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 차 공격수 윤상호(23, 인천 유나이티드)가 24년 차 베테랑 골키퍼 김병지(45, 전남 드래곤즈)를 넘고 하늘 높이 비상했다.
인천은 14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서 전남과 연장 혈투 끝에 윤상호와 케빈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창단 이후 처음으로 FA컵 결승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2전3기다. 전남과의 4강 악연도 끊어냈다. 인천은 지난 2006년과 2007년 연속으로 4강에 올랐지만 전남의 벽에 막혀 꿈이 좌절된 바 있다. 인천은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우승컵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승리의 주역은 무명 공격수 윤상호였다. 그는 이날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빠진 이천수와 조수철 등 팀의 핵심 자원들을 대신해 선발 출전했다. 윤상호는 케빈의 바로 아래에 위치해 전남의 골문을 노렸다.
0-0으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1분. 윤상호의 왼발이 번뜩였다. 박스 안에서 수비수 4명을 따돌리고 기습적인 왼발 터닝 슛으로 김병지가 지키는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프로에 입단해 이제 막 정글의 세계에 입문한 윤상호(22경기 출전)가 지난 1992년 프로에 입단해 24년 차에 접어든 대선배 김병지(707경기 출전)를 넘어선 순간이었다.
윤상호는 두 팔을 번쩍들어 포효했고,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기쁨을 만끽했다. 인천은 케빈의 쐐기골까지 더해 창단 첫 FA컵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프로 2년 차 무명 공격수 윤상호가 인천 승리의 파랑새가 됐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