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불펜진이 그동안의 아쉬움을 씻어내는 역투를 펼쳤다.
롯데 자이언츠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1실점을 하긴 했지만 이날 롯데 불펜진의 역투는 돋보였다.
양 팀 선발들은 비교적 호투를 펼치고 내려갔다. 롯데 고원준이 4이닝 1실점, NC 이민호는 4⅔이닝 비자책 1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양 팀은 불펜 투수들을 올려 경기 중후반을 맞이했다.

그동안 롯데는 불펜진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모습들로 불펜진이 진면목을 보여주진 못했다. 앞선 경기들에서 매번 불펜진이 실점을 하면서 경기 중후반을 어렵게 끌고 갔다. 8번의 시범경기에서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5.65(43이닝 27자책점)에 달했다. 불펜진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은 경기는 지난 11일 울산 삼성전 5회 한파 콜드 게임으로 끝난 경기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롯데의 불펜진은 각성했다. NC의 강타선을 상대로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선발 고원준이 5회에 내려간 뒤 배장호가 마운드에 올라서 불펜 싸움을 주도했다.
배장호는 5회초 선두타자 이호준을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후 김성욱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줬지만 김성욱의 2루 도루 시도를 잡아내며 주자를 없앴고 손시헌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3타자로 이닝을 마감했다.
이후 올라온 좌완 이명우도 위력적이었다. 6회초 선두타자 김태군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박민우를 2루수 땅볼, 이종욱을 투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명우는 나성범과 테임즈를 공 3개로 모두 포수 땅볼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7회초 2사후 마운드에 올라온 김성배도 씩씩하게 투구를 했다. 첫 타자 박석민에 볼넷을 허용했지만 박석민의 대주자 김재율을 견제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진의 무실점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6개.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성배가 이호준을 삼진, 김성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2사후 김성배가 손시헌을 상대로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던져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이는 이날 롯데 불펜진의 옥의 티였다.
그러나 김성배는 8회를 잘 마무리 한 뒤, 9회 올라온 이정민에게 공을 넘겼고 이정민도 140km 후반까지 찍는 빠른공으로 삼자범퇴로 처리, 정규이닝을 마무리 했다.
이날 롯데는 불펜진에서 등장한 선수 모두가 자신의 몫을 다했다. 모처럼 역투를 통해서 앞으로 불펜진 전망을 밝게 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이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