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막판으로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토종 투수들이 기록 경쟁에 막바지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삼성 차우찬은 지난 22일 대구 NC전에서 7⅓이닝 동안 14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호투했다. 전날까지 173개의 탈삼진을 잡은 차우찬은 이날 넥센 밴 헤켄(179개)를 넘어서며 탈삼진 1위로 뛰어올랐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차이가 컸으나 차우찬이 꾸준하게 따라붙으면서 막판 역전을 성공시켰다.
다승 부문에서는 두산 유희관이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4실점하며 시즌 18승(4패)을 수확했다. 유희관은 4일 NC전 이후 3경기 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에릭 해커(NC)와 다시 다승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해커와 유희관은 약 2경기 정도씩 더 등판할 수 있어 마지막까지 다승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KIA 양현종은 21일 인천 SK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2.49까지 끌어내렸다. 양현종이 현재 순위를 지킬 경우 2011년 윤석민(KIA) 이후 처음으로 토종 투수가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게 된다. 2위 해커가 3.23, 3위 조시 린드블럼(롯데)이 3.39로 그를 따라붙고 있지만 현재 순위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은 유달리 토종 투수들의 활약이 높다. 지난해 릭 밴덴헐크(평균자책점, 탈삼진), 밴 헤켄(다승), 헨리 소사(승률) 등 외국인 투수들이 마운드 대표 기록들을 싹쓸이한 것과 반대로 올해는 유희관(승률)까지 토종 투수들이 각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선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로 홀드, 세이브가 토종 투수들의 몫이 돼왔던 것과 달리 올해는 많은 타이틀 홀더가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144경기로 늘어나 타고투저의 심화가 우려됐던 것과 달리 토종 투수들의 성장이 튼튼히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유희관은 올해 다승과 승률에서 선두를 달리며 수많은 FA 스타들을 제치고 팀 마운두를 튼튼히 지키고 있다. 차우찬은 한때 피홈런 상위권에서 고전했지만 위기를 이겨내고 탈삼진 머신으로 거듭났다. 몸값이 높은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토종 투수들의 성장도 KBO 리그의 수확 중 하나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