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03' 한승혁, 달라진 비결은 '어깨 각과 시선'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5.14 06: 01

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 한승혁(22)이 최근 호투로 팀의 핵심 투수로 자리 잡고 있다.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은 물론, 구석 구석을 찌르는 제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IA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위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김민우의 극적인 끝내기 스리런포에 힘입어 9-8로 승리했다.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승리였다. 비록 마무리 윤석민이 1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지만, 앞서 등판한 한승혁, 심동섭은 불펜진으로 제 몫을 다 해줬다.
특히 최근 들어 한승혁의 피칭은 눈길이 간다. 한승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혹은 불펜, 마무리 등 다양한 보직에 대한 가능성을 두고 테스트를 받았다.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을 가져 어떤 보직으로든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다. 한승혁은 개막 엔트리에 들진 못했으나 지난달 17일 1군에 콜업됐다.

선발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먼저 중간 계투로 등판했다. 그리고 11경기에 등판해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03으로 활약 중이다. KIA는 올 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점 4.08로 리그 4위를 기록 중인데, 그 중심에는 역시 한승혁이 있다. 한승혁은 150km에 달하는 패스트볼은 물론이고 정확한 제구까지 갖춰 필승맨으로 주목을 받는다.
한승혁은 13일 kt전에서도 양 팀이 5-5로 맞선 7회초 1사 2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한승혁은 첫 상대 타자 김상현에게 1루수 방면으로 강하게 날아가는 타구를 맞았지만, 브렛 필이 점프해 이를 캐치했다. 이어 2루 송구로 2루 주자 하준호까지 잡아내며 더블 플레이를 완성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한승혁은 선두타자 박경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후 장성우를 투수 땅볼로 솎아냈다. 이후 박용근에 좌중간 안타를 맞기도 했지만 용덕한을 포스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잡으며 위기를 벗어났다. 한승혁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한승혁은 1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 해줬다.
무엇보다 최근 경기에 확실히 1이닝 이상을 책임져 주고 있다. 비록 8일 목동 넥센전에선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무릎을 꿇었지만, 한승혁을 비난할 수는 없었다. 그는 이후 10일 넥센전에선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이후 13일 kt전에 등판해 다시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것이다.
한승혁의 제구는 지난해와 몰라보게 달라졌다. 올 시즌 13⅓이닝 동안 허용한 볼넷은 9개. 9이닝 당 볼넷이 6.08개다. 적다고는 볼 수 없지만 지난해 7.36개에 비해 1개 이상 줄어든 수치다. 특히 150km의 빠른 공에 제구까지 되니 상태 타자들은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 이대진 투수 코치는 “어깨 각과 시선을 한 뼘 반 정도 낮춘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더 안정적인 투구를 위해 움직이던 시선을 낮추고 고정한 것이다. 물론 말 만큼 쉬운 수정은 아니다. 하지만 한승혁은 이를 재빠르게 습득했고, 실전에서 적용하며 좋은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시선을 낮게 고정하니 자신이 던지는 공을 더 정확히 볼 수 있었다. “구슬치기를 하는 것과 같이 시선이 낮아져 더 정확하게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코치의 설명. 우완 파이어볼러 한승혁이 1군의 필승투수로 거듭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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