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자멸’ STL, 이제는 아리에타 공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0.11 09: 35

1차전의 기세를 이어가려던 세인트루이스가 2회의 집단 ‘멘탈 붕괴’에 울었다. 이제 3차전에서는 엄청난 파도를 몰고 올 제이크 아리에타(29, 시카고 컵스)와 상대해야 한다. 아무리 경험이 풍부한 집단이라도 압박을 받을 만한 상황에 놓였다.
세인트루이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3-6으로 졌다. 전날(10일) 1차전에서 존 래키의 역투에 힘입어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던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져 시리즈 전망에 흠집이 났다.
1회까지만 해도 팬들은 신이 났다. 1회 선두타자 맷 카펜터가 컵스 선발 카일 헨드릭스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처내 선취점을 뽑았다. 선취점을 뽑으면 웬만하면 경기를 내주지 않는 세인트루이스의 힘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2회 수비에서 모든 것이 꼬였다. 실책이 속출했고 결국 대거 5점을 내주며 경기가 어렵게 풀려갔다.

무사 1루였다. 오스틴 잭슨의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흘렀다. 1루 주자 카스트로는 2루에서 아웃. 그러나 2루수 웡의 송구가 어이 없이 빗나갔다. 손에서 공이 빠진 듯 보였다. 안전진루권이 발동돼 1사 2루가 됐다. 이 주자가 뼈아팠다. 결국 잭슨의 도루로 3루를 내줬고 미겔 몬테로의 볼넷으로 1사 1,3루 위기로 이어졌다.
그 다음이 더 문제였다. 투수 카일 헨드릭스의 번트가 나왔다. 투수 앞으로 평범하게 흐르는 땅볼이었다. 포수 야디어 몰리나는 홈으로 공을 달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하지만 투수 하이메 가르시아는 홈을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1루로 던지려는 찰나 홈을 바라보는 바람에 송구가 잘못 갔다. 3루 주자와 타자 주자가 모두 살며 동점이 됐다. 여기서 아웃카운트 하나라도 잡았다면 이날 경기 흐름은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었다.
노련한 조 매든 감독은 승부수를 뽑아들었다. 후속 타자 에디슨 러셀에게 다시 번트를 지시했다. 이번에는 번트가 잘 돼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연속 실책으로 2점을 내준 셈이 됐다. 결국 흔들린 가르시아는 덱스터 파울러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더 실점했고 호르헤 솔레어에게 던진 슬라이더는 가운데 담장 밖으로 날아가는 2점 홈런이 됐다. 가르시아의 2회 5실점 중 자책점은 하나도 없었다.
경기 분위기를 잡으려는 세인트루이스는 3회 랜스 린을 투입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차전에 마이클 와카, 4차전에 랜스 린을 선발로 예정한 상황이었다. 4차전 선발 린을 당겨쓸 정도로 이날 경기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린은 3회 안타 2개를 맞으며 1실점, 오히려 점수차는 더 벌어졌다.
세인트루이스는 5회 콜튼 웡과 대타 랜달 그리척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2점을 따라 붙었지만 방망이는 그 후 힘을 내지 못했다. 아담 웨인라이트까지 투입하는 등 투수 6명을 썼으나 남는 것은 없었다.
시리즈는 1승1패 동률이지만 컵스 3차전 선발이 아리에타라는 것은 걸린다. 올 시즌 22승6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아리에타는 피츠버그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9이닝 5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완봉 역투를 펼치는 등 여전한 기세를 이어오고 있다. 만약 3차전을 내준다면 세인트루이스도 궁지에 몰리게 된다. 세인트루이스는 3차전에서 마이클 와카(정규시즌 17승7패 평균자책점 3.38)의 가을 본능을 믿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