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알파고, 위험할 수도 있겠다 생각"(일문일답)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6.03.08 12: 25

'인간'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와의 승부에 조심스러우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은 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 참석, "여전히 자신감은 있는 상태다. 아직은 인간의 직관을 컴퓨터 인공지능이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국을 통해 증명해 보이겠다"면서도 "그런데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을 들으니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긴장해야 할 것 같다. 5-0까지 이기게 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물론,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참석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35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 이번 대국이 전 세계적인 관심거리임을 증명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은 다음날인 9일부터 15일(11일과 14일은 휴식)까지 총 5회 대국으로 치러진다. 대국 형식은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전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 된다. 다음은 이세돌 9단과 하사비스 CEO의 일문일답이다. 
▲ 알파고의 최대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하사비스) 강점은 피로하지 않다는 것이다. 절대 겁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세돌 9단도 자신감이 충만하겠지만 인간이라면 긴장될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기계라 그럴 일이 없다. 약점이라면. 시스템을 여러 차례 점검했다. 이번 대국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약점을 파악해내리라 본다. 이세돌 9단과 같은 천재 기사를 상대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 이번 대국에 대해 여러 차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직관이 바둑에 굉장이 중요하다 그랬는데.
-(이세돌) 여전히 자신감이 있는 상태다. 아직은 인간의 직관을 컴퓨터 인공지능이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번 대국을 통해 증명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 하사비스 CEO의 설명을 들으니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 같다. 긴장해야 할 것 같다. 5-0까지는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사비스) 직관은 바둑에 있어 중요하다. 얼마나 잘 모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고 훈련했다. 직관이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 알파고는 한계가 있나
-(하사비스) 실제 학습 개선에 있어 한계가 있는지에 대해 테스트 해보고 싶었다. 한계를 보지 못했다. 물론 인간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알파고는 없었다. 앞으로 이 점을 더 알아보고 싶다. 
▲ 상대방이 인간이 아닌 기계다. 어떻게 준비하고 분석했나
-(이세돌) 그동안 숱한 대국을 해왔다. 이런 생소한 느낌은 처음이다. 새롭고 기분이 좋다. 사람이 아니다 보니 준비도 다르다. 상대 기운을 읽는 게 중요한 데 이번 대국에서는 읽을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두는 느낌이 들 수 있다. 가상훈련을 하루 1~2시간 하면서 그걸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알파고가 학습한다고 했다. 5번의 대국 치르는데. 매번 전날 대국을 학습 할텐데. 기계적인 학습만 있는건지, 개발자를 투입해서 알고리즘을 개선하는지
-(하사비스) 알파고가 만들어진 것을 보면 새로운 법칙을 하룻밤안에 만들 수는 없다.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한 게임으로는 안된다. 수천개의 데이터가 있어야 새로운 데이터가 나온다. 어떤 경기 패턴을 보일지 볼 수 있지만 매 저녁마다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 이번 대국 통해 어떤 내용을 세계에 알리고 싶은가. 실제 문제 해결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
-(하사비스) 이번 대국 통해서 내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알파고가 강력한 학습 알고리즘을 가졌다는 것이다. 또 이번 대국 상관없이 인간의 창의성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게 될 것이다. 알파고를 만든 것이 뛰어난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의료 보건 분야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의료진이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툴이 될 것이다. 좀더 정확한 진단을 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이해함으로써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지난 10월 판후이와의 대국 이전 기술과 이후 차이점은. 어떤 훈련했나.
-(하사비스) 특수한 훈련은 하지 않지 않았다. 이번 버전은 작년 10월과는 다르다. 자가학습 데이터이기 때문에 피드백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다.
▲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은 언제쯤 가능할까. 우려하는 부분은 없나.
-(하사비스) 인공지능이란 것은 아주 강력한 툴이다. 새롭고 강력한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중립성을 가진다. 하지만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해질 수도 악해질 수도 있다. 구글과 딥마인드는 이 모든 것에 관심이 있다. 윤리적인 부분에 있어 신경을 쓰고 있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이들에게 혜택 주고자 한다. 토론회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인간 같은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지금은 게임을 하는 수준이다. 앞으로 상당히 큰 연구와 도전과제를 마쳐야 한다. 
▲ 이번 대국에서 질 수도 있나고 보나
-(이세돌) 이번 대국에서 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둑의 아름다움을 컴퓨터가 이해하고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다. 이번에는 인간의 그런 것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알파고 진정한 의미에서 스마트하다고 보나. 바둑은 최고 지능을 요한다고 하는데 어떤 지능을 말하나
-(하사비스) 인간처럼 인텔리전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효과적이고 바둑 잘 두도록 설계 됐다. 지금은 범용기술인 만큼 미래에 더 나올 것이다.
