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웅에 박정배까지… SK 불펜 철옹성 쌓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26 10: 14

팀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SK가 시즌 중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 트레이드로 좌완 신재웅(33)을 영입한 것에 이어 박정배(33)도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준비 중이다. 두 선수가 기대만큼의 몫을 한다면 SK 불펜은 더 강해질 수 있다.
SK는 25일까지 3.98의 불펜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유일의 불펜 평균자책점 3점대 팀이다. 사실 SK 선발진은 전반기 동안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개막 5명의 선발 투수들이 모두 부상 및 부진으로 한 차례씩 이탈하며 흔들렸다. 특히 트래비스 밴와트는 불운의 부상으로 한 달 이상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그럼에도 SK가 비교적 탄탄한 마운드를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불펜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온 정우람이 무게 중심을 든든히 잡은 가운데 윤길현 문광은 전유수 채병룡 이재영 등 다른 불펜 투수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는 더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SK 불펜은 25일까지 316⅔이닝을 던졌다. 이는 리그 7위 이닝 소화이며 평균(325이닝)에 못 미친다. 불펜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정우람이 50이닝을 던졌고 핵심 요원들은 40이닝대 소화다. 체력 관리는 비교적 잘 된 상태다.

여기에 지원군도 가세한다. SK는 24일 LG와의 3대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LG에서 받아온 선수 중에는 왼손 신재웅이 포함되어 있다. 신재웅은 최근 몇 년간 LG 마운드의 핵심적인 선수 중 하나였다. 선발과 중간을 오고가며 공헌도가 높은 투수였다. 지난해에는 57경기에 나가 64이닝을 던지며 8승3패8홀드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올해는 다소 페이스가 처진 편이지만 7월 들어서는 2.84의 평균자책점으로 상승세다.
SK는 정우람이 마무리로 이동한 뒤 왼손 불펜이 부족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간 진해수가 있었지만 전지훈련 당시 호평을 받았던 구위를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신재웅의 가세로 최소 한 타자, 길게는 1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왼손 요원을 확보했다. 상황에 따라 상대의 좌타 라인 흐름을 끊어갈 수도 있고 필승조 투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가 크다.
여기에 박정배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상 1군 등록 시점만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올스타전 이후 오른 어깨에 시술을 받았던 박정배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복귀 페이스다. 이미 6월부터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SK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박정배가 제 구위를 모두 찾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 주 주중 3연전인 광주 KIA전부터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1군 등록 시점을 저울질한다.
박정배는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다만 큰 의미는 없다는 것이 SK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박정배는 2군 등판 후 2이닝 이상, 30구 이상의 투구, 그리고 연투까지 시험적으로 마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 과정에서 밸런스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은 장기 재활자라면 당연하다. 몸 상태만 좋다면 충분히 필승조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김용희 감독은 박정배에 대해 “초반에는 아무래도 여유가 있는 상황, 그리고 앞쪽에서 활용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1년 정도의 공백이 있는 만큼 1군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는 심산이다. 신재웅에 이어 박정배까지 제 궤도에 오른다면 SK도 과감한 투수교체와 불펜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SK의 든든한 밑천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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