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메이저리그는 여러 진기록이 쏟아진 해였다.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3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맥스 셔저는 2번이나 노히터를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폴 카셀라 기자는 1일(이하 한국시간) 15개의 진기록으로 올 한 해를 돌아봤다.
1. 챔피언 KCR, 7회 이후 51점
첫 번째 기록은 캔자스시티 30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 꼽혔다. 특히 캔자스시티는 포스트시즌 16경기에서 7회 이후 득점이 51점이나 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 부문 2위는 2002년 LA 에인절스가 세운 36점이었다.

2. CUB, 젊은 타자들의 활약
시카고 컵스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 영화 '백투더퓨처2'의 예언을 현실로 만드나 싶었지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디비전시리즈에서 전통의 강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물리쳤다. 특히 3차전에서는 한 경기에 홈런 6개를 터트리며 카디널스에 깊은 상처를 줬다. 역대 포스트시즌 단일경기 최다홈런 신기록이었다. 특히 컵스는 6홈런 중 5개가 26세 이하 선수들이 터트려 미래가 밝은 팀으로 소개됐다.
3. 95마일(약 153km) 전성시대, MET의 힘
통계에 따르면 2015시즌 전체 투구 중 95마일 이상 찍힌 공은 9.1%에 달해 최근 8년 사이 최고를 기록했다. 이전 7년 동안 4.8~6.9% 사이를 왔다갔다 했는데, 올해 갑자기 급등했다. 이는 뉴욕 메츠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츠는 전체 투구 중 무려 22.1%가 95마일 이상이었다. 나머지 29개 팀 중 어떤 팀도 15%에 미치지 못했다. 가장 낮은 팀은 오클랜드 에이스로 고작 1.3%에 불과했다.
4. 개티스 미스터리, 3루타 11개-도루 0개
올해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 좋은 활약을 보여 준 에반 개티스는 11개의 3루타를 쳤다. 올 시즌 전 213경기에서 고작 1개밖에 3루타를 못 쳤던 선수였던 개티스는 작은 기적을 만들었다. 3루타의 필수조건은 빠른 발, 개티스는 올해 도루는 하나도 하지 못했다. 역대 11개 이상 3루타를 치고도 도루가 없었던 선수는 1955년 데일 롱 이후 처음이다. 또한 커리어 통산 도루가 없는 선수 중 3루타 순위로는 러스 닉슨(19개)에 이어 2위(12개)다.
5. 백투백 MLB 신기록 – 캐시너와 신더가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앤드류 캐시너는 6월 2일 뉴욕 메츠전에서 4⅔이닝 11피안타 12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면서 탈삼진 10개 이상, 피안타 역시 10개 이상 기록한 투수가 됐다. 그가 잡은 아웃카운트 14개 중 12개가 삼진이었지만 흠씬 두들겨 맞았으니 잘 던진 건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런데 기적같은 우연이 또 벌어졌는데, 메이저리그 첫 기록이 달성된 바로 다음 날, 같은 경기장에서 또 역사가 반복됐다. 이번에는 메츠 선발 노아 신더가드가 샌디에이고 전에서 4이닝 10피안타 10탈삼진 7실점을 했다.
6. 노히터만 2번, 맥스 셔저 대기록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셔저는 2015년 한 시즌 노히터만 2번 달성했다. 6월 2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한 번, 그리고 10월 4일 메츠전에서 한 번이다. 특히 첫 번째 노히터는 9회 2아웃까지 퍼펙트행진을 이어가다 마지막 타자 호세 타바타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경기였다. 또한 두 번째 경기는 실책으로 노히터를 놓쳤다. 9회말 2아웃에서 퍼펙트게임을 몸에 맞는 공으로 놓친 건 두 번째, 마지막 타자를 상대로 놓친 건 13번째다.
7. 노히터 다음에 바로 트레이드 – 콜 해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다 시즌 중 텍사스 레인저스로 옮긴 콜 해멀스 역시 이색기록을 세웠다. 7월 26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9이닝 2볼넷 13탈삼진 무실점으로 노히터를 달성했고, 곧바로 텍사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노히터 바로 다음 경기에서 팀을 옮긴 건 버트 블라일레븐 이후 처음이다. 그나마 블라일레븐은 오프시즌 때 팀을 옮겨 연도는 달랐다. 노히터를 달성한 해 트레이드 된 것은 클리프 챔버스(1951년), 에드윈 잭슨(2010년) 이후 3번째다.
