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일만의 선발승’ 임정우, “항상 전력투구...체력문제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6.24 22: 25

LG 트윈스 우투수 임정우(24)가 향상된 기량을 뽐내며 올 시즌 10번째 도전 만에 선발승을 올렸다.
임정우는 24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 96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4-2로 앞선 상황에서 선발승 요건을 충족시킨 채 이날 투구를 마쳤고, LG는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지난해부터 임정우는 꾸준히 5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014시즌 불펜에서 평균자책점 1.56으로 활약, 롱맨으로서 맹활약했으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6.52로 고전하곤 했다. 불펜 등판시 특유의 적극적인 승부가 선발투수로 나섰을 때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선발투수 임정우를 포기하지 않았다. 2015년 스프링캠프에서 임정우를 선발투수 후보군에 넣었고, 임정우는 선발진에 포함된 상태로 2015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불운이 겹치며 좀처럼 선발승에 닿지는 못했으나, 경험이 쌓이면서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씩 발전했다. 패스트볼 구속도 올라왔고, 장기인 커브를 살려 볼카운트도 유리하게 가져갔다. 지난해 익힌 포크볼은 결정구가 됐고, 슬라이더의 각도도 더 예리해졌다. 투구 모션으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 노련함까지 터득했다. 
이날도 그랬다. 임정우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다양하게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6km였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각도 큰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으며 kt 타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와인드업 모션으로 상대를 흔들기도 했다.
위기도 있었다. 5회말 제구가 흔들리면서 연속안타와 볼넷을 범해 1사 만루로 몰렸다. 그러나 LG 덕아웃은 임정우를 교체하지 않았고, 임정우는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김상현을 슬라이더로 3루 땅볼 병살타 처리,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응답했다.
임정우의 최근 선발승은 2014년 7월 5일 마산 NC전. 다음 선발승을 올리기까지 354일의 인내가 필요했고, 인내한 시간만큼 임정우의 기량도 향상됐다. “선발투수로 안 된다는 선입견을 없애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도 실현되고 있다. 
경기 후 임정우는 선발투수로서 경기에 나서는 마음가짐에 대해 “선발이든 중간이든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며 “이제는 선발투수로 나서도 밸런스가 잘 맞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구속저하도 없다. 그냥 불펜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전력투구를 하는데 다행히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정우는 이날 경기 5회말 위기 상황을 놓고는 “감독님께서 올라오셔서 잘 던지고 있으니까 하던대로 던지면 된다고 하셨다. 만루가 됐을 때는 교체를 검토하기도 하셨는데 막든, 실점하든 내 선에서 끝내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을 두고는 “슬라이더와 커브는 아마추어 때부터 던졌던 구종이다. 작년에 강상수 코치님과 스플리터를 연마했는데 내게 잘 맞는 것 같다”며 “킥으로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도 예전부터 해왔던 것이다. 우리 팀에 (우)규민이형이 잘 하는데 사실 규민이형보다 내가 먼저 모션으로 타이밍을 빼앗는 것을 해왔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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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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