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2차 캠프 돌입, 실전 위주 담금질
팀별 고민, 실전 통해 가능성 찾을까
이제는 실전이 기다리는 2차 캠프다. 1차 캠프에서 퍼즐조각을 맞췄다면, 2차 캠프에서는 그 퍼즐조각의 가치를 평가하고 배치를 고민해야 할 때다.

KBO 리그 10개 구단의 2016년 전지훈련 일정이 반환점을 돌았다. 대다수의 팀들이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2차 전지훈련의 시동을 걸었다. 이미 삼성·KIA·한화·SK는 2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실전에 돌입했다. 나머지 팀들도 20일 이전까지는 실전 준비 태세가 완료된다.
수많은 희망이 피어오르고, 그 희망에 속는 재미로 지내는 것이 겨울이다. 하지만 반대로 전력을 극대화해야 할 사령탑들은 고민이 끊이지 않는 시기다. 이미 2차 캠프에서 확인해야 할 체크 리스트들은 모두 작성됐을 것이다. 그 리스트를 풀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일단 팀별로 시급한 부분부터 살펴봤다.
두산 - 김현수의 빈자리는 누가?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지훈련을 떠날 당시 가장 큰 고민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김현수의 공백을 뽑았다. 기록의 문제를 떠나, 존재감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경력 내내 KBO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로 군림했던 김현수를 홀로 대체할 인재는 없다. 이에 새로운 주전은 물론,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백업 확충도 중요해졌다.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의 활용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일단 박건우가 앞서 나가는 형국이다. 김재환 정진호 김인태 이우성 등도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삼성 - 나바로 떠난 2루 자리
삼성은 지난 2년간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야마이코 나바로가 일본으로 떠났다. 내야 외국인이 필요했을 정도로 애당초 고민이 큰 지점이었는데, 나바로의 이탈로 다시 원점에 돌아왔다. 후보군 각자 장·단점이 있어 경쟁이 예상보다 길게 갈 수도 있다. 일단 류중일 감독이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선수는 부상에서 탈출한 베테랑 조동찬. 경험과 실적이 있는 선수라 몸만 괜찮다면 유력한 후보다. 다만 무릎 상태가 아직은 완벽하지 않아 오키나와 캠프 합류가 조금 늦어졌다는 것이 변수. 또 다른 후보로 뽑힌 백상원에게는 기회다.
NC - 5선발, 누가 채울까
지난해 공·수·주에서의 안정적인 모습으로 정규시즌 2위까지 치고 올라간 NC다. ‘96억의 사나이’ 박석민의 가세로 타선은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 주루도 문제가 없다. 마운드 정비가 마지막 퍼즐인데, 그 중에서도 5선발 오디션이 재밌을 전망이다. 해커, 스튜어트, 이재학, 이태양을 이을 후보로는 일단 이민호가 뽑힌다. 김경문 감독도 먼저 기회를 줄 뜻을 넌지시 드러냈다. 변화구 제구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 그러나 ‘만약’이라는 단어는 무시할 수 없다. 김 감독도 그 만약에 대비해 다른 자원을 준비시키고 있다.
넥센 - 기동력, 장타력 공백 메울까
강정호도 떠났다. 박병호도 떠났다. 유한준도 없다. 2014년 강정호는 홈런 40개, 지난해 박병호는 53개, 유한준은 23개를 쳤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홈런 100개가 빠져 나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고척돔 변수도 지켜봐야 한다. 이에 넥센은 발상의 전환을 꾀했다. 거의 불가능한 장타력 보전 과제에 도전하기보다는 기동력 만회로 승부를 걸었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로 떨어지는 장타력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집중적으로 연마한 부분이다. 실전에서 어떤 위력을 드러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SK - 122억 공백, 묘수는 있을까
지난해 비교적 좋은 마운드 전력을 뽐냈던 SK다. 그러나 올해는 불펜 쪽에 변수가 너무 많다. 정우람(한화) 윤길현(롯데)이라는 지난해 마무리 투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당장 8·9회를 지킬 선수를 찾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희수가 키 플레이어. 건강을 회복한다면 마무리 문제는 한시름을 덜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필승조 구축의 과제는 많다. 박정배 전유수 신재웅 등 기존 자원, 김승회라는 이적 자원, 그리고 정영일 등 새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을지, 힘을 낸다면 이를 적절하게 조합하는 것이 과제다.

한화 - 아킬레스건 3루수, 올해는 해결?
한화의 핫코너는 그렇게 뜨겁지 않았다. 이범호(KIA)의 이적 이후, 전체적인 성적을 놓고 보면 리그 평균 아래를 이어온 지 꽤 됐다. 새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의 3루 전향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사실 그도 3루가 그렇게 익숙한 선수는 아니라는 게 문제. 결국 또 한 번 3루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송광민 김회성 오선진이 모두 부상으로 재활 중이라는 점은 김성근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할 요소다. 로사리오는 물론, 주현상 신성현 등 지난해 가능성을 내비친 자원들은 오키나와에서 가장 조용히 화제를 모을 선수들이 될지 모른다.
KIA - 타선의 새 얼굴 찾아라
마운드는 그럭저럭 정비가 되어 가고 있는 KIA다. 그러나 지난해 그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타선 문제는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전력 보강이 컸던 것은 아니라 결국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김기태 감독도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이런 실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차 캠프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라고 하더라도 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의미가 퇴색된다. 여러 선수들이 실험대에 오를 전망. 연습경기 결과보다는 이런 과정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롯데 - 지긋지긋 좌익수 악연 끊을까
지난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불펜은 손승락 윤길현의 가세로 한숨을 돌렸다. 기존 선수들이 분전한다면 오히려 평균 이상으로 올라올 수 있다. 그러나 좌익수 문제는 아직도 미완으로 남아있는 롯데다. 몇 년째 적임자를 찾고 있지만 어느 하나도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캠프도 또 그 고민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타격 재질이 있는 김문호로 압축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벽을 넘어야 한다. 장타력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헌도는 다크호스. 가고시마 성적이 판도를 가를 가능성도 적잖아 보인다.
LG - 정찬헌-임정우, 새 마무리는 누구?
LG는 지난해까지 팀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봉중근이 선발로 자리를 옮긴다. 나이 및 팀 사정 등 여러 가지가 고려된 결정이다.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인 이동현은 자신의 자리를 그대로 지킬 전망인 가운데 새 소방수를 찾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현재까지는 젊은 피인 정찬헌과 임정우의 경쟁. 두 선수 모두 각기 장점이 있어 아직까지 누가 낫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번 오키나와 실전에서 두 선수 모두 구위는 물론 심장까지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t - 외국인 선발 3인방, 기대치는?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던 타선은 유한준의 가세로 날개를 달았다. 결국 마운드 정비가 올 시즌 kt의 사활을 쥐고 있다. 토종 선수층이 그렇게 두껍지 못한 터라 외국인 3명에 대한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밴와트, 피노, 마리몬의 실전 피칭 결과에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 선수 모두 성실하고 각각의 특징이 있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것이 kt의 속내. 컨디션도 좋다. 뚜껑 열릴 외국인 투수들의 성적은 2차 캠프의 주요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