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5 승부처] 뚝심의 허경민 강공, KS 진출권 거머쥐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24 17: 44

동점을 이루고 역전으로 가려던 순간. 1점이 절실했지만 번트라는 뻔한 카드를 버리자 빅 이닝이 왔다.
두산 베어스가 승부처에서 빅 이닝을 만들며 감격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2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5회초 대거 5점을 뽑아 역전해 6-4로 승리했다. 2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돌아온 두산은 14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승부처는 단연 5회초였다. 그 이전까지는 다소 답답함이 없지 않았다. 0-2로 뒤지던 3회초에는 선두 오재원이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1사 3루 찬스에서 김재호의 유격수 땅볼에 무리해서 홈으로 들어오다 아웃됐다. 4회초 양의지의 솔로홈런이 터지기 전까지는 상대 선발 재크 스튜어트에 묶이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5회초 김태형 감독의 발상이 성공을 가져왔다. 1-2로 지고 있던 두산은 선두 김재호가 우중간으로 2루타를 날렸고, 정수빈이 좌중간으로 2루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안전하게 1점을 뽑아 역전하기 위해 후속타자 허경민 타석에서 번트도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두산의 선택은 과감한 강공책이었다. 아직 많은 이닝이 남아있기도 했고, 주자가 2루에만 있어 병살타에 대한 걱정도 없었기에 시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타격을 수행해야 하는 허경민의 포스트시즌 타격감이 좋았다는 점이 겁 없는 작전을 가능케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번트작전을 폈다면 성공했어도 1사 3루가 되는 것이었지만 허경민은 스튜어트를 공략해 우전안타를 치며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역전은 물론 대량 득점이 가능해진 찬스를 두산은 놓치지 않았다. 민병헌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고, 외야 우측으로 날카롭게 날아간 김현수의 2타점 2루타와 양의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홍성흔의 몸에 맞는 볼에 이은 오재원의 볼넷과 오재일의 2루 땅볼로 두산은 6-2까지 달아났다.
김 감독의 결단은 당시 분위기를 감안해도 탁월했다. 득점은 없었지만 3회초 오재원의 2루타가 터졌고, 4회초에는 양의지가 중월 솔로홈런을 쳤다. 5회초에도 김재호와 정수빈이 연속 2루타를 집중시키며 스튜어트를 무너뜨려 가는 흐름이었다. 경기 전에도 "결국 스튜어트의 공을 쳐야 이긴다"고 했던 김 감독은 우직하게 밀어붙였고, 이것이 빅 이닝의 출발이었다.
마운드에서 승부처를 찾자면 역시 이현승 투입이었다. 두산은 추격을 당하며 6-4로 쫓기던 7회말 선발 장원준이 김종호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곧바로 이현승을 올려 3이닝을 맡겼다. 그리고 그는 위기 속에서도 실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찬스에서 한 번, 그리고 위기에서 한 번, 총 두 번의 좋은 선택이 두산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nick@osen.co.kr
[사진] 창원=박준형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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