▲원래는 자신감을 보였는데. 오늘은 조금 물러선 것 같다. 그 전에 알파고를 어떤 식으로 생각했으며 오늘 알파고의 알고리즘 설명을 듣고 어떤 마음이 들었나
-(이세돌) 수에 대해서 생각하는 수가 적은 것이 놀라웠다. 컴퓨터는 더 많은 수를 계산할 것이라 봤는데 아니었다. 생각의 폭을 훤씬 줄였다. 그렇다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 생각해봤다. 능력이 있으면 더 설명드릴텐데 이게 내 한계다.
▲ 알파고는 엄청난 데이터 가지고 훈련했다. 프로기사 것으로 따지면 적을 수 있다. 격차가 떨어지는 지식까지 다 끌어모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상한 수나 불리한 수가 나오지 않을까 
-(하사비스) 알파고는 인간 프로기사 대비 많은 훈련을 했다. 그 양이 많을 수 있다 생각한다. 프로기사의 경우 30~35세 정도되면 1년에 1000번의 대국을 치른다고 알고 있다. 평생 동안 수십만 대국을 치를 것이다. 스승에게 지도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지도 받지 않는다. 정제된 지식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알파고는 10만건 대국 보고 수천건 대국 치렀지만 지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 어려운 수를 만나면 장고를 하나
-(하사비스) 착수 계산을 해서 둔다. 어려운 때가 되면 시간을 할애 한다. 
▲ 판후이 대국보고 얻은 게 있었나.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이세돌) 당연히 봤다. 그 대국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당시 실력은 아니었다. 아마추어 최고 수준이었다. 지금은 많이 업그레이드 됐을 것이다. 당시에는 프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 정석 외에 변칙적으로 두기도 할 것인가
-(이세돌) 억지로 변칙적으로 만들어 가진 않을 것이다. 알고리즘을 100% 이해 못했지만 느낌으로 모방이 가능할 것 같다. 그 전에 생각했던 것 만큼은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긴장해야 할 것 같다. 
▲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이세돌) 날 선택해줘서 감사하다. 처음 이야기 들었을 때 굉장히 놀랐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도전할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직 10년 정도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제안 들었을 때 저번에도 말했듯이 5분이 안걸렸다. 일단 궁금했다. 호기심이 있었고 그걸 해소할 수 있는 건 역시 보는 것이었다. 3분도 걸리지 않았다.
▲ 5-0 승리 못할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스코어 예상을 바꿨나. 지면 어떤 바둑에 어떤 여파 가져올까 
-(이세돌) 바둑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5-0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간은 인간적 실수를 할 수 있다. 실수 나오면 질 수 있겠다. 한판이라도 인간적인 실수가 나오면 패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판후이는 천 판 패한 후 당황했다고 했다
-(이세돌) 첫 판 진다는 생각 자체를 안해봤다. 판후이 프로처럼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경우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 첫 판 지고 이긴 경우도 있다. 그런 것도 가상 훈련 통해 훈련하고 있다. 
▲ 이기든 지든 알파고에 배울 것이 있을 것으로 보나. 
-(이세돌) 대단한 경험이 될 것이다. 다시 경험할 수 있을까 싶다. 이런 걸 통해 성장하지 못한다면 안된다고 본다. 꼭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 
▲ 가상훈련은 어떻게 했나. 체스가 인공지능에 진 후 인기가 시들해졌다. 만약 한 번이라도 지거나 적은 차이로 이기면. 신비감 떨어질 수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나
-(이세돌) 가상훈련이란 것은 머릿속에 존재한다. 가상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졌을 때는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지금 시대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지금은 아니라도 언제가는 인공지능이 이길 것이라 본다. 결국은 인간이 패배하리라 본다. 그것은 어필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바둑의 가치가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 인간의 장점은
-(이세돌) 직관, 판단력. 그런 감각적인 부분이다. 알파고가 인간의 것을 100% 구현한 것은 아니다. 70~80% 정도 구현한 것 같다. 연산적인 부분에서는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컴퓨터를 얼마나 사용하고 좋아하나
-(이세돌) 꽤 많이 사용한다. 전문적으로 볼 때는 컴맹 수준이지만 사용시간은 많기 때문에 친하다고 볼 수 있다. 
▲ 알파고를 대신해 두는 사람의 동작이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이세돌) 알파고는 손이 없기 때문에. 그 분이 착점을 잘못할 수도 있다. 그 분이 연습을 많이 해서 오지 않을까.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되고 없을 것이라 본다. /letmeout@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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