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5위 자리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운명의 홈 4연전에 돌입한다.
9일 현재 롯데는 60승 65패 1무, 승률 4할8푼으로 단독 5위를 달리고 있다.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바로 아래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가 반게임 차로 따라붙고 있고, 8위 SK 와이번스도 고작 2게임 차다. 조금만 삐끗해도 다시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줄곧 8위 자리에 머물렀던 롯데는 한화와 KIA의 동반부진 그리고 6연승을 등에 업고 5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이제 롯데는 치열한 5위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리고 그 시험대는 이번 홈 4연전이 될 전망이다.

▲ 삼성에 설욕 가능할까
롯데는 올해 삼성을 상대로 상대전적 5승 8패를 기록 중이다. 4월 첫 만남에서 스윕을 당하며 출발했던 롯데는 곧바로 4월 말 홈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삼성에 설욕했다. 그런데 롯데의 운명을 갈랐던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6월 2~4일 포항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3연전이다. 당시 삼성은 이승엽의 400호 홈런을 앞두고 있었는데, 롯데는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삼성과 만나기 전까지 단독 5위를 고수했던 롯데는 이후 추락을 거듭했고, 다시 단독 5위를 되찾기까지 100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롯데 이종운 감독 역시 두고두고 "이승엽 400호 홈런이 걸린 그 3연전에서 팀 분위기가 어긋났다"고 인정한다. 당시 이 감독은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는데, 이승엽의 400홈런이 나왔을 때 롯데 선수단까지 축하해준 장면은 훈훈했지만 팀 성적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이후 롯데는 삼성과 4번 더 만나 2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이제 삼성과 올 시즌 3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가장 승리가 절실한 순간 또 외나무다리에서 삼성을 만났다. 선발 로테이션은 브룩스 레일리-이명우와 타일러 클로이드-정인욱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이명우 자리에 1군에 돌아온 송승준이 들어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 숙적 한화, 로저스 공략법은?
롯데는 시즌 초부터 한화와 치열한 혈전을 벌였다. 황재균의 빈볼시비를 시작으로 양팀 감독들의 날선 반응이 뒤를 이었다. 이 감독은 4월 이후 김성근 한화 감독과 따로 만난적이 없을 정도다. 경기 전 몇 차례 인사를 하러 가겠다는 뜻을 한화측에 전달했으나, 김 감독이 특타를 지도하러 가는 등 자리를 비워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현재 롯데와 한화의 상대전적은 7승 7패, 동률이다. 올해 만날 때마다 처절하게 싸웠던 두 팀은 5위 자리를 놓고 다시 한 번 맞붙는다. 주말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은 박세웅-조쉬 린드블럼 순서다. 한화는 최근 선발투수 예측이 힘든데, 일단 8일 화요일 등판했던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롯데와 주말 2연전 가운데 한 경기는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 팀이 벌인 혈전의 기록만큼 볼거리가 풍성한 2연전이 될 전망이다. 만약 2승 모두 챙기는 팀이 나온다면 5강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그 말은 곧 2경기 모두 내주는 팀은 치명타를 입는다는 뜻과 통한다. 경우에 따라서 송승준 카드를 박세웅과 붙여 1+1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 철벽 불펜, 홈에서도 상승세 이어가나
9월 롯데의 상승세는 마운드가 큰 힘이 됐다. 롯데의 월간 평균자책점은 2.76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은 2.12로 단연 1위, 시즌 내내 뒷문불안에 울었던 걸 생각하면 상전벽해다.
이번 주말에도 롯데 불펜이 버텨줄까. 불펜 마당쇠 홍성민이 서혜부 통증으로 1군에서 빠져 있지만 대신 정대현-이성민이 9월 각각 5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벌이면서 롯데 불펜을 지탱하고 있다. 좌완불펜 이명우가 선발로 옮겼지만, 강영식이 9월 4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한화와의 주말 2연전은 불펜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 불펜이 최근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