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섭의 감독열전]②류중일의 상실감 & 염경엽의 허탈감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3.29 15: 08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한국에서 단 10명 뿐인 직업, 프로야구 감독들의 번민도 시작된다. 감독은 팀 상황이 어떻든 성적에 대한 책임이 있다. 2016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팀 사령탑들을 고뇌를 살펴본다.
두 번째는 류중일(53) 삼성 감독과 염경엽(48) 넥센 감독이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두 감독은 '아 옛날이여'를 되뇌일지도 모른다. 삼성은 주축 선수 3명이 자의반타의반 팀을 빠져나갔다. 넥센은 삼성보다 더하다. 지난해 전력의 핵심 6명이 이탈했다.  
▲류중일의 상실감- 처음으로 2인자로 맞이한 시즌

2011년 삼성 사령탑을 맡은 이래 5년간 정규시즌 우승을 늘 차지했다. 2인자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도 4년간 독차지하다가, 지난해에서야 처음으로 준우승 자리에서 우승팀을 축하해주는 '2인자' 경험을 했다.
이제 도전자의 처지, 그러나 팀 전력의 곳곳에 헛점이 생겼다. 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임창용은 방출했다. 개그와 해결사를 책임졌던 박석민-나바로 단짝은 제각각 길을 선택했다. 박석민은 FA로 NC 이적, 나바로는 재계약 결렬 후 일본 지바롯데로 옮겼다. 외국인 3명은 전원 새얼굴로 바뀌었다.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과 안지만은 시범경기 내내 등판하지 못했다.
그동안 좋은 전력을 바탕으로 성적을 냈다면 (있는 전력을 잡음없이 유지하며 정상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 좋은 전력을 갖고도 성적을 못 내는 팀도 많았다), 올 시즌 류중일 감독은 경기 운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것이다.
채태인의 트레이드로 차세대 팀의 중심인 구자욱을 1루로 고정시켰지만, 외야의 넘치는 자원(최형우, 박한이, 박해민, 배영섭, 이영욱 등)은 현명한 로테이션 운영으로 최대치를 뽑아내야 한다.
지난해 74홈런을 합작한 박석민-나바로가 빠졌고, 채태인이 넥센으로 트레이드되면서 타선의 무게감은 가벼워졌다. 장타자들이 빠졌는데, 새로 개장안 라이온즈파크는 좌우중간이 짧아 홈런 타구가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다. 라인업 운영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5개월째 도박 혐의 수사 진행으로 거취가 불투명한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류 감독은 29일 "개막엔트리에 안지만을 포함시켜 출장시킨다"고 밝혔다. 윤성환은 선발 로테이션의 마지막 자리로 개막 3연전 이후에 나선다. 비난 여론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을 개막부터 정상적으로 기용하다면, 삼성의 전력은 그다지 약해 보이지는 않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과 차우찬, 장원삼, 윤성환으로 10개 구단 중 최상급으로 손색없다. 안지만이 마무리에 연착륙한다면 불펜 운영도 숨통이 튼다. '복장(福將)'의 이미지를 벗고 '명장(名將)'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시즌이다.
▲염경엽의 허탈감- 넥벤져스 해체와 최하위 후보
초보 감독으로 처음 팀을 맡은 2013시즌부터 빠짐없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4년 '넥벤져스'로 불리며 최강 삼성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후 넥벤져스는 해체됐고, 곳간이 텅 비듯이 전력 공백은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넥벤져스에서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FA 이적), 손승락(롯데, FA 이적), 조상우(팔꿈치 수술), 한현희(팔꿈치 수술), 밴헤켄(세이부, 일본 이적) 등 7명이 빠지면서 2014시즌 MVP 서건창만 외로이 남아 주장 중책을 맡았다. 일찌감치 올 시즌 최하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없는 살림이지만 감독은 승리를 목표로 하고 성적으로 결과를 내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4강권을 위해서는 75승이 목표치"라고 제시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계산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그는 "지난해까지 선수 개개인 목표치와 팀의 월간 승수 등에서 계산이 됐다. 그러나 올해는 계산 안 된다"고 말했다.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 등 팀의 장타자들이 차례로 떠났다. 좁은 목동구장에서 넓은 고척돔으로 홈구장도 옮겼다. 전력과 환경의 변화에 팀 운영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두뇌 회전이 빠른 염 감독도 이를 잘 안다.
그는 장타력을 잃은 대신 공격적인 주루로 방향을 잡았다. 넓은 외야의 수비도 강조했다. 약해진 투수진에게 3구 이내 승부를 주문했다. 세밀한 곳에서 힘을 키워 '골리앗'들을 상대하자는 것이다.승부는 작은 틈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빠져나간 자리는 새 선수들로 채워야 한다. 육성은 감독의 역량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는 "선수 육성은 성적이 나는 팀에서 가능하다. 기대치 없이 꾸준히 기회를 줘야 선수가 큰다. 팀의 중심 선수들이 성적을 책임지고 그 선수는 실책, 삼진을 당해도 꾸준히 출장해야 가능하다. 당장 1승에 급급한 팀이 그게 가능하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염 감독의 처지는 1승이 급하면서도 동시에 젊은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특히 선발과 불펜 어디에도 큰 기둥이 없는 투수쪽은 시급하다. 그는 "메모를 많이 하게 된다. 많이 공부하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염갈량'의 능력치가 어디까지일지를 확인하는 시즌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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