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모비스, 물오른 에밋 막을 수 있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2.05 09: 44

물 오른 안드레 에밋(34, KCC)이 선두 모비스 격파에 나선다. 
울산 모비스는 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되는 2015-2016 KCC 프로농구 6라운드서 전주 KCC와 상대한다. 정규시즌 우승향방을 가를 빅매치다. 공동 2위 KCC(29승 18패)가 선두 모비스(30승 16패)를 잡는다면 불과 반 경기차로 추격한다. 아울러 KCC는 상대전적에서 4승 2패로 우위를 만들 수 있다. 만약 6차전에서 KCC가 이기고, 두 팀의 최종승차가 같다면 우승은 KCC가 하게 되는 셈이다. 
▲ 최고의 해결사로 떠오른 에밋

5라운드 MVP 에밋은 KCC 상승세의 주역이다. 특히 승부처인 4쿼터에 가장 확실하게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선수가 에밋이다. 그는 16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뽑아내며 맹활약 중이다. 특히 에밋은 평균 30.6점, 7.6리바운드, 2.2스틸로 활약, KCC의 5연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에밋이 무서운 이유는 KBL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파괴적인 1대1 공격옵션이라는 점이다. 화려한 개인기에 정교한 슈팅으로 무장한 그는 두 세 명이 달라붙어도 수비를 파괴하고 기어코 득점을 만들어낸다. 에밋의 최근 5경기 4쿼터 평균득점은 8.8점에 이른다. 특히 1월 30일 삼성전에서는 위닝샷을 포함, 4쿼터에만 13득점을 폭발시켰다. 
확실한 공격무기 에밋을 보유한 KCC가 접전에 강한 이유다. KCC는 올 시즌 5점차 내 승부에서 9승 5패로 강하다. KCC는 1월 31일 2차 연장 접전 끝에 전자랜드를 113-108로 이겼다. 에밋은 연장전 5득점을 포함, 40득점을 폭발시켰다.  
▲ 지친 모비스, 관건은 체력
최근 모비스는 상태가 좋지 않다. 아직은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5경기서 세 번이나 졌다. 양동근, 함지훈 등 노장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시즌 막바지 힘이 달리는 모양새다. 체력저하는 득점력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비스는 최근 5경기서 65.2점 밖에 넣지 못하고 있다. 시즌 평균 77.3점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 특히 2일 삼성전은 모비스 역대 최악의 경기였다. 모비스는 전반전 19점(구단 신기록)에 그친데 이어 총 49득점으로 구단 역대 최소점 기록을 경신했다. 유재학 감독은 허탈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모비스는 KBL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3연패에 성공한 전통의 명가다. 그간 애런 헤인즈, 리카르도 포웰, 데이본 제퍼슨 등 내로라하는 득점기계들이 모비스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셨다. 유재학 감독은 유기적인 팀 수비로 이 선수들을 잡았다. 개인능력에서 뒤져도 항상 수비로 만회를 했다. 
하지만 현재의 모비스가 에밋을 제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기적인 수비를 위해서는 강력한 도움수비가 필수적이다. 한 명이 뚫리면 다른 한 명이 자리를 메워줘야 한다. 그만큼 한 발 더 뛰는 수비가 필요하다. 현재 지친 모비스에게 이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유재학 감독은 외국선수 한 명에 의존하는 팀을 오히려 반긴다. 한 명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 조직력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현재의 KCC는 에밋의 파생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신명호가 3점슛을 넣었던 최근 7경기서 KCC는 모두 이겼다. 정희재도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 허버트 힐과 하승진이 지키는 골밑도 탄탄하다. 에밋이 구심점 역할을 해주며 팀 전체가 단단해진 느낌이다. 
현재의 분위기로 봐선 KCC가 유리하다. 하지만 진정한 강팀은 연패가 없는 법이다. 올 시즌 모비스는 연패가 3회에 불과했고, 3연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 삼성전 졸전은 오히려 모비스 선수들의 위기의식을 자극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육체를 지배하는 것은 정신력이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모비스다. 역시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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