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선수단을 향한 묵직한 메시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12.24 08: 59

박석민에 이어 나바로까지 이탈해 전력 약화 불가피
선수 개인보다 팀위해 하나로 뭉쳐야 강해질 수
"선수에게 끌려가는 감독이 되면 안된다".

야마이코 나바로(내야수)의 재계약이 불발된 가운데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해부터 2년간 삼성에서 뛰었던 나바로는 빼어난 실력에 반해 불성실한 훈련 태도로 팀워크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구단 측은 나바로와 재계약을 추진하면서 페널티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전했다. 내년부터 선수단 내규를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나바로는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는 타고난 재능이 아주 뛰어난 반면 자기 마음대로 플레이하다보니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실력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을텐데. 나바로가 우리 팀에서 다시 뛰게 될 지 모르겠지만 야구 선배로서 매 경기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알아야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는 나바로 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를 향한 묵직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잇따른 악재 속에서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라면 누구나 등 뒤에 있는 자신의 이름보다 가슴에 있는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알면서도 한 번씩 잊고 지내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비록 빠진 선수들이 있지만 우리는 공백을 잘 메우니까. 걱정은 되지만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 년간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고 지난해부터 일부 선수들이 이탈하는 등 전력 누수가 컸다. 팬들의 우려도 있지만 공백을 메워야 하는게 프로라고 생각한다. 서로 경쟁 의식을 가진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이 팀내 최고참이 됐고 내년부터 박한이가 주장 중책을 맡게 됐다. 고참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 개인보다 팀을 위해 희생한다면 하나가 되지 않을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하는데 뭉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 자기 것만 생각하면 흩어지게 된다. 고참부터 희생하면 후배들이 더 희생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새 출발. 류중일 감독의 다음 시즌 화두다. "야구장도 옮기고 선수단도 많이 바뀌었다. 새 출발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 분위기 쇄신을 통해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