한나한의 수비 가능 시점이 분명치 않다는 데에 있다. 양 감독은 “언제 수비가 가능할지 기약이 없다”고 했다. 심지어 한나한 본인도 “언제 3루수로 나갈지는 모르겠다. 현재 수비가 가능해지기 위한 과정에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나한이 수비에 나서야 라인업에 유동성도 생긴다. LG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이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나섰다. 그러면서 LG는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안배와 팀 전력 유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나한이 이렇게 계속 지명타자로만 나서면, 베테랑은 체력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 3년 연속 기적, 가능할 것인가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타자들은 매일 더 많이 치고 있고, 투수들은 상대팀 분석에 열중한다. 평일 홈경기 출근 시간은 오후 1시. 그런데 최근 LG 선수들은 오전 10시, 혹은 11시부터 경기장에 나와 땀을 쏟는다. 경기 후 실내 연습장에서 배트를 휘두르는 선수들도 많다. 월요일에도 잠실구장을 찾는다. 주장 이진영은 “지난 2년도 평탄하지는 않았다. 평탄하게 계속 상위권에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잘 되지는 않는다. 원래 우리는 한 번은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운명인가 보다”고 웃었다. LG는 2013시즌 5월 중순까지 5할 승률 '-6'을 찍었다. 2014시즌에는 6월초 5할 승률 '-1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양 감독은 반등을 위한 첫 번째 퍼즐을 마운드 안정으로 보고 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원동력도 마운드에 있는 만큼, 최저실점 경기만 하면, 보다 많은 경기를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 시즌 LG의 평균자책점은 4.61로 리그 4위. 평균자책점만 보면 중상위권인데 만족할 수 없는 숫자다. 최소 4점대 초반, 가능하면 3점대까지 평균자책점을 낮춰야 지키는 야구를 한다고 내세울 수 있다. 60승 50패 역시 마운드가 더 높아져야 가능하다.
kt와 시즌 3차전을 가져가며 60승 중 1승은 따냈다. 이제 목표는 앞으로 109경기서 59승 50패다. 목표를 달성하면 시즌 최종 성적은 74승 70패. '5할 승률 +4'다. 기세만 제대로 타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양 감독은 지난해 5월 13일 부임 후 2014시즌 종료까지 52승 41패 1무를 기록했다. 2014년 5월 13일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팀 평균자책점도 리그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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