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김 원장, "호르몬 문제 몰랐다" VS "문제 후 말 바꿨다"(종합)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7.14 19: 39

"호르몬이 문제인지 몰랐다" (박태환) VS "문제가 된 후 말을 바꿨다"(김 원장측).
박태환은 14일 서울중앙지법 제 8단독재판부가 개최한 T 병원 김 모 원장의 3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박태환에게 네비도를 투여한 A원장은 현재 업무상과실치상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박태환 측은 자신이 모르는 상태에서 병원 측이 남성호르몬을 주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판은 4월과 6월 각각 한 차례 열렸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2014년 9월 3일 약물 검사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8개월 징계를 받았다.

김 원장은 2014년 7월29일 박태환에게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네비도를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투여해 체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킨 혐의로 올해 2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박태환 측이 수차례에 걸쳐 주사제 성분이 금지 약물인지 아닌지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했지만 김 원장 측이 이를 간과하고 "문제없다"는 식으로 박태환에게 설명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지난 2번째 공판에서 김 원장은 새로운 주장을 했다. 박태환이 "병원이 2014년 7월 이전 시점에서 남성호르몬제라고 말한 것 같다. 스테로이드가 금지약물임은 인지했으나 테스토스테론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의 한 종류다.
공판에서 박태환의 발언을 설명받은 전 매니저는 김 병원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 "운동선수라면 알 수 있다"고 답했다. "박태환의 진술은 잘 모르겠다"고 단서를 달긴 했으나 보편적인 체육인이라면 테스토스테론이 금기임을 인식한다는 얘기다.
박태환은 이 여파로 인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로부터 인천 아시안게임서 획득한 모든 메달을 박탈 당했다. OCA는 지난 5월 "WADA 금지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FINA의 징계를 받은 박태환의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입상기록을 취소한다. 이에 따라 해당 대회 메달집계도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박태환은 당시 획득했던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가 원천 무효되며 무너지고 말았다. 또 선수자격도 박탈당해 정상적인 훈련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재판의 중점 사항은 박태환이 네비도가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알고 주사를 맞았냐고 하는 것. 박태환은 "검찰 조사 때는 피곤해서 정상적으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따라서 정확하게 말하진 못한 것 같다"면서 "T 병원의 간호사가 나에게 그 이야기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네비도가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박태환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금지약물에 대해 아는 것은 스테로이드 뿐 이라는 것. 병원에서 한 차례 주사를 맞았고 호르몬 주사인 것은 듣고 맞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박태환은 수 차례 주사를 맞기전 김 원장에서 문제가 있느냐는 것을 확인했고 없다는 말에 대해 안심하고 주사를 맞았다는 것.
반면 김 원장측의 의견은 전혀 다르다. 병원 기록에 따르면 박태환은 2차례의 네비도, 4차례의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또 김 원장측은 "의사는 도핑 교육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박태환에게 호르몬 주사를 처방한다고 했을 때 점검을 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황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김 원장측은 "만약 박태환에게 네비도라는 것을 말했어도 모르지 않았을 것 아닌가? 또 진술도 자꾸 바뀌는데 신빙성이 없다. 이미 팀 지엠피와 박태환이 직접 병원을 찾아 문제되는 것에 대해 알아갔다. 결국 그 문제가 불거진 후에 말을 바꾼 것 아닌가"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결국 박태환과 김 원장측의 의견은 상반되어 있다. 박태환은 호르몬인지 알고 주사를 맞았지만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고, 김 원장측은 "도핑에 대해 전혀 모르기 때문에 몸에 좋은 것으로 처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태환은 말미에 "나는 김 원장이 주사를 한번 놓은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확인해 보니 총 6차례다. 그래서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문제 때문에 고소를 하게 됐다. 성정 호르몬과 네비도가 문제인지 몰랐다. 그러나 나는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항상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 묻는다"라면서 "이럴줄 알았다면 맞지 않는 편이 좋았다.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할 정도로 불편했다. 네비도를 놓을 때도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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