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채연이 5년 만에 돌아왔다. 엄정화의 뒤를 이어 ‘섹시퀸’의 자리에 올랐던 그 채연 말이다. 그간 중국에서 왕성하게 활동 하며 대표적인 한류 스타로 떠오른 그는 이번에는 한국 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앨범을 냈다.
채연은 지난 25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롤링홀에서 열린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오랜만에 돌아온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그가 SBS 예능프로그램 ‘썸남썸녀’에 출연중인 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과 ‘전매특허’ 섹시 콘셉트에 대한 질문, 중국 활동 등에 대한 질문에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데뷔 12년차인 그는 걸그룹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섹시함이 가진 장점을 “편안함”으로 꼽았다. 여전히 섹시한 콘셉트가 어색한 게 사실이지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섹시하게 봐주는지를 오랜 시간 체득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섹시할 수 있는 것을 배웠다는 것.

이어 채연은 ‘썸남썸녀’의 출연에 대해서는 “(만남) 확률이 높지 않을까 해서 출연했다”고 밝혔으며 “가능한 한 빨리 결혼 소식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5년 만에 돌아온 채연의 싱글 타이틀 곡 ‘안봐도 비디오’는 단순하지만 중독성 강한 브라스 테마라인에 신나는 비트를 기반으로 한 레트로 펑크 팝이다. 통통 튀는 트랙과 섹시하면서도 상큼 발랄한 보컬이 절묘한 어울림을 이루고 있는 이 곡은 남자들의 눈에 보이는 뻔한 거짓말과 행동을 꼬집은 가사가 특징이다.
락스톤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석원용 프로듀서가 기타연주로, ‘언프리티 랩스타’ 육지담의 랩 선생님으로 알려진 허인창이 피쳐링 랩으로 힘을 모았다. 더불어 뮤직비디오에는 아이돌 그룹 블락비 재효가 남자주인공으로 출연, 채연과 연상연하 커플 연기를 선보인다.
채연은 2003년 1집 앨범 ‘잇츠 마이 타임(It's My Time)’으로 데뷔해 ‘둘이서’, ‘오직 너’, ‘흔들려’, ‘사랑 느낌’ 등 다수의 히트곡을 만들어내며 사랑받았다. 그간 중국 시장에서 가수 및 배우 맹활약을 펼친 그는 중화권의 대표적인 한류 스타로 인정받고 있으며 한중을 오가는 바쁜 일정 가운데도 국내 활동을 위해 새 앨범 제작 전반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였다. ‘안봐도 비디오’는 26일 0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이하 일문일답
-더 예뻐졌다. 그동안 미모를 유지한 비결이 있다면?
사실 많은 분 이런 얘기를 하면 기분 나빠 하실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귀차니즘’ 스타일이다. 잘 관리를 못 하는데 그래도 꾸준히 평상시에 생활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게 많다. 체중조절을 하거나 관리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습관이 돼 있어서 괜찮다. 나머지 제일 중요한 건 생각이다. 밝은 생각을 갖는 것.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포용 능력이 생기고 생각이 넓어지다 보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표정도 편해지지 않나 싶다.
-수록곡 ‘런웨이’와 타이틀곡 ‘안봐도 비디오’의 가사 작업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일단 ‘런웨이’는 중간에 가사가 내 얘기인 것 같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짠한 느낌이 나더라. 다시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런 경험도 많았다. 예능을 하면서도 ‘리얼’이 많아서 부딪히면서 힘든 것도 많았고, 가수 활동 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걸 생각하니까 그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찡해지더라. 내가 느끼는 것만큼 많은 분들도 파이팅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가사에서 1절에 ‘나는 왜 이럴까 특별하지 않는데 남들은 왜 잘나 보이지?’이런 내용의 가사가 있는데 그건 정말 제 느낌이었다. .그런 걸 전달하기 위해 가사에 참여하게 됐다. ‘안봐도 비디오’는 여자가 남자를 볼 때 느끼는 감정들이 있다. 뻔히 보이는 것들. 그런 것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안 봐도 비디오’라고 많이 쓰지 않나. 어떤 식으로 풀어갈까 생각하다가 남자가 뻔히 하는 거짓말로 풀어보자고 해서 지금의 가사로 나왔다.

-원조 ‘섹시퀸’이다. 섹시함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 게 있나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그 때 섹시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만들어진 거다. 섹시한 척 하려고 노력하다보니 그게 익숙해져서 이러면 사람들이 더 집중해 주는 구나. 이렇게 좋은 걸 찾다보니 그게 제 모습이 됐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조금 더 익숙해지고 그렇게 과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자연스러움 안에서, 내 나이 안에서 우러나옴을 표현하고 싶은 그런 느낌이다.
-신체 부위 중 어디가 가장 섹시한가?
이럴 땐 어디라고 해야 하나. (웃음) 발목, 발목만 좀 얇다. 그게 섹시한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중국에서도 이번 앨범은 동시 발표한다. 중국 활동도 병행할 계획인가?