8. 최저ERA 쏟아졌다, 그레인키와 카디널스
LA 다저스 잭 그레인키는 시즌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했는데, 이는 1995년 그렉 매덕스(1.63)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그레인키는 6월 19일부터 7월 27일까지 무려 45⅔ 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여 1961년 이후 4번째로 긴 이닝동안 점수를 안 줬다. 그레인키가 20년 만에 기록을 세웠고, 세인트루이스는 에이스 웨인 애덤라이트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팀 평균자책점 2.94로 1988년 메츠(2.91)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그레인키는 사이영 상을 못 탔고, 카디널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9. ‘사이영’ 아리에타 역사에 남을 후반기
컵스 에이스 제이크 아리에타는 8월 이후 평균자책점 0.41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이 부문 역대 2위는 스퍼드 챈들러가 1943년 기록한 평균자책점 0.83인데 아리에타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또한 피츠버그와 가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포스트시즌 역대 첫 두 자릿수 탈삼진-무볼넷 완봉승까지 일궈냈다.
10. 리그 탈삼진왕 세일, 운은 없었네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이스 크리스 세일은 시즌 274탈삼진으로 아메리칸리그 1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301개)였다. 특히 세일은 페드로 마르티네스 이후 처음으로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뽑았다. 대기록은 세웠지만 운은 안 따랐는데, 8경기 중 2경기에서는 8이닝 이상 던지고 12개 이상 삼진을 솎아내고 점수는 1점 이하로 내줬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1. 처참한 로키스 마운드, 10K 선발 전무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도, 다른 구장에서도 콜로라도 로키스 선발투수는 누구도 10탈삼진 이상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 콜로라도 선발투수 중 한 경기 삼진 10개를 잡아 낸 투수는 아무도 없다. 심지어 작년으로 기간을 확대해도 딱 1번뿐인데, 호르헤 데 라 로사가 2014년 7월 24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마지막으로 기록했다. 당시 데 라 로사는 7⅓이닝 11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발 투수들은 지난 2년 동안 38경기에서 10탈삼진 이상 잡아냈다.
12. 백업포수 데이빗 로스, 투타 반전
컵스 백업포수 데이빗 로스는 7월 26일 필라델피아전에서 4-11로 뒤진 9회초 투수로 나왔다. 야수가 투수로 나오는 건 메이저리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어쨌든 로스는 무실점으로 9회초를 넘겼고, 9회말에는 자신의 타석에서 홈런까지 쳤다. 시즌 첫 홈런을 투수 등판일에 기록한 것. 또한 로스는 홈런(1개)보다 무실점 이닝(2이닝)이 더 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6월 17일 메이저리그에서는 야수 3명이 투수로 출전했다. 제프 프랑코어(필라델피아)와 제이크 엘모어, 닉 프랭클린(이상 탬파베이 레이스)이 그 주인공이다. 하루에 야수 3명이 투수로 나온 건 1979년 8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이번에는 라이언 라번, 데이빗 머피(이상 클리블랜드), 알렉시 아마리스타(샌디에이고) 등 야수 3명이 또 투수로 나왔다. 아마리스타는 홈런을 기록, 2015년 등판일에 홈런을 친 야수 2명 중 한 명이 됐다. 이는 2009년 닉 스위셔 이후 첫 기록이다.
13. 사상 첫 포스트시즌 등판 야수 등장
토론토 블루제이스 백업 내야수 클리프 페닝턴은 포스트시즌에서 등판한 첫 야수로 기록됐다. 캔자스시티와 가진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 2-14로 뒤진 9회 등판해 ⅓이닝 2피안타 후 강판됐다. 흥미로운 건 페닝턴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단 2타석만 등장했다. 즉 그가 타석에서 상대한 투수보다 마운드에서 만난 타자들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다.
14. 스티븐 마츠 충격의 투타 데뷔전
메츠 유망주 스티븐 마츠는 6월 29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마운드에서는 7⅔이닝 2실점으로 활약했다. 이게 끝이 아니라, 타석에서는 3안타 4타점으로 북치고 장구까지 쳤다. 역대 투수 데뷔전 4타점은 마츠가 처음이다. 게다가 투타 불문하고 데뷔전에서 3안타 4타점 이상 기록한 선수는 지난 101년 동안 고작 11명 뿐이었다. 그 중 3명이 올해 나왔는데, 마츠를 포함해 조이 갈로(텍사스), 마크 칸하(오클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15. 카이클 ‘홈에서는 무적’
휴스턴 에이스 댈러스 카이클은 홈 18경기에서 15승 무패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했다.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카이클은 무서울 게 없었다. 홈에서 단일시즌 14승 이상 거두며 1패도 없었던 건 카이클이 최초다. 13승을 거둔 건 두 명 있었는데, 1944년 텍스 휴슨과 1946년 데이브 페리스였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