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확인한 U대표팀, 이제는 광주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7.01 06: 54

모의고사는 끝났다. 이제는 실전이다.
이민현 감독이 지휘하는 유니버시아드 농구대표팀은 30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KCC와 함께하는 2015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러시아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96-91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한국은 러시아(3승 1패)를 따돌리고 대회 우승을 확정지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를 앞둔 U대표팀은 안방에서 세계적인 강호들과 미리 붙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이민현 감독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U대표팀을 앞두고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4연승이라는 결과보다 충실한 내용에 더 의미가 있었다.
▲ 정통센터는 없다. 포워드들 무한한 가능성
U대표팀은 센터 이종현과 김종규가 빠지면서 높이의 한계가 분명했다. 단 한 명의 정통센터 없이 대회에 임해야 한다. 설상가상 김준일마저 무릎부상으로 빠졌다. 팀에 빅맨은 이승현, 이대헌, 박인태 세 명이다. 이승현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 너무 무거운 상황이었다.
이민현 감독은 정효근, 강상재, 최준용 등 2미터가 넘는 포워드 자원을 골고루 기용해 골밑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문성곤과 한희원이 슈팅가드로 뛰면서 적어도 2~4번 라인업에서 장신화를 꾀했다.
한국은 4포워드-1가드 용병술로 큰 재미를 봤다. 러시아전에서 최준용(21점, 6리바운드), 정효근(15점, 10리바운드), 강상재(15점, 10리바운드) 등 포워드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이승현은 작은 키로 센터를 보면서 16점, 7리바운드를 기록해 러시아를 2차 연장에서 96-91로 무너뜨리는데 한 몫 했다.
이민현 감독은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연습이 많이 됐다. 러시아라는 좋은 팀과의 경기로 실전경험을 했다. U대회 가서 큰 밑바탕이 될 것 같다”며 연습성과에 만족한 모습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U대표팀은 신장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2-3 지역방어도 가다듬었다. 이 감독은 “우리 상대들 신장이 다 2미터 이상이다. 우리 신장은 작다. 존 디펜스를 안 가져갈 수 없다. 상대 공격시간을 뺏어 조급한 공격을 하도록 했다. 반면 우리는 24초를 다 쓰는 공격을 해서 상대 장신의 공격빈도를 줄여야 한다. 크고 강한 상대에게 맨투맨 정공법으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신장은 작지만 심장이 큰 이재도
국제대회서 센터나 포워드뿐 아니라 가드들도 신장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가드들은 항상 자신보다 큰 선수와 싸워야 한다. 이번 대회는 한국의 가드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다. 특히 주전가드를 맡은 주장 이재도는 팀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이 지역방어를 설 때 180cm인 이재도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재도는 빠른 발과 압박능력을 활용해 팀에 기여했다. 러시아전에서 이재도는 상대의 실책을 유도해 속공으로 연결하는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다. 클러치타임 때마다 터지는 그의 득점포는 신장의 한계를 넘었다. 이재도는 러시아와 결승전에서 19점으로 대활약했다. 대부분 4쿼터와 연장전에서 터진 득점이었다.
경기 후 이재도는 “항상 나보다 큰 선수와 대결했다. U대회에 가면 모든 상대가 장신의 팀이다.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밝혔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이재도다. 그는 “나이가 많아서 주장이다. 내가 잘 이끌 능력이 부족하다. 워낙 밑에 애들이 실력이 있고 성격도 착하다. 크게 어려움은 없다. 다만 안 뛴 선수가 있다 보니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 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주장다운 발언을 했다.
U대표팀에서 이재도의 백업은 이동엽이 맡고 있다. 스피드가 좋은 이재도와 신장이 큰 이동엽은 상황에 따라 출전시간을 나눠 갖고 있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이동엽은 클러치타임에서 득점포도 터트리며 활약했다. 
▲ 문성곤 부상공백, 어떻게 메울까?
가장 아쉬운 것은 문성곤의 부상공백이다. 러시아전 1쿼터서 문성곤은 돌파를 시도하던 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최소 2주가 지나야 겨우 걸을 수 있는 심각한 부상이다. 문성곤은 U대회 출전이 어려워졌다. 설상가상 U대표팀은 엔트리 제출이 끝나 대체선수를 뽑을 수도 없다. 11명이 문성곤 몫까지 싸워야 한다.
이민현 감독은 “문성곤이 빠져 아쉽다. 지금 상황에서 엔트리가 확정돼서 선수교체를 할 수도 없다. 문성곤을 경기에 투입하기는 힘들 것이다. 11명의 상태가 가동된다고 보면 된다. 대체 인원을 활용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문성곤은 대표팀이 준비한 3-2 드롭존에서 센터에 서는 가장 중요한 선수였다. 공격에서는 허웅과 한희원이 문성곤의 공백을 메워줘야 한다. 문성곤의 이탈로 두 선수 역시 더 많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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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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