한국 분들이 저의 앨범을 얼마나 기다려주셨는지 체감을 못 했다. 그런데 제일 많이 들은 말. ‘왜 이렇게 TV에 안 보이세요’다. ‘활동 안 하세요?’,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예능도 많이 하고 TV에 많이 나왔으니까 빨리 활동하고 싶다고 했는데 중국 팬분들이 한국에서 앨범을 빨리 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기다리셨다. 한국도 중국도 동시에 앨범을 발매한다. 이번에는 한국을 집중적으로 홀동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중국에 가는 걸로 한다. 한국에 목이 말랐던 만큼 한국에 집중해 활동하고 싶다
-5년 만에 음악 프로그램에 나간다. 소감은?
5년만이라는 타이틀은 뺐으면 좋겟다. 너무 부담스럽고, 5년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중년이라는 느낌이 든다. 5년이라는 느낌은 없었으면 하는 느낌이 들지만. 부담스럽다. 5년만에 나온다고 하면 뭔가 대단한 걸 들고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실까봐 걱정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지 않나?
-중국에서의 활동은 어땠나?
드라마를 찍은 것 말고는 한국과 별로 차이가 없다. 예능도 하고, 중국어가 유창하게 되지 않지만 몸으로 하는 거,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중국어를 했었다. 예능을 했었고, 가수 활동은 중국에서 꾸준히 했었고, 드라마는 세 편 찍었는데 시대극 두 개와 현대물을 찍었다. 연기가 상당히 어렵더라. 계속 연기 준비를 하면서 한국에서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중국에서 방송 외 여러 광고를 찍었다. 얼마나 팔렸나?
나에게 (직접) 들어오지 않아서 체크를 안 해봤다. (150억 매출을 기록했다고 100만개 이상 팔렸다고 한다)
-중국에서 친하게 지냈던 연예인은 누구인가?
자주 연락하는 중국 연예인이 많지는 않은데 드라마를 하면서 친해진 같이 연기했던 친구들하고는 친하게 지내고 있다. 문자를 하는 정도는 종흔동 씨, 코코리 씨와 가끔 문자하고 얘기하고 있다.
-블락비 재효와 촬영을 했다. 어땠나?
처음 만났다. 그분이 굉장히 코믹하다. 성격이 너무 좋더라. 내 뮤직비디오 촬영이 조금 길었다. 세트 바꾸는 것도 길었고, 장면이 많다보니 일찍부터 오셔서 기다림이 길었는데도 표정 하나 변함없이 기다려주시고 마지막 순간까지 웃으며 가주셔서 너무나 고마웠다. 취조하는 장면에서 내가 ‘왜? 왜?’ 이런 식으로 애드리브를 하는 게 있다. 거기서 둘 다, 가사에 맞춰서 하라고 했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해주고 연기를 잘 하더라. 나도 편하게 했고, 생각보다 재밌는 그림이 나와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후배 섹시 걸그룹이 많은데 채연만의 섹시를 표현해 달라.
준비하며 모니터를 많이 했다. 아이돌이 워낙 많으니까, 내가 이 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가 채연이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제일 걱정되는 건 무대에 여러 명이 나와서 춤추는 모습 보다가 한명이 춤추면 허전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나만해도 그런데 다른 사람도 그렇게 느낄 거라 생각해서 걱정이다. 하지도 말까? 그런 생각도 했다. 저의 결론은 그런 것인 거 같다. 처음에 했던 것처럼 하자. 색다른 것을 하지도 말고 그 어떤 걸 과하게 보여주지도 말고 예전 채연 모습 그대로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중국 활동과 한국 활동은 뭐가 달랐나?
어떤 걸 말씀드려야할 지 모르겠는데 중국에서 적응이 안 된 건, 하루에 일을 하나밖에 할 수 없는 게 의외였다. 그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우리나라는 MBC, SBS에서 바로 차타고 부산 갔다가 라디오 갔다가 할 수 있는데 중국은 한 곳에 가면 다른 곳까지 오는 데 하루가 걸린다. 여유롭다면 여유로운데 어떻게 보면 그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이제 적응이 돼서 그 시간에 다른 걸 하고 보고 싶은 걸 보고 하는 걸로 대체했다. 여유 아닌 여유가 중국 활동에는 있다.
-앞으로 한국 활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오래간만에 온 것 같지 않다. 예능을 초반에 료헤이 친구로 나갔고, ‘썸남썸녀’를 하고 있지만 뭔가 굉장히 많이 달라진 느낌이 든다. 분위기도 그렇고 프로그램도 많이 달라져서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할 지 닥쳐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거 같고, 그냥 하고 싶다. 뭐든. 예능도 그렇고 활동도 그렇고 예전처럼 여러분을 자주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다.
-섹시 후배 여가수들이 많은데 눈여겨 본 후배가 있나? 가장 큰 응원을 주는 동료들은?
