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임시 주장' 양상민, '캡틴' 염기훈 왼발 대신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5.31 15: 51

양상민(31, 수원 삼성)이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임시 주장의 품격을 선보였다.
수원은 31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원정 경기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1-1로 아쉽게 비겼다.
인천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16을 기록하며 9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수원은 승점 21로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수원엔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불과 5일 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탓이었다. 1차전 홈경기서 2-3으로 석패한 수원은 2차전 원정서 2-1로 승리해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아쉽게 가시와 레이솔에 8강행 티켓을 내줘야 했다.
출혈도 컸다. '캡틴' 염기훈이 갈비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오장은 등 기존 부상자에 오범석, 카이오, 홍철 등 주축 선수들 7명이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전 "8강에 충분히 올라갈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입맛을 다셨다. 그러면서 "부상자가 많고, 인천에 비해 체력적으로도 불리해 여러모로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뚜껑을 열자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인천은 공격적인 4-1-4-1 포메이션을 내세워 초반부터 수원을 압박했다. 반전을 이루려던 수원은 인천의 적극적인 공세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구세주가 나타나는 듯했다. 멀티 자원 양상민이 주인공이었다. 자로 잰 듯한 프리킥 골로 베테랑이 대거 빠져나가며 위기에 놓인 수원을 구해냈다. 전반 31분 아크서클 정면에서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수원은 후반 9분 조수철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양상민은 올 시즌 수원의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로 맹활약하고 있다. 본업이 좌측면 수비수인 그는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FA컵 등 무대를 가리지 않고 중앙 수비수를 오가며 활약했다.
서정원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서 감독은 경기 전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양상민은 끝까지 버텨내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그의 정신력을 높이 샀다.
서 감독은 그런 양상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양상민도 주장과 부주장인 염기훈과 김은선이 모두 이탈한 상황서 임시 주장 임무를 완수하며 무승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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