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프리뷰] '파란머리' 윤정환 감독, 과연 볼 수 있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3.20 06: 00

잠자던 호랑이가 깨어나 다시 포효하기 시작했다. 
울산은 20일 오후 2시 챔피언 전북 현대를 상대로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홈 개막전을 치른다. 
울산에게 지난해는 잊고 싶은 시즌이었다. 윤정환 감독이 새로 부임해 기대를 모았던 울산은 초반 3승 1무로 시즌을 활기차게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10경기 연속 무승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결국 울산은 상위스플릿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막판 울산은 연승가도를 달리며 최종 7위(13승14무11패, 승점 53점)로 시즌을 마쳤다. 우승을 열망하는 명문클럽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났다. 이제 울산은 다시 한 번 포효할 준비를 마쳤다. 

 
▲ 인 & 아웃 
울산은 무려 23명의 선수가 나가고 19명의 선수가 영입됐다. 울산의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국가대표 콤비 김신욱과 김승규가 나란히 팀을 떠났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K리그의 자존심을 보였던 두 선수다. 울산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윤정환 감독과 불화설까지 돌았던 김신욱은 라이벌 전북에 합류했다. 김승규는 J리그 비셀 고베로 이적했다. 공수의 핵심 두 선수가 동시에 이적하며 울산의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여기에 김신욱의 투톱파트너 양동현은 포항으로 이적했다. 알짜수비수 임창우까지 알 와흐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후반기 울산의 상승세를 이끈 조영철은 상주 상무에 입대했다. ‘테크니션’ 제파로프와는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울산은 팀 전체의 칼라가 바뀔 정도로 선수 이적이 많았다. 
들어온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가대표 이정협이 임대로 영입돼 김신욱의 자리를 메운다. 베테랑 골키퍼 김용대가 합류해 김승규를 대신한다. 수원에서 임대로 데려온 서정진과 포항에서 온 박성호에게도 기대가 모아진다. 인천에서 자리를 옮긴 김인성, 전역한 강민수와 한상운까지 울산은 알짜배기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외국선수의 면면도 화려하다. 미드필더 베르나르도는 브라질 명문클럽 바스코다가마에서 뛰던 실력자다. 이미 실력이 검증된 코바와 함께 굉장한 파괴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다. 
▲ 예상 라인업
워낙 선수구성에 변화가 많다. 윤정환 감독은 다양한 포메이션을 구사할 전망이다. 미드필드에서 세밀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윤정환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이 대거 입단했다. 울산이 기존의 선 굵은 ‘철퇴축구’의 컬러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을 보인다. 
최전방 이정협은 원톱감으로 자리를 굳혔다. 코바, 김인성, 한상운, 서명원 등 측면자원들의 2선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드필드에는 ‘마에스트로’ 마스다가 있다. 윤정환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자원 중 하나다. 파괴력이 좋은 베르나르도가 구본상과 함께 축을 형성한다. 서정진, 하성민 등 선수층이 깊다. 
중앙수비수 김치곤의 존재감이 든든하다. 측면에는 김태환, 정동호, 김영삼 등 수준급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특히 처음 주장을 맡아 책임감이 강한 김태환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태환은 “선수들이 동계훈련을 착실히 했다. 명가 울산에 어울리는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 키 플레이어
역시 이정협이다. 지난 시즌 18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던 김신욱은 없다. 국가대표 이정협이 대신 터져야 한다.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정협은 지난해 상주 상무에서 17경기에 나서 7골을 터트려 득점랭킹 21위에 올랐다. 이후 전역한 이정협은 원소속팀 부산으로 복귀했다. 이정협은 부산에서 3경기를 뛰며 득점 없이 어시스트 하나를 기록했다. 
국가대표에서 ‘슈틸리케의 황태자’라는 별명이 붙은 이정협이다. 하지만 아직 리그에서는 꾸준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K리그 클래식에서 한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쳐본 점이 없다는 점이 걸린다. 
이정협은 “(김)신욱이 형의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 않다. 작년에 울산의 득점절반을 신욱이 형이 담당했다. 올 시즌 우리 팀은 한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득점할 선수가 많다. 오히려 작년보다 더 다양한 장면으로 골을 많이 넣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울산의 홈 개막전 상대는 전북이다. 이정협 대 김신욱의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이정협은 “전북을 이겨보고 싶다. 많은 선수들 영입했는데 얼마만큼 스쿼드가 좋은지 느껴보고 싶다. 우리 팀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선언했다.  
▲ 축포일러
K리그 2년 차를 맞은 윤정환 감독이 진정한 색깔을 내야 할 시점이다. 지난 시즌 윤 감독은 한국축구에 적응하며 여러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변명을 할 수 없다. 명문 클럽의 사령탑으로서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시점이다. 
울산의 신인 설태수는 출정식에서 “울산에 관중 2만 명 이상이 오면 윤정환 감독님이 파란머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당차게 소원을 말했다. 윤 감독은 “태수가 원한다면 들어주겠다”며 흔쾌히 승낙했다. 울산 선수들은 윤 감독의 ‘파란머리’를 감상하기 위해서라도 승승장구해 팬들의 관심을 모아야 한다. 과연 ‘호랑이’ 울산은 다시 포효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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