내가 봐도 예쁜 친구가 너무 많다. 그리고 또 어리다. 그래서 지금 아마 나와 비슷하게 앨범 나오는 AOA, 씨스타도 항상 노래를 즐겨듣고 있고, 안무도 즐겨 따라 했었었고, 그래서 굉장히 좋게 봤다. 그리고 웬만한 걸그룹은 다 제가 보고 있어서 다 좋다. 내가 워낙 예쁜 여자들을 좋아한다. 응원 메시지는 의외로 주위 분들이 제 마음을 아시는지, 제가 요새 그런 생각을 하는 걸 아시는지 응원을 많이 해준다. (소녀시대) 유리 씨나, 전혜빈 씨, 가희 씨 수진 씨 등이 함께 만든 모임이 있는데 그분들이 열심히 하라고 ‘파이팅’을 해줬다. 이번에 앨범 ‘런웨이’에서는 가희 씨가 피처링을 해줬다. 너무나 감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연기 계획이 없나?
나는 아무거나 주어지면 할 수 있다. 현대극을 했을 때 역할이 나쁜 여자였다. 악녀 중에 악녀. 사랑으로 인해 한 남자의 인생을 최악으로 만들어 바닥으로 내팽개치는 그런 여자의 역할이었다. 연기라는 게 처음에는 쉽게 봤는데, 하다 보니 가수 이쪽과 마찬가지로 너무 어렵더라. 처음부터 대단한 걸 바라지 않는다. 좀 사실 예전에도 제의는 들어왔는데 무대 모습과 비슷한 걸 많이 요구하신다. 섹시하고, 누군가를 유혹하고 그런 거라서 거절했는데 꼭 그런 모습만은 아닌 약간 다른 모습의 연기라면 좋을 것 같다.
-같은 섹시 콘셉트라도 달라진 점,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나?
이런 표현을 하면 이해하실지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노려보고 어떻게 해야 더 섹시해 보일까? 하는 그런 느낌이 있다면 지금은 내가 하면서도 더 편안한 느낌이다. 섹시해 보여야지 그런 느낌으로 하는 건 아니어서 보는 사람도 조금은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마음은 초심이지만, 그만큼 데뷔한 지 12년 정도 됐는데, 그 안에 다져진 섹시라는 내공으로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썸남썸녀’에 출연 중이다. 결혼 생각이나 계획은?
결혼 생각은 전부터 있었다. 기회가 딱히 오지 않는다.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이동하고 비행기 타면서 누군가 나타나주지 않더라.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진 않았다. 그래서 텀도 크고 나이가 많아져서 상대에게 바라는 것도 많아지고 고르기 힘들다. ‘썸남썸녀’를 하게 된 이유도 내가 직접 찾아 나서는 것보다 쉽게 말하면 선이나 .소개팅이나. 미팅으로 인해 상대방의 프로필을 알고 만나는 게 확률이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하게 된 거고, 기회가 있으면 빨리 결혼 소식을 알려드리고 싶다.
-사심이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 얘기를 들었다. 어떤 PD가 ‘썸남썸녀’ 출연이 ‘어떠냐?’고 물어서 나는 ‘좀 불편하다. 편하지가 않은 것 같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게 늘 내가 하는 예능인데 왜 불편한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 분이 명쾌한 답을 해주더라. 불편한 게 맞다. 불편하지 않고 편한 거면 일로 한 거지만 불편해서 본인의 마음이 들어간 거다. (그 얘길 듣고) 내가 누군가를 만나고 싶긴 하구나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런웨이’ 가사 작사에 참여했다고 했다. 언제 이런 기분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그게 공감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한두 살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지 않느냐. 이게 별 거 아닐 수 있는데 그냥 혼자 이렇게 앉아 있다가도 여러 생각을 하다보면 눈물이 날 때도 있고, 전화기 들었는데 내 얘기 하고 싶은 데 아무도 없다는 느낌이 들면 외롭다는 느끼미 든다. 그런 복합적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많은 분들이 여러 사람과 생활하고 함께 라고 느끼지만, 그런 건 나도 가끔 느끼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해서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12년 가까이 섹시 콘셉트를 줄곧 해 와서 자신만의 철학이 생겼을 것 같다.
섹시라는 단어는 사실, 섹시하다고 들으면 기분은 좋은데 아직 나에게 낯선 단어이긴 하다. 부끄럽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표현하고 답해야할지 어색하긴 한데, 내가 대답한 건 그거다. 여자의 최대 무기는 섹시함이다. 이제는 그 대답이 애매모호할 수 있는데 여성스럽고 무기로 내놓을 수 있는 건 섹시함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눈물 셀카’를 한 번 더 보여달라는 팬들의 (장난기어린) 요청도 있다. 1등 공약으로 할 생각이 있나?
어쩌다 내가 눈물 셀카의 메인이 됐을까. 많은 분이 울었는데 내 눈물 셀카가 셌나보다. 오그라들긴 하지만 정말 그때는 내가 진심을 품고 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눈물 셀카가 1위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1위를 하면 더한 것도 보여드릴 수 있는데 눈물 셀카는 물론이다. 기억에 남을 만큼 만이어도 나는 성공했다고 본다. 1위를 하면 정말 하겠다. 눈물 셀카를. 그런데 그거 별로 안 보고 싶으시지 않나?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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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