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경기 반환점, 2승3패로 후반 돌입
확연한 타선 기대감, 5선발-세밀한 플레이 보완점
SK가 오키나와 2차 캠프의 반환점을 돌았다. 중간 성적표는 희망과 보완 사이의 어느 곳에 있다. 남은 5경기에서 희망은 키우고, 약점은 보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12일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온 SK는 22일까지 총 5차례의 연습경기를 가졌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총 10번의 연습경기가 잡혀 있으니, 경기수만 따지면 절반을 소화한 셈이다. 성적은 2승3패. 결과만 놓고 보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수치다. 실제 보완해야 할 점도 뚜렷하게 찾았다. 그러나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도 보인다. 오히려 초반 성적이 좋았던 지난해보다 더 큰 희망을 찾는 이들도 있다.
▲ 신진급 성장, 올해는 체질 바뀐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역시 타선이다. SK는 올해를 앞두고 팀 스타일의 기조를 상당 부분 바꾸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간 SK는 전형적인 마운드의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타격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 리그의 극단적인 타고투저 흐름, 그리고 상대적으로 작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승부수를 곳곳에 던졌다. 정우람 윤길현이 FA를 통해 빠져 나간 마운드에 비해, 타선의 전력 누수는 거의 없다는 점도 힌트였다.
좋은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연습경기부터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한 SK였다. 저조하게 시작된 흐름은 시즌이 끝난 10월 초까지 끝내 반등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야쿠르트와의 경기에서 2득점에 그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7득점 이상을 했다. 신진급 야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고, 기존 주전 선수들이 건재를 과시하며 시너지 효과가 났다.
특히 신진급 야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팀 체질을 장기적으로 바꿔갈 수 있다는 신호다. 내야수 유서준은 연일 맹타로 “김하성(넥센)과 비교할 수 있다”라는 SK의 자신감이 거짓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홈런 1개, 3루타 2개를 때리며 장타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과시 중이다. 정상호의 보상 선수로 넘어온 최승준은 홈런 2개를 쳤고, 김동엽 또한 거포 유망주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선보였다. 그 외에 전반적인 신진급 선수들의 타격감이 좋은 편이다.

투수 쪽에서는 박민호가 가장 돋보였다. 5이닝 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으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배짱 있는 투구를 선보인 조한욱도 장기적인 전략주라는 것을 증명했다. 김주한 조영우 임치영 등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으로 남은 연습경기를 기대케 하고 있다.
▲ 5선발 고민, 세밀한 플레이 다듬어야
반대로 마운드는 난타를 당했다. 매 경기 4실점 이상을 하고 있다. 물론 아직 1군 주축 선수들의 등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광현과 두 외국인 선수(세든, 켈리)를 비롯, 박희수 정영일 전유수 신재웅 등 핵심 불펜 요원은 23일에야 첫 등판이 잡혀 있다. 평가는 이르다. 하지만 타선은 물론 마운드에서도 새 바람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쳤다. 5선발 경쟁이 그렇다.
문광은 문승원 이정담 등 5선발 후보들은 나란히 부진한 상황이다. 내심 세 선수 중 한 명을 5선발로 쓰려던 김용희 감독의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김 감독은 “전반적으로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선발투수라면 자신의 공을 믿고 싸움닭처럼 달려드는 기백이 필요하다. 그런 점부터가 부족하다”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도 1~2차례 기회는 있을 전망이지만 쉽게 결정될 부분은 아니다. 김 감독도 “시범경기 막판에 가야 결정될 것 같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주루와 수비에서도 아직은 좀 더 컨디션이 올라와야 한다. 특히 수비의 경우 매 경기 실책이 나오는 등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야수·포수 모두 보이지 않는 잔실책이 많았다. SK는 지난해 초반 수비에서 고전하며 승리를 까먹었다. 훈련량이 많았고, 남은 기간이 있는 만큼 최대한 감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주루의 경우는 의도적으로 공격적인 방향을 설정했다. 김 감독은 “지금 단계에서 죽는 것은 괜찮다. 자꾸 시도를 해봐야 깨닫는 것도 있다. 도전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2일 요코하마 2군전에서 나온 정의윤의 기습적인 3루 도루처럼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주루 플레이가 많이 나오는 점은 긍정적. 그러나 ‘깔끔하다’라는 인상을 줄 정도는 아니다.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만큼 센스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