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코비’ 변연하, 진정한 올스타전 MVP였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1.18 06: 55

MVP 트로피는 모니크 커리(33, 신한은행)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진정한 MVP는 변연하(37, KB스타즈)였다.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7일 오후 당진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신한은행, KB스타즈, 삼성생명이 뭉친 남부선발이 KDB생명, KEB하나, 우리은행 연합으로 구성된 중부선발을 89-84로 제압했다. 22점을 올린 커리는 MVP로 선정됐다.
4쿼터 막판 승부가 백미였다. 남부선발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변연하는 무려 3개의 3점슛을 림에 꽂아 대역전을 이뤘다. 이날 변연하는 3점슛 8개를 시도해 6개를 적중시키며 18점을 기록했다. 커리도 22점을 넣긴 했지만, 4쿼터 득점은 2점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승부처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변연하였다. 그럼에도 MVP는 기자단 투표 64표 중 37표를 얻은 커리에게 돌아갔다. 

평소 욕심이 많기로 소문난 커리는 “다른 선수가 MVP를 받아도 괜찮았다. 변연하가 마지막에 잘했으니까 받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변연하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변연하는 올스타전 12회 출전으로 최다출전 신기록까지 작성하며 ‘왕별’다운 대활약을 펼쳤다. 
아쉬운 결과가 나온 이유가 있다. MVP를 선정하는 기자단은 경기가 한창 진행되는 4쿼터 초반에 MVP를 적은 투표용지를 WKBL에 제출해야 한다. 그 때까지 남부선발에서 커리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던 것이 사실. 차후 누가 활약하든 투표는 이미 끝난 상황이었다. 4쿼터 막판에 맹활약한 변연하의 활약은 투표에 반영이 될 수 없었다. OSEN 등 인터넷매체는 MVP 투표권이 없다. 
비슷한 문제가 남자프로농구(KBL)에서도 종종 불거지고 있다. 2011년 올스타전에서 4쿼터에 13점을 몰아넣은 문태종이 MVP를 받지 못한 사실이 있다. 또 KBL에서는 누가 봐도 활약이 뛰어났던 외국선수를 제치고 국내선수가 MVP를 받아 자주 문제가 불거진다. 
특히 지난해 29점, 23리바운드로 승리에 가장 결정적 공헌을 한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제치고 16점, 6어시스트의 김선형이 MVP로 선정되자 거센 논란이 일었다. 경기 후 라틀리프는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당연히 자신이 MVP가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라틀리프는 지금까지도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올스타 관련 발언을 거절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이날 라틀리프는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리바운드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종전기록은 2001년의 재키 존스와 2010년 크리스 다니엘스의 20개였다. 김선형은 “라틀리프에게 미안하다. 그 선수가 많이 도와줘서 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도 변함이 없었다. 안드레 에밋(23점)이나 4쿼터 10득점을 올린 전태풍(20점, 5어시스트)을 제치고 김선형(14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이 3년 연속 올스타 MVP를 받았다. 김선형이 시니어 올스타 국내선수 중 열심히 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MVP를 줄 정도였는지는 의심스럽다. 투표의 공신력에 의문을 품는 팬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출입기자단이 경기가 끝나기도 전 올스타 MVP를 뽑는 현행방식이 유지된다면, 매년 똑같은 문제점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NBA에서는 이미 2010년부터 올스타 MVP투표에 팬들이 인터넷, 문자, 모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활약이 좋은 선수만 후보로 추린 뒤 막판에 투표를 실시해 논란을 최소화한다. 투표결과는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현장의 대형전광판과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앱을 통해 공개해 팬들의 흥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선수에게 제대로 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국내프로농구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당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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