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이 결승골로 전북 현대의 개막전 축포를 쏘았다. 역대 홈 개막전 최다 관중인 3만 2695명을 동원한 전북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개막전 FC 서울과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K리그 클래식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전북은 첫 발을 상쾌하게 내딛었다.
전북은 서울을 상대하기 위해 스리백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앞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경기에서 포백 포메이션으로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스리백을 구성하는 선수 중 전문 중앙 수비수는 단 1명밖에 되지 않았다.

전북이 변칙 카드를 꺼낸 것과 달리 서울은 익숙함을 선택했다. 서울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경기와 같은 포메이션과 동일한 선발 명단을 들고 나왔다. 그동안 끌어 올린 조직력으로 전북을 넘겠다는 의도였다.
경기 초반에는 익숙함이 변칙을 앞섰다. 전반 1분 오스마르의 중거리 슈팅으로 공격의 시작을 알린 서울은 전반 8분 다카하기의 패스를 받은 아드리아노가 문전으로 위협적으로 파고 들기도 했다. 전반 12분에는 아드리아노의 슈팅을 김형일이 태클로 간신히 막는 모습도 나왔다.
전반 15분 동안 서울의 점유율은 61%나 됐다. 전북은 좀처럼 공을 만지지도, 상대 문전까지 올라가 슈팅을 시도하는 모습도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서울은 전반 18분 데얀의 패스를 받은 아드리아노가 골키퍼 권순태와 일대일로 대면했지만, 선방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전북의 공격이 날카로워진 건 전반 막판 이후다. 전반 35분 루이스의 패스를 받은 김창수가 박스 오른쪽으로 날카롭게 침투했고, 전반 42분에는 김창수가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해 골문을 위협했다.
조금씩 분위기를 가져온 전북은 하프타임에 파탈루를 빼고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레오나르도의 빠른 스피드와 침투 능력을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중원에서의 배치도 바뀌어 이재성과 루이스가 스리백 앞으로 이동했고, 레오나르도가 투톱의 바로 아래 배치됐다.
레오나르도의 투입 이후 전북의 공격은 더욱 위협적으로 변했다. 후반 7분 김신욱의 문전 돌파와 15분 레오나르도가 시도한 아크 정면에서의 슈팅은 서울을 흔들었다. 서울은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전북의 공격을 막는데 급급했다.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한 전북은 후반 16분 선제골을 가동했다. 코너킥 기회에서 이재성이 올린 크로스를 먼 포스트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해 서울의 골문을 흔들었다. 김신욱은 자신을 견제하던 김동우와 몸싸움을 이겨내며 완벽한 헤딩슛을 시도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서울은 선수 교체로 변화를 꾀해야 했다. 후반 22분 고요한과 다카하기를 빼고 김치우와 박주영을 투입했다. 이에 전북은 후반 23분 이동국 대신 로페즈를 넣어 맞불을 넣었다. 전북과 서울 모두 공격적인 교체였다.
교체 효과는 전북과 서울 모두 누렸다. 전북은 로페즈의 가담으로 더욱 빠른 스피드로 서울 수비진을 흔들었다. 서울도 박주영의 가세로 아드리아노가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결정력이 아쉬웠다. 서울은 수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 전주 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1 (0-0 1-0) 0 FC 서울
△ 득점 = 후16 김신욱(이상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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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