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청춘FC’, 루저들의 두 번째 화양연화 올까[종합]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7.03 15: 24

국가대표 출신 안정환이 축구 미생들의 완생 도전기에 앞장섰다. 각 구단들에게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꼭 스카우트 해달라고 부탁하는 안정환의 진지한 모습은 넉살 좋은 그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청춘FC’가 가진 진정성을 가늠하게 했다. 인생, 그 자체를 주제로 한 ‘청춘FC’가 기대를 높였다. 
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의 기자간담회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최재형PD, 안정환, 이운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축구와 관련해 꿈을 지닌 일반인들의 사연과 함께 이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려는 안정환, 이을용, 이운재의 모습이 담겼다. 누구에게나 빛나던 시절이 있었고, 또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 기회가 없었던 ‘루저’들의 두 번째 도전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사연을 가진 각각의 도전자들을 이끄는 안정환, 이운재, 이을용 등의 열정과 함께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날아라 슛돌이’, ‘천하무적 야구단’ 등 스포츠 예능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최재형 PD가 연출하는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오디션프로그램과 차별화된 감동적인 성장기를 보여줄 것으로 관심을 끄는 중. 최 PD는 “기회의 문제라는게 이 프로그램의 출발점이다. 특히나 요즘 한국사회에는 어린 시절에 한 번 삐끗하면 다시는 기회를 가질 수 없는 것 같다. 역전의 기회도 없다. 그런 사회가 건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축구만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축구 역시도 그렇다. 도전자들을 보니 웬만하면 청소년대표고 상 안받아본 친구들이 없다. 그런데 축구를 지금 못하고 있다. 본인들의 잘못도 있겠지만 과연 본인들만의 잘못일까, 이런 것들이 프로그램에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최PD는 이들의 진정성에 집중하기 위해 연예인들의 출연을 배제했다고. 최PD는 “연예인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성공할 수 있을지, 우리에게도 도전이다. 이름표를 뗀다거나 까나리를 먹는 게 아니여도, 우리가 사는 모습 그 자체도 충분히 재밌을 것 같다. 우리의 이야기다. 동생 같고 형 같은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리얼 예능 프로그램은 가상의 상황에서 출발한다. 연예인들이 돈 없이 여행을 떠나고, 서로 만나본 적 없는 연예인이 결혼생활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진짜에서 출발한다. 이 사람들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응원하는 힘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 연예인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정환도 K리그와 외국 구단에서 감독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하고 ‘청춘FC’의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K리그와 외국에서 감독 제의가 있었다. 그런데 그걸 포기하니 주위에서는 미친놈이라고 한다. 후회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좋은 자리에서 화려하게 감독직을 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이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어렸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없었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면 뿌듯함이 있을 것 같고, 축구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얻었기 때문에 그것을 후배들에게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그가 지닌 막중한 책임감을 엿보게 했다.
‘청춘’은 지원자 2,300명 중 서류전형 합격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경기력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 현장에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을 비롯해, 올림픽 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 이운재, U-17(17세 이하) 대표팀 최진철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합류하는 등 축구인들의 도움의 손길이 쏟아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같은 국대급 심사위원 섭외는 ‘청춘’을 이끌어 나갈 안정환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안정환은 도움을 받고 싶은 축구인을 묻는 말에 “이제 팀이 다 꾸려졌기 때문에 금전적인 도움 말고는 필요 없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면서도, “도전하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밥 먹는 거 걱정 안 했으면 좋겠다. 좋은 구단에 가서 활약하면 좋은 일이지만, 지금 처해있는 상황에서 한 꺼풀 벗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 이들이 기회를 못 잡은 건 본인의 잘못이다. 남들보다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기회를 주는 거다. 축구로 인생을 사는 게 아니라, 본인의 인생을 멋지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 구단 여러분들이 관심 있게 봐주고 이들을 스카우트 해달라”고 전했다.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축구를 포기할 위기에 놓여 있음에도 그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운 유망주들의 도전을 통해 진짜 ‘축구 인생’ 스토리를 담아내고 재기의 기회와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11일 밤 10시 25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